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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8. 2020
7. 다수의 여론이 행하는 폭력의 피해
7. 다수의 여론이 행하는 폭력의 피해
사회 구성원들의 의견을 조사해서 나온 공통된
의견을 여론이라고 한다.
여론의 힘이 염려스러운 것은 개인의 생각의
자유를 억압하는 폭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대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직접적으로 못되게 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대하는 다수 사람들의 태도는 그 어느
때보다 고약해져 있다.
따라서 생각이 다른 사람을 죽이거나 그 생각을
뿌리째 잘라 버리는 일은 없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다수 여론 앞에서 자기 생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보다는 다른 모습으로 위장하거나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꺼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상태를 매우 만족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떠한 박해를 가하지 않고도
자신들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지성이 대단히 평화로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생각이 다르다고 투옥되거나
사형에 처해지는 사람도 없고 누구나 자기 생각을
품을 수 있으며 그 생각을 자유롭게 공표할 권리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평화로운 상태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는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사회적 왕따가 되는 게 두려운 나머지
스스로 자기 의견을 검열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
문제다.
밀은 이런 겉모습뿐인 지성의 평화를 위해서 인간
정신의 도덕적 용기 전체가 희생되는 것을 우려했다.
따라서 세상은 개방적이고 두려움 없는 인품을
가진 자들과 일관된 논리를 자랑하는 지식인들을
더 이상 배출할 수 없게 된다.
활동적이고 탐구심 강한 지식인들은 스스로
확신하는 논리가 있어도 그냥 가슴속에 묻어 둘
것이고 속으로 수긍하지 못하는 주장이 있어도 일반
대중 앞에서 억지로 맞장구나 치게 될 것이다.
지식인들도 결국은 자기가 살 방도를 찾아야 할
때까지 지식인들은 원칙의 큰 테두리는 건드리지
않고 말할 수 있는 문제들, 다시 말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소소한 문제에 자신의 생각과
관심을 집중하게 될 거라고 밀은 보았다.
이렇게 되면 인간의 정신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것
즉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자유롭고 거침없이
생각의 날개를 펴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래도 이단자들에게만은 이렇게 침묵을 강요하는
것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일이 생기다 보면 공평하고 철저한 토론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또 그런 토론을 가로막고
그것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한다고 해서 이단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앞날이 유망한 지성인들이 소심해지고
비종교적 또는 비도덕적이라는 평가를 받을까
두려워서 씩씩하게 독립적인 생각의 날개를 펼치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의견과는
다른 결론을 이끌어내는 모든 탐구는 억압받게 되고
그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이단자들이 아니라 일반
모든 사람들이 보게 된다.
자칫 이단으로 몰릴까 봐 두려워한 나머지
정신 발전이 전반적으로 타격을 받고 이성 또한
위축되기 때문이다.
밀은 적어도 사상가라면 자신의 지성이 어떠한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그 지성을 끝까지 추구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역사는 생각의 자유가 억압되는 상황에서도 위대한 사상가들은 늘 있어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기만의 고뇌와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받아들인
진실된 의견보다는 오히려 적절한 준비와 연구를
통해 스스로 생각한 오류에 의해서 진리는 발전한다.
생각의 자유를 통해 실패함으로써 더 발전할 수
있듯 생각의 자유는 위대한 사상가를 탄생시키기도
하지만 오히려 보통 사람들의 정신적 발달을 위해 더 중요하다고 밀은 자유론에서 강조하고 있다.
Plato Won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중
3. 능력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합리성을 확보하는 방법
4. 인류는 자신의 잘못을 고칠 수 있는 자정 능력이 있어
7. 다수의 여론이 행하는 폭력의 피해
12.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개별성이 인류를 발전시켜
16. 개인의 취향에 관계되는 것을 사회가 간섭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