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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아란 Jul 28. 2020

하고 싶은 대로 살기 시작했다

2020년 상반기 결산(브런치 조회수, 대학원, 바이럴 영상 제작 등)



2020년 7월 말이 되어서야 J와 함께 지난 상반기를 돌아보는 [2020년 상반기 결산]을 했다.

지난 상반기(1월~6월)는 내게 성취의 기간이었으며,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의 성장이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기간이었다.





1. 성취


1-1. Brunch 오픈과 조회수

- 브런치 오픈하자마자 발행한 첫 글이 바로 Daum 메인에 게시되었다.


2019년 12월 29일, 비정규직 교직원, 결혼식 전날 마지막 출근했습니다. 한 개의 글을 써서 브런치 작가 신청을 했다. 작가 신청한다고 해서 다 받아주는 게 아니란 걸 그때는 몰랐는데 다행히 12월 31일 한 번의 거절도 없이 바로 작가 승인이 났다.


다음날 새해 첫날 기념으로 첫 글을 게시했는데, 그때만 해도 그 글이 다음 메인에 게시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목이 자극적이었던 탓인지, 1월 2일 Daum 메인 게시 후 5일 간 '10만'이라는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Daum 메인 게시


비정규직 교직원, 결혼식 전날 마지막 출근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Daum 메인에 글이 게시되면서 Brunch 오픈 6개월 만에 25만 조회수를 기록하게 되었다. 조회수에 비해 초라한 팔로워 수와 공유 수지만, Daum 메인 게시와 조회수는 상반기 동안 글을 쓰는 원동력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Daum에 게시된 다른 글들 [발행시간순]:
- 지진 나자 본인 집에서 자고 가라는 직장 상사
- 이번 명절에도 친정집에 못 가나 보다
- 그 질문은 50만 원짜리입니다.
- 아 연말정산 못해먹겠다.
- 채식주의자의 딸로 산다는 건
- 엄마는 어떻게 평생 채식을 했을까
- 반백년 유지한 채식주의자의 식단
- 첫 결혼기념일, 시댁에서 보냈습니다
- 그 후기 내가 썼단다 깔깔깔
- 스타트업 면접, 원래 다 이런 걸까
- 키작남과 쇼핑하면서 깨달은 것


또한 조회수/메인 게시에서 온 성취와 별도로, 꾸준한 글쓰기를 했다는 점도 좋았다. 빨리 내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마음만 컸었는데 차츰 쌓여가는 글들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꼈다. 주제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글을 써보기도 하면서, 하나의 콘텐츠 기획 경험을 쌓은 점도 좋았다.




1-2. 대학원 합격

- 지난한 시간을 견디고, 비전공자지만 디자인 대학원에 합격했다.


J의 추천으로 듣게 된 탈잉의 디자인 강의가 업종 전환의 시작이었다. 너무 재밌어서 숙대 TESOL 과정도 등록 취소해버리고 디자인 강의를 들었다. 백수였던 터라 강의를 듣고, 복습하고, 과제하는 데에 시간을 온전히 투자할 수 있었다.


합격하기까지의 이야기(브런치): 서른 살, 대학원에 가도 될까요

합격 후기(블로그)


누군가는 업종 전환이 쉽지 않은데 그걸 한다고 대단하다 말한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하고 적응하는 것보다, 퇴사부터 대학원 결과가 나오기까지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만 했던 것이 더 힘들었다. 오히려 디자인은 내 성향에 맞고 즐거운 일에 가까웠다. 대학 교직원으로서 반복되는 행정 업무보다는 힘들어도 디자인 일을 하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아직까지는.




1-3. 사업을 운영해본 것


사업자를 내니 은근 행정업무들이 많았다. 일 년에 두 번 부가세 신고를 해야 했고, J를 직원으로 등록한 탓에 매달 급여이체, 원천세 신고, 연말정산 등의 정기적인 업무도 발생했다. 그나마 4대 보험 납부는 자동이체로 해둔 덕분에 일을 덜었다.


