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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Mar 03. 2020

11. 다른 의견을 가질 자유와 그것을 표현할 자유

11. 다른 의견을 가질 자유와 그것을 표현할 자유

밀은 자유 토론을 허용하더라도 사람의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런 경향을 증폭시키고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보았다.

진리가 드러나기보다는 오히려 반대파가 주장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더 격렬하게 배척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의견 대립에서 유익한 효과를
얻는 사람은 정열적으로 자기주장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욕심이 없는 방관자

들이다.

문제는 부분적인 진리들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경우가 아니라 반쪽 진리가 나머지를 은밀하게
탄압할 때 발생한다.

사람들이 억지로라도 양쪽 의견을 모두 듣게 되면

언제나 희망은 있다. 그렇지 않고 오직 한쪽만
듣게 되면 오류가 편견으로 굳어지고 반대편에 의해 거짓으로 과장되면서 진리 자체가 진리로서
역할을 할 수 없게 되고 만다.

밀은 다른 의견을 가질 자유와 그것을 표현할 자유는

인간의 정신적 복리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이유는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침묵을 강요당하는 모든 의견은 그것이 어떤

의견인지 우리가 확실히 알 수 없다고 해도 그것이

진리일 가능성이 있다.

둘째, 침묵은 강요당하는 의견이 틀린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일정 부분 진리를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문제에 관한 통설이나 다수의
의견이 전적으로 옮은 경우는 드물거나 아예 없다.
따라서 대립되는 의견들을 서로 부딪치게 하는

것만이 나머지 진리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셋째, 통설이 진리일 뿐만 아니라 전적으로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어렵고 진지하게 시험을 받지
않으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 진리의 합리적 근거를 이해하지도 못한 채

그저 하나의 편견 같은 것으로만 간직하게 될

것이다.

넷째, 역시 통설이 진리라 하더라도 그 주장의
의미 자체가 실종되거나 퇴색되면서 사람들의
성격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이때는 선을 위해서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 채 이성이나 개인적 경험에서 그 어떤

강력하고 진심 어린 확신이 자라나는 것을
방해하고 가로막으면서 하나의 헛된 독단적 구호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나 토론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절제된 양식 아래 공정한 토론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상태에서만 의견의 자유로운 표현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밀은 말한다.

그런데 이런 틀을 정확하게 설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만일 비판받는 사람이 설득력 있고 강력한 비판을

받게 되면 그 사람은 공격을 당한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런 공격 가운데 가장 심한 것은 문제의
본질을 거짓 진술하기 위해 또는 반대 의견을
엉터리로 전달하기 위해 사실이나 주장을 호도하는

것이다.

흔히 자제심을 잃은 토론인 독설, 빈정댐, 인신공격을 금지시키면 건전한 토론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는 논쟁의 당사자 모두에게 이런 것을
금지시키는 일이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이 통설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결과가

되어 버린다.

반대로 소수 의견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은 채 거침없이 공격을 퍼부을 수 있게

되어 버린다. 심지어 그런 식의 공격을
가하는 다수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뜨거운 양심이니

정의의 분노니 하는 따위의 찬사를 보내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런 싸움은 언제나 통설에 일반적으로
힘을 실어 주는 방향으로 결말이 난다.

한편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은 사악하고 비도덕적인

인물로 공격을 받게 되는데 이것이야말로
최악의 결과를 만든다.

누구든지 다수의 의견에 어긋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이런 비방과 중상에 노출되기 쉽다.
왜냐하면 그들은 일반적으로 소수인 데다 영향력도

작고 그들이 당하는 옳지 못한 일에 대해 당사자

외에는 관심을 가져 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다수가 받아들이는 생각과 다른 소수
의견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표현을 순화하고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자극을 주지 않도록 극도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한 그 입장을 밝힐
기회를 얻기 어렵다.

이에 반해 통설을 따르는 사람은 온갖 언어폭력을

다 동원해서 반대쪽 의견을 피력하지도, 듣지도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정의와 진리를 위해 이러한 언어폭력을
막는 것은 토론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다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더 독설이나
빈정댐, 인신공격 등의 자제심을 잃은 공격을

삼가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방식이 적절하지 못한
사람 즉 눈에 드러나게 솔직하지 못하거나 악의나

비방의 정도가 심한 사람과, 타인의 감정에

관용적이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그가 누구이고

주장하는 바가 무엇이든 관계없이 가차 없이 비판을

가해야 한다고 밀은 말한다.

자기와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는 사람이고 따라서
좋지 못한 결과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된다고 해서

그것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들이 진짜 생각이
무엇인지 차분히 들어 볼 수 있고 그 의견을

정직하게 평가하며 또 차단하지 않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또 어떤 생각을 가졌든 존경받을 만하다.

토론은 바로 이런 기본적인 도덕틀 위에

진행되어야 한다.


현대는 자기주장과 표현을 여과 없이 하는

통로가 많다.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그 주장에는

언어폭력, 빈정댐, 독설, 인신공격이 난무한다.


토론과 표현은 있으되 절충과 협의는 없다.

주장은 양쪽의 치열한 토론과 논쟁 끝에 항상

양쪽이 수긍하는 한 가지 결론이 도출될 때

빛을 발한다는 점 숙고해 보자.


Plaro Won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중 

1.   다수의 횡포가 갖는 위험성에서 피어난 자유론

2.   ‘자유를 포기할 자유는 없다’고 외친 

3.   능력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합리성을 확보하는 방법

4.   인류는 자신의 잘못을 고칠  있는 자정 능력이 있어

5.   박해에 쓰러져  진리의 예들

6.   신앙의 유무로 행해진 고약한 법률적 박해

7.   다수의 여론이 행하는 폭력의 피해

8.   진리는 치열한 토론의 강을 건너야

9.   치열한 논쟁 속에서 피어난 확고한 믿음

10.   진리와 오류 사이에서 논쟁이 필요한 이유

11.   다른 의견을 가질 자유와 그것을 표현할 자유

12.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는 개별성이 인류를 발전시켜

13.   개인의 다양성이 다수의 여론에 맞설 

14.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간섭할  있는 한계는?

15.   개인의 행동이 간섭받는 이유는?

16.   개인의 취향에 관계되는 것을 사회가 간섭할  있을까?

17.   『자유론』을 현실에 적용할 경우 생기는 문제들

18.   여성의 권리에 대한 밀의 생각

19.   공리주의적 접근으로  밀의 자유의 개념

20.   인간의 특성과 윤리의 본질 

21.   윤리와 사상에 대한 개괄적 이해

22.   현대인들이 밀에게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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