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업의 디지털化 - 8화
페이스북에서 해마다 같은 날이 되면 UCC 생산을 위해 알림을 해준다.
나는 베터코드를 설립하고 중국으로 떠난 이후에 우연한 계기로 기록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험했다. 중국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보조 수단으로 기록이 필요했고, 번역으로 소통이 어려운 부분은 코드를 보며 소통하는 일이 발생했고, 협업 도구로 소개 받은 두레이 영향도 있었다.
그렇게 누적한 경험으로 과거부터 이어오던 내가 하는 업에 대해 지식정보생산업이라고 지인에게 소개했던 말을 페이스북에 쓴 글이다. 그런 감회가 사라진 후, 2년만에 글을 보고 잠시 반가운 마음에 글을 쓰려다가 말았는데 다시 나를 독촉하는 장면이 있었다.
시사 유튜브라고 할 수 있는 '다스뵈이더 217회'에서 G7에서 우리나라가 초대받지 못한 배경을 설명하며 EU 택소노미라는 표현을 소개했다. 나는 시사정보로써도 EU 텍소노미를 처음 들었고, 김어준의 해석은 흥미로웠다.
하지만, 내가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유튜브 영상 내용 자체가 아니라 택소노미(Taxonomy)란 표현이다. 아니, EU를 주도하는 나라들의 이권과 택소노미란 단어(개념)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일단, 택소노미 뜻을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보자.
Taxonomy is the practice and science of categorization or classification.
범주와 분류를 다루는 학문 정도로 볼 수 있고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분류학이나 분류체계 정도를 설명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위키피디아 페이스를 쓱 훑어 보면 쓰임새(Taxonomy in various disciplines)를 설명하는 영역에서 자연과학(Natural sciences)이외에도 사업과 경제(Business and economics) 등의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위키피디아에 EU 택소노미가 아닌 EU taxonomy for sustainable activities란 페이지가 존재했다.
The EU taxonomy for sustainable activities (i.e. "green taxonomy") is a classification system established to clarify which investments are environmentally sustainable, in the context of the European Green Deal.
국제 경제는 흔히 말하는 G2 즉, 미국과 경제가 주도하지만 지속 가능성 문제나 환경 문제는 국제적으로 유럽이 주도하고 있는 듯하다. 그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페이지 뒷부분에 Debate over natural gas and nuclear energy라는 영역이 있다. 이 부분은 '다스뵈이더 217회'의 설명 일부로 대체하면, 원자력 기술을 주도해오고 전력의존도 역시 높은 프랑스[1]와 재생 기술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가는 독일 사이의 갈등이 배경에 있다.
영상을 찾아 보기 원하지 않는 분들은 [프랑스] EU 택소노미 변화에 따른 프랑스 원전동향 웹 페이지를 읽는 것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
아무튼 택소노미인 이상 분류와 체계가 만들어질텐데 그 항목에 원자력(nuclear energy)이 들어가느냐 마느냐에 프랑스의 원자력 산업에 종사하는 수많은 기업, 종사자와 그들의 가족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것이다. 반대로 그 공백은 독일(혹은 다른 EU 국가)의 대체 에너지 산업에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나는 이걸 보면서 (2년전의 페북 메시지에 담겨 있던) 기록의 힘에 더하여 정의하는 힘을 떠올렸다. 정의하면 최근에 강한 인상을 받은 두 권의 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첫째는 중국에서 읽고 감명을 받았던 <축적의 시간>이다. 두 번째는 두 개의 독후감을 쓰게 만든 <눈떠보니 선진국>이었다.
그 독후감을 다시 훑어 보며 주제로 바꾸보면
광장에서 공개적으로 실력 대결하며 과학적 태도로 임하고 축적해나가야 한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내가 먼저 실천을 하고 그에 대한 사유로 기록을 남기게 될 것이다. 이미 <실전 시스템 수준 리팩토링 사례> 연재 등에서 직업 일상에서 배운 바들을 남기고 있었지만, 좀 더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기록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더불어 함께 실행하는 분들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전한다. :)
[1] 필자는 2004년 한전의 원자력 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프로젝트를 한 바 있는데, 그때 원전 기술 보유 국가가 10개도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기억에는 당시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원자력을 모두 축소하는 중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