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변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명석 Dec 23. 2018

글쓰기가 두려운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글쓰기가 두렵고 어려운 이유는 당신의 탓이 아닐 수 있습니다.

글쓰기가 유행입니다.

서점에서는 글쓰기에 대한 책이 무척 많습니다.

주변에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도 무수히 많습니다. 사방에서 글쓰기 강좌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한 것은 작가가 되고자 하시는 분들 중 글을 안 쓰셨던 분들이 참 많다는 것입니다.


글쓰기의 고통은 참 마주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내 이름의 책을 출판해준다는 유혹에 선뜻 고액을 지불하고 책 쓰기 강좌를 신청하게 됩니다. 뭔가 돈을 지불하고 저 시간을 꾹 참으면 내 이름을 단 멋진 책이 나올 것 같은 기대가 됩니다.


인터넷에 보면 참 책쓰기 강좌가 많습니다. (출처: google)


이 방법은 맞는 걸까요?

어쩌면 본질적인 글쓰기 능력은 크게 향상을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운 좋게 내 이름을 걸고 나오는 책은 나올진 모르지만 내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옮기는 본질적인 근육은 길러지지 못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실력 자체를 키우는 것은 기본적이고 지루한 훈련의 반복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지요.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있을 때, 하루아침에 잘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출처: youtube)


하지만 글쓰기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참 불편하고 시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합니다. 그리고 한편으론 죄책감이 듭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20년 이상 사용하였고 말하는데도 지장이 없는데, 왜 글을 쓰려고 하니 이렇게 힘들고 부끄러울까요?

어쩌면 글쓰기의 어려움들은 여러분들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글쓰기가 어려운 건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 실력이 느는 것은 자연스럽게 늘지 않습니다. 시간이 간다고 자동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퇴화합니다.

오늘은 바로 글쓰기가 힘든 이유에 대한 글을 나누고자 합니다.



글쓰기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습니다.

생각의 논리 여부가 아닌 정해진 정답의 감옥 속에 갇혀 살았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지속적으로 여러분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도록 하는 글쓰기 교육이 없었습니다.


유치원~초등학교 시기

재미있는 현상은 유치원 때 자신의 생각을 많이 말하고 질문이 많던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순간 말이 없어집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아이들의 말이 글로 이어지는 건 밀접하게 됩니다. 자신들의 말과 신기한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경청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될 때 아이들은 입을 닫기 시작합니다. 질문도 하지 않습니다. 내 생각과 호기심은 누군가에게 짐이 될 뿐이고 폐가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누군가가 열심히 듣고 있다고 생각이 되면 달라집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도 아니면 글이 아닌 것으로도 표현을 하고 싶어 지게 만듭니다.


중~고등학교 시기

닫힌 생각은 중고등학교까지 이어집니다. 침묵의 학습만이 이어집니다.

계속하여 A4용지 2~3쪽 분량의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쓸 수 있는 것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각종 글쓰기 과목에서 시험을 보는 것도 아이러니하게 개개인의 생각을 작성한다기 보단 단답형 주관식이나 객관식 문제를 푸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글쓰기의 바탕은 깊은 독서입니다.

양질의 독서는 저자의 입장에서 읽고, 시대적 상황에서 읽고, 그 속에서 표현법을 곱씹기도 하면서 다양한 관점과 방식으로 책을 읽는 것이 어쩌면 글쓰기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깊이 읽었느냐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독서로 잣대를 가져가는 이슈도 있습니다.

질적 독서보단 1년에 몇 권을 읽었는지를 과시형으로 드러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학 입시

심지어 대학의 입시에 사용되는 논술도 공식화/형식화된 구조에 자신의 생각을 끼워 넣거나 대필의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더군다나 평소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근육이 키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 몇 개월 만에 글을 쓰는 건 쉽지 않지요.


이 조차도 합격이 되는 글쓰기 정답이 있었기에 자유로운 생각은 하는 것이 오히려 합격을 방해하는 변수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생각을 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사회의 통념을 따르는 것이 정답인 것처럼 방향이 흘러가게 되지요.


