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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Mar 12. 2022

생태 공부와 이웃하기의 힘

아이와 함께 배우기 11

(제주살이를 하는데) 마당에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열매를 가진 나무가 있습니다. 주인이 심어놓은 나무인지라 처음부터 있던 것입니다.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열매를 따며 노는 용도로만 쓰이던 나무에 못보던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을 관찰했습니다.


순간 '아하' 하는 작은 감탄을 하며, 자연 생태와 우리집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따뜻할 때만 찾아와서 처마밑에 집을 짖고 부화한 후에 다시 돌아가는 제비를 2년 겪었지만, 그 모습을 보고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서울과 북경에서만 자라난 저의 환경적 한계 탓에 사람이외의 생물에 무딘 경향이 있습니다.


마당의 새가 알려준 생태와 우리의 연결지점

암튼 아이들이 또 장난감 도끼와 막대기로 열매를 마구잡이로 따는데 지금 보이지 않지만, 새들 먹이니까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놀라고 말했습니다. 새를 본 후에 바뀐 저의 언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새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지 못한 아이들은 공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순발력이 뛰어난 둘째가 새가 앉는 모습을 포착하고 저에게 알려왔습니다.

운좋게 사진을 찍을 수는 있었지만, 한발 다가서자 재빠른 속도로 날아갔고 큰 애는 끝내 보지 못했죠. 얼마전까지 과학자가 꿈이었던 큰 아이는 그 대신 새 똥을 발견했습니다. 마치 형사가 된 포즈로 의기양양하게 새똥을 못 찾는 아빠에게 자랑을 합니다. :)

흔적을 남겨 두 아이에게 생태와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기게 해주었습니다. 짧은 경험이나마 인상을 주었을 것이라 기대를 해봅니다.


아내가 키우던 화분이 어머니 화분에 물을 주다

아내가 선물 받은 화분이 죽었다고 안타까워 하던 중에 저에게 어머니 집 화분에 물은 주었냐고 묻습니다. (동생 집에 머물고 계신 어머니를 대신해) 어머니 집에 혼자 머물 일이 많았던 저는 화분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살면서 단 한번도 화분을 키워본 일이 없으니까 옆에 있다고 해서 그 존재를 인식하지는 못합니다. 아내의 물음 덕분에 나의 무심함을 깨닫고 물을 주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러면서 평소 싱크대 옆에 '빈 페트병 두 개'를 어머니가 버리지 않은 것이 의아했는데, 그 이유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화분에 물을 줄때 쓰는 용도가 아닐까 싶었고, 페트병을 활용해서 물을 주었습니다.


고사리일까? 고비일까?

생태에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 일상에 대한 마지막 글입니다. 산행을 하는데 아이가 반복해서 물습니다.

이게 고사리일까 고비일까?


나를 쳐다보며 묻지 않기에 혼잣말인지 나에게 묻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서울에서 자란 탓인지) 저는 한번도 질문해본 일이 없죠. 고비가 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고사리도 평소 자주 봤겠지만, 식탁 위에 오른 조리된 모양만 기억하죠.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생태환경에서 자라면 자연스레 생기는 호기심이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호기심을 쉽게 저벼리지 않도록 구글링을 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나서 아이와 검색한 내용을 바깥에 나가서 눈으로 확인하면 좋을 듯합니다.


고비와 고사리 구분은 아무리 봐도 위 사진과 연결해서 설명하기 어려워 포기했습니다. 네이버 이미지 검색으로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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