4대 보험이나 원천세는 직장인일 때 딱히 찾아보려 하지도 않았던 것들인데 내가 직접 해야 하니 여기저기 발품 팔아 찾아다니며 공부해야 했다. 부가세 신고나 연말정산도 세무사에 기장을 맡길 정도의 사업규모도 아니고, 비용도 부담스러워서 검색으로 알아보고 홈텍스에서 직접 신고하고 처리해보니, '해냈다'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행정 업무 외에 Fruits Lab이라는 유튜브 채널의 성공적인 실패도 있었고, 바이럴 영상을 제작해서 업무 경험의 확장을 이루기도 했다. 성공적인 실패 덕분에 유튜브 편집 일이 들어오기도 해서, 우리의 사업자 이름인 '롤러코스터'처럼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걸, 새삼 또 깨달았다.


성공적인 실패


J와 함께 제작한 바이럴 영상


성공적인 실패 후 J가 편집한 유튜브 영상




2. 관점의 성장


- 맞는 사람과 놀면 된다.


INFP의 타고난 성향과, 성장환경의 영향으로 나는 타인에게 치는 벽이 높은 편이다. 처음에는 타인에게 친절하기에, 그 사람이 친해진 줄 알고 내게 다가오면 거리를 두곤 했다. 설명할 수 없는 선이란 것이 존재해서, 타인이 그 선을 넘어오려고 하면 바로 반감을 표현했고, 그래서 '쟤는 참 알 수 없는 애다'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일이 많을수록, 힘든 일이 있을수록, 타인에게 쓰는 에너지는 급격하게 감소해서 직장생활을 할 때 선을 더 확실하게 긋곤 했다. 아이러니하게 좀 더 소셜하게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도 함께 있어서, 어찌할 수 없는 이런 나의 모습 때문에 이전까지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았다.


퇴사를 하고 생각과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일까. 이번 상반기의 또 다른 성과는 '나의 이런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나랑 맞는 사람을 찾아서 놀자!'라고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착하고 좋은 사람으로 나를 끼워 맞춰 온갖 스트레스를 받으려 하지 말고, 그 스트레스를 나와 맞는 사람과 노는 데 쓰기로 했고, 꽤 성과가 있었다.




3. 좋아하는 것 표현하기


- 하지 못한 것, 인지하지 못한 것 중에 좋아하는 것이 있다  


처음 시엄마가 내게 맛있는 걸 해주려고 뭘 좋아하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꽤 힘들었다. 내가 뭘 좋아하지? 단순히 음식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도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퇴사 후에 생긴 여유시간 동안, '나'에 대한 탐구를 끊임없이 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언제 행복한지 등.


좋아하는 것을 멀리서부터 찾으려 하지 않고,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Brunch를 시작했고, 책도 틈틈이 읽었다. 시댁에 3개월 간 지내며 꽃들을 맘껏 감상하며 만끽했다.


좋아하지만 인지를 못했던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수박을, 옥수수를 엄청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J가 안 먹겠다고 하면 땡큐! 하며 냉큼 다 먹을 정도였다. 코로나 때문에 수영장에 가서 좋아하는 수영을 하지 못해 아쉽지만, 수박/옥수수/수영 이 세 단어가 모여 '나는 여름이 좋아!'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매일매일은 아니지만 성실하게, 꾸준하게, 최선을 다한 하루가 모여 2020년 상반기를 이렇게 결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글쓰기와 디자인),
맞는 사람과 놀기로 하고,
좋아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의 계획]


Brunch, Instagram, Blog 운영하기
- Brunch는 책으로 낼 글들의 초고
- Instagram(@aran.chaaa)은 내가 좋아하는 색들의 수집
- Blog는 대학원 생활과 주간 아란차 발행

대학원 생활 열심히 하기

꾸준히, 최선을 다한 하루를 살기


현재까지 @aran.chaaa 인스타그램 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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