글쓰기의 바탕 중 하나는 좋은 작품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문학이나 여러 책을 "의무적"으로 읽으라는 지침은 있지만 관련 책들을 "깊이 읽고 사색할 수 있는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빠른 시간 내 정해진 문제를 풀어야 하는 목적이 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많은 학생들은 해당 작품을 다 읽기보단 참고서에 요약한 줄거리와 시험에 많이 나오는 토막 지문만을 보고 배경 지식 집을 '외워'문제를 푸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작품의 문화적 배경과 비평에 대한 논의보다 시험에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파편화된 읽기 교육(지문형 단답식)이 있는 상황에서 부족한 것은 정제된 말하기 수업과 글쓰기 수업입니다.


대학

대학 입학 후 글쓰기 관련된 수업을 듣긴 하지만 이 또한 기계적으로 흘러갈 확률이 높습니다. 대학 교수님이 엄청나게 열정적이지 않은 이상 일일이 첨삭은 힘들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대학의 글쓰기 과목도 대부분의 학생들이 무탈하게 큰 신경 안 쓰고 넘어가길 바라는 교육 중 하나로 스쳐 지나가게 됩니다.


독서와 글쓰기는 등대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진심으로 찾고 싶은 것을 찾는 과정이 되기도 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며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발달되지 않으면 자신의 세계관 형성을 두려워하고 사회적인 평가 잣대에 자신을 두며 대부분 사람들과 동일한 길을 무 비판적으로 걷게 됩니다.

(스스로는 이상하다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게 됩니다.)


교육제도

실제로 몇몇 언론을 통해 나오는 이 문제들은 프랑스, 독일, 미국 등의 교육 시스템과 비교를 당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고 있습니다.

주로 현 한국 대부분의 교육 제도를 이끄는 분들께서 평균적으로 제도화된 글쓰기 시스템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자연스럽게 관련 의사결정에서도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게 됩니다.


글쓰기는 답이 없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생각의 논리를 채점해야 하는 과정이기에 그 평가와 지도에는 많은 노력이 따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의 제도화를 위해선 각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정성을 충분히 쏟을 수 있을 만한 육성과 그들에 대한 교육 목표 설정과 인당 학생 배정도 달라져야 할 것입니다.


출처: 동아일보


후 폭풍: 토론의 붕괴

이런 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사회인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자연스럽게 서툴고 두려워하게 됩니다.

내 생각에 어떠한 논거가 있는지, 그것에 대한 사실관계에 대해 집중하여 서술하기보단 답인지, 오답인지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된다는 것이지요.


글쓰기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글로 써 보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고, 자신의 글을 남에게 보여줄 생각 하면서 그 입장에서 서 보는 배려의 과정입니다.

글쓰기가 부족할 때 건전한 토론 문화는 자리 잡기 어렵게 됩니다. 이것은 회사 면접 과정 중 토론 면접에서 많이 드러나게 됩니다.

급한 마음에 상대방의 말은 듣지 않고 자신이 가진 지식만을 과시하여야 드러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는 더 나아가 사회생활 속 산적해 있는 여러 이슈들에 토론을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시스템이 붕괴되게 됩니다. 이는 개개인의 역량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심각한 효율 저하로 이어지게 됩니다.

출처: unsplash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이라도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에 3줄이라도 글을 쓰기 시작하여 일주일에 한 번씩 사람들에게 공개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또한 지난 1년간 8주 글쓰기 과정을 약 10회 운영하며 많은 분들께서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꾸준함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께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은 처음 시작을 할 때도 시간이 지난 뒤에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글쓰기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의 방법과 관성을 찾게 됩니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요소입니다.

어쩌면 "지금부터라도 글을 써보세요"는 무책임한 말일지 몰라도 가장 간단한 실천을 할 수 있으며 모든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는 말입니다.

이때 중요한 부분은 '잘 쓰게 하는 것'이 아닌 '즐겁게 쓰기'를 장려하는 것입니다.


이런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구나

이런 글을 쓸 때 사람들이 공감을 많이 하는구나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의 글을 좀 더 읽어 보고 싶다

이 사람은 이렇게 글을 쓰는구나


글쓰기가 두렵고 어려운 이유는
당신의 탓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당신은
당신이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출처: unsplash

여러분들의 좋아요와 공유,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오명석


현재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 트렌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영분석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약 10여 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조직 운영 및 인센티브/콘테스트 등 제도 기획

신사업 전략, 기획 / 해외 전시, 의전

기술/금융 영업, 국책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자기 계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 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공동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 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해를 돌아보는 9가지 질문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