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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Feb 11. 2019

방울의 돌봄 아마 일지

터전살이 2 / 방울 (시윤, 성윤 엄마)

이제 아마 3년 차. 제법 익숙해졌다 생각이 들지만 아마 하루 전 날. 긴장이 된다. 첫 해 아마 후엔 몸살이 났고, 두 번째 해 아마 후엔 더위를 먹었고, 이제 세 번째. 저질체력의 종일 아마 체험 뒤엔 무엇이 올까.


첫 해엔 아이들에게 미움 사는 것도 두렵고 터전 지내는 규칙을 세세히 모르는 신입 아마라 어리바리 얼렁뚱땅 의젓한 7세들에게 의지하며 하루를 버텼지만. 곧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 아이들의 놀거리를 준비해 가면 좋다. 7세의 말을 모두 믿어선 안 된다는 식의 나만의 요령이 생기기도 했다. 


정신없이 지내다 준비 없이 아마 날을 맞게 되었다. 오늘 나의 아마 짝꿍은 새론이었는데 고래도 도와주러 왔다. 꼭 그날 아마가 아니어도 도와주러 오는 손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진우가 등원하여 반갑게 진우를 맞는다.

"오늘 방울이 아마야?"

"응, 오늘 나야~"

"방울 성질이 고약한데, 오늘 조심해야겠다."


금요일 하원 때 “월요일부터 아마들이야?”, “와!!”라는 함성 비슷한 걸 들은 것 같은데. 날 반기는 함성은 아니었군. 괜찮다. 기대하지 않았다. 이 속 쓰림은, 팩폭 때문이 아니다. 아침부터 과식한 것 같다. 


많이 추운 날이었지만 며칠 만의 미세먼지가 좋은 날이라 짧게라도 바깥놀이를 강행했다. 그늘지면 더 추울 것을 고려해 해가 잘들 것 같은 모아미래도 놀이터로 갔다. 옷 입히고 나가는 일부터 쉽지 않다. 크고 작은 다툼도 중재해야 하고 먼저 신을 신고 나가 있는 아이들도 기다리게 해 줘야 하고, 입혀줄 때까지 누워있는 아이들도 입혀서 데리고 나가야 한다. 사거리를 건너는데 우리 아이들은 줄을 서서 다니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이 시야에서 멀어지면 불안해진다. 이제 찻길인데,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바빠지고 내 손을 잡고 가던 아이들을 잡아끌게 되고 목소리가 커진다.

잠깐 손을 놓고 선두 아이들을 멈추게 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가지 않기로 약속한다. 다행히 작은 찻길이라도 찻길 앞에선 기다리고 있지만, 참 아슬아슬하게도 서 있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나의 역량 부족인가. 기본 생활 습관이 잡히지 않아서 일까. 자유로움과 질서는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을까. 놀이터에서도 아이들과의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는다. 잠깐 따로 이야기 나누지만 그저 잠깐 말을 전할 뿐이다. 아이들도 그렇게 느끼는 듯하지만. 


마인드 컨트롤, 나의 착각이다. 아이들을 믿어라. 평소 모습이 아니다. 생각들이 엉킨다. 너무 추웠는지. 돌아가는 길을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생긴다. 그날 아마가 힘들어지는 결정타! 돌봄 아마의 아이들이 엄마에게 떼를 쓰기 시작한다. 울고 불고 안아 달라 업어 달라. 예주도, 보미도, 성윤이도. 의식이 희미해진다. 정신 줄을 놓치면 안 돼!!!


난리 법석 오전 나들이가 끝나고 심란한 마음을 안고 점심을 먹는다. 밥상 앞에 누워있는 두 형제가 다시 날 시험에 들게 한다. 그 와중에 시냇물이 해준 점심이 참 달다.


진우 말처럼 고약한 성질이 소문난 탓에 나라찬방은 나 혼자 들어가서 은재와 선율을 제외하고 모두 낮잠 성공. 이것이 3년 차 아마의 고약함이다! 움 하하하하하! 그 뒷 시간은 야무진 새론이 준비해 온 팝콘나무 꾸미기와 몽실의 칼라점토놀이로 평화로웠다. 


이렇게 3년 차 돌봄 아마의 하루가 끝났다. 요령은 다양하게 생겼지만, 여전히 돌봄 아마가 고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시냇물, 새론, 몽실, 그리고 고래. 모두 고생 참 많았다. 이렇게 몸으로 직접 경험해보면 희미해졌던 터전 사랑이 다시 절실해진다. 솔방울, 겨울, 반디, 나비. 그리고 샘물. 모든 선생님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칠보산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들이 연차를 낼 때에 아마들이 돌봄 아마로 투입이 됩니다. 모든 가구가 적어도 일 년에 두세 번씩은 영양아마이든 돌봄아마든,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일지는 방울이 돌봄아마를 한 후 쓴 후기입니다. 아래의 사진들은 다른 아마들의 돌봄 아마활동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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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이야기


칠보산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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