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Flowers _튤립/스윗피/매발톱 & Flowers
브런치에 연재된 플라워 에세이 '일 년, 열두 달 흔들리는 꽃'이 2021년 4월 말, '꽃이 필요한 모든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정식 출판/발간됩니다.
이제 서점에서 만나요!
'일년, 열두달 흔들리는 꽃'은 매월,
하나의 에세이와 그 달에 어울리는 꽃과 사진을 정리한 이야기, 총 2개의 글을 발행합니다.
4월은 봄꽃들을 전체적으로 모두 즐길 수 있으면서 가격도 안정적이되는 때다.
꽃을 배우거나 산다면 더할나위 없이 풍족하고 화사하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꽃놀이를 나가기 어려운 요즘은 집 안이 꽃 몇송이를 더하는게 얼마나 분위기를 다르게 만드는지 모른다. 꽃이 주는 힘은 생각보다 세다.
꽃을 즐기는데에 가장 추천하는 것은 취향이 맞는 플로리스트가 운영하는 꽃집을 찾아 단골이 되는 것인데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 플로리스트라면 자신의 취향을 좋아하는 단골에게 언제나 신경써서 특별한 꽃을 준비해 줄 것이다. 돈을 벌기위해서만 꽃을 하는 플로리스트는 내 기준으로 거의 없다.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그 수단이 꽃일 필욘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힘든 직업이기도 하고 돈을 벌기도 어려운 직업이니까. 일단은 꽃을 좋아해야만 할 수 있다. 그러니 자기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단골은 언제나 감사하고 환영하는 존재가 된다.
4월이 다 가기전에 꼭 끝까지 즐겨야하는 꽃은 단연코 튤립이다. 튤립은 봄의 대표적인 구근 꽃이지만, 수입튤립이 늘어나면서 장미만큼이나 철에 관계없이 만날 수 있는 꽃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봄에는 국내 산 튤립들을 조금 더 흔하게 볼 수 있어서 좋다. 뾰족한 봉오리의 홑겹 튤립이 우리에게 익숙한 튤립이지만 조금 더 풍성한 느낌의 꽃이 좋다면 겹꽃의 튤립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더 새로운 느낌으로 튤립을 즐기고 싶다면 활짝 핀 튤립의 꽃잎을 바깥쪽으로 뒤집어 보자. 보는 사람마다 이게 대체 무슨 꽃이냐고 물을 정도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기억해야할 것은 절대 억지로 벌리면 안된다는 것. 반드시 꽃이 얼굴을 활짝 펴고 싶을만큼 따뜻한 실내에서, 그만큼 따뜻하고 친절한 손을 하고, 꽃을 슬쩍 감싸 쥐어서 온기를 전해주고 살살 뒤집어 주어야 한다. 만약 힘을 과하게 주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하루 정도 지난 후 다시 시도해 보자.
튤립이 너무 흔한 꽃이라 자주 볼 수 없는 봄 꽃을 알고 싶다면 스윗피를 추천한다. 달콤한 콩이라는 뜻의 스윗피는 말 그대로 콩 꽃이다. 이름만큼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이 특징인데 뒤가 비칠 정도로 얇은 꽃잎이 꽂아놓으면 꼭 나풀거리는 나비 날개 같다. 하지만 생긴 것 만큼 연약한 아이라 조심 조심 다루지 않으면 금새 꽃들이 모두 떨어지고 콩 줄기만 남을 것이다. 물론 꼬불거리는 줄기도 꽤 예쁘다. 꽃잎이 쪼르륵 떨어지는 것이 신경쓰일때는 줄기가 곧은 수입산 스윗피도 괜찮은데 가격이 꽤 높은편이다. 하지만 한번 써보면 수명도 길고, 튼튼하고 향도 훨씬 강해서 최애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나도 필러 플라워로 쓰기엔 부담스러워서 고민하다가 사용했는데 너무 좋아서 요즘은 꼭 사용하는 소재 중 하나가 되었다. 연보라색과 크림색의 스윗피는 어디에 넣어도 잘 어울리고 사랑스럽게 표현된다.
하지만 요즘 봄 꽃들 중 가장 관심이 가는 꽃은 매발톱이다. 야생화인 매발톱은 꽃잎이 매우 특이하다. 매의 날카롭고 굽은 갈고리 모양의 발톱모양 때문에 매발톱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미국 플로리스트 레이첼은 엘프의 고깔모자 모양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사실 엘프의 고깔모자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색은 분홍색, 파란색, 보라색 등 다양한 편이다.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건 와인컬러이다. 철이 사라진 꽃시장에서 제 철이 있는 꽃을 찾기 어려운데 매발톱은 계절이 있는 꽃 중 하나라 요즘 매우 좋아하는 꽃 중 하나가 되었다.
블루와 봄은 잘 안어울리는 색이지만 왠지 올해의 봄을 블루로 표현해 보고싶어서 소재는 봄이지만 컬러는 푸른색으로 준비해봤다. 그래도 봄은 봄, 우리가 아무리 우울해도 봄은 봄 특유의 살랑이는 느낌이 있다. 푸른 색감을 다른 색으로 덮고싶지 않아서 화단에 가득 핀 냉이를 잘라다 베이스로 깔았더니 자리는 채워주면서 방해는 되지않았다. 참 놀라운 잡초의 힘. 다들 그렇게 자기 자리와 할 일이 있다는게 기특하고 귀여웠달까
튤립을 모두 다 뒤집었다. 튤립 외에 다른 꽃들은 거의 쓰지 않았고 화려함, 시선집중 모두 튤립에게 몰아주기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튤립의 속 얼굴을 잘 모른다. 인위적으로 뒤집어줘야 볼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날 그 속을 다 드러내어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볼 때마다 속이 시원한 튤립의 안쪽 모습이다.
꽃이 많으면 좋지만, 꽃이 꼭 많아야만 예쁜 건 아니다.
우리나라는 사계가 분명하고 꽃들의 개화 시기도 명확한 편이다. 사철 온화 한 곳보다 꽃이 귀했을 것이다. 꽃이 귀한 나라들에서는 꽃 한두송이와 잎, 개성있는 나무가지 같은 것을 활용한 스타일의 꽃꽂이가 전통적인 것 같다.
침봉은 적은 양의 꽃을 사용해도 꽃이 고정되고, 여백의 미를 살려주는 도구인데 밥공기 몇개와 작은 침봉만 있으면 꽃이 몇송이 없어도 스타일링이 쉽다.
매월 첫번째 월요일에는 그 달의 에세이를 써서 발행합니다.
그리고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그 달에 어울리는 꽃, 직접 만든 꽃, 찍어 놓은 사진을 정리하여 발행합니다.
저의 글과 꽃과 사진이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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