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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Nov 02. 2019

티처뷰_박해준 선생님의 살며 가르치며

티처뷰 / 박해준_솔뫼초등학교

경기 의정부의 솔뫼초등학교에 재직하고 계신 박해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박해준 선생님의 리코더 수업 진행 모습

Q. 먼저 솔뫼초등학교에 전입하게 된 계기와 함께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교육 경력이 4년이 되어가는 거의 신규라고 볼 수 있는 교사 박해준입니다. 솔뫼초등학교로 오게 된 계기는 교육을 잘하고 싶어서, 잘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서 방법을 알아보던 차에 솔뫼초등학교를 소개해 주신 선생님이 계셔서 알아보고 오게 되었습니다. 


Q, 혹시 소개해 주신 선생님께서는 솔뫼초등학교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 주셨나요?

A. 일단은 저한테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웃음). 그렇지만 젊어서 제대로 된 혁신학교에 가서 교육 경험을 해보는 것이 엄청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셨어요.


Q. 아까 교육을 잘하고 싶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잘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을 말하는 것일까요?

A. 그런데 사실 제가 여기에 오기 전에 가졌던 잘한다는 개념이 여기를 오고 나서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에 잘한다는 것은 그냥 아이들하고 재미있게 행복하게 웃으면서 지내다가 집에 보내는 것이었는데 솔뫼 선생님들을 보면서 지금은 아이들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을 제공해주는 것이 ‘선생님으로서 잘하는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Q. 솔뫼 초등학교가 도움이 된다, 오길 잘 했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 어떠한 것이 있을까요? 

A. 교사도 학생이 될 수 있는 드문 학교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교사가 사실 슬픈 포지션인 부분이 가르치기만 하고 더 이상 배우지 않게 되는, 학생이 아니게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렇지만 여기에서는 교사를 기꺼이 가르쳐주는 다른 교사들이 있다는 것이 솔뫼에서 누릴 수 있는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Q. 무림의 고수들이 무척 많아요. 새넷 밴드에 들어가 보시면 굉장히 많은 자료가 탑재되고, 컨퍼런스 포럼, 국제 학술대회에 대한 정보가 굉장히 많아요.  

A. 그래서 새넷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웃음). 우물 안 개구리였는데 솔뫼에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선생님들을 보게 되었고, 새넷에서 저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선생님의 지평이 넓어지면 아이들에게 결정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A. 작은 예로 제가 오늘 수묵화 수업을 했는데요. 예전에도 수묵화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했던 수업과 오늘 한 수업이 달랐어요. 예전에는 아이들이 삼묵을 구현해서 먹 꽃을 예쁘게 만들어서 자기 이름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삼묵을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때 당시에 동 학년 선생님들도 3, 4학년은 삼묵이 어려우니깐 그냥 화선지에 붓 펜으로 따라 그리기하고 채색을 하자고 하셔서 그 정도의 수업을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수묵화 수업을 하기 전에 동 학년 선생님들이 다 모여서 같이 그려봤어요. 수묵화 잘 그리는 선생님께 물어보고 영상 찾아보기도 하고. 그렇게 연구를 하고 오늘 아이들과 수업을 했는데 아이들이 삼묵을 너무 잘하는 거예요. 아이들이 삼묵을 찍는 것을 보면서 교사가 끊임없이 연구하고, 지평이 넓어지면 거기에 맞는 또 다른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작은 예지만 무서운 것이 계속 이런 경험이 쌓이잖아요. 인생을 통틀어서 계속 쌓이다 보면 큰 차이가 만들어질 것 같아요.


Q. 그렇죠. 학교에 오래 있다 보면 아이들 성장이 보이죠. 우리가 무서워해야 할 것은 아이들 보고 부모가 보인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아이들 보면 교사도 보여요. 그런 부분에서 교수학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니 다행이네요. 그럼 혹시 발령받기 전의 교사상과 발령받고 나니 이런 점이 다르다, 또는 조금 더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하는 점이 있을까요?

A.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발령받기 전에는 제가 아이들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다른 직업을 하다 온 것도 제가 아이들을 넓은 마음으로 감싸지 못할 것으로 생각해서 자신이 없었던 부분도 있었어요. 발령받고 나서 개인적으로 깨달은 점은 제가 생각보다 아이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이었어요. 이건 개인적인 발령 전후의 변화구요. 사실 저는 동기들보다 8년 정도 뒤처졌어요. 제가 교생실습을 했던 게 2007년의 일이고 2016년에 발령받았으니까요. 그런데 8년 동안 선생님의 위치가 정말 떨어졌다는 것을 느꼈어요(웃음). 또 세 번째로는 교사는 그래도 좋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아이들은 저한테 사랑을 받고 싶어 하잖아요. 교사한테 사랑받고 싶어 하는 존재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어떻게 보면 교사는 사랑만 주면 되거든요. 사실은 다른 직업 종에서는 저한테 딱히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없거든요. 그런 면에서 시작 선상이 다른 직업보다는 훨씬 더 축복받은 그런 직업이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Q. 교권이나 교사의 지위가 하락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잘못됐다는 생각이 드세요?

A. 이게 어떻게 보면 저희 이전 세대의 어떤 과오가 조금은 돌아왔다고 생각도 하거든요. 그런데 저희 세대가 다시 이렇게 잘하면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분명히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사실 엄마들이 학교에서 교육에 대한 기대를 많이 안 하고 학원에 보내는데 지금 혁신 교육에서 추구하는 것은 협동 학습, 프로젝트 학습인데 이런 방식들은 학원에서는 적용할 수 없잖아요. 그리고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는 주입식 교육이 제일 쉽고, 협동 학습, 프로젝트 학습을 하려면 교사가 정말 똑똑해져야 하는데 이렇게 노력하는 교사들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면 교사에 대한 잘못된 행동들을 개선 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혁신학교를 하면서 교사의 위치가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기대해 봅니다. 


Q. 행복에 대한 정의는 다 다른데 선생님이 생각하는 행복한 학교는 어떤 학교인 것 같나요? 

A. 얼마 전에 혁신 아카데미 연수를 들었는데 거기에서 최웅집 교장 선생님이 혁신학교는 학교의 비전을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학교라는 말씀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저는 우리 학교가 비전을 정말 잘 세운 것 같아요. “따뜻한 돌봄과 즐거운 배움이 있는 학교”라는 비전에 중요한 행복의 요소가 다 들어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즐겁게 배우고 따뜻하게 돌봄을 받고 집에 가면 아이들도 행복하고 또 아이들이 행복하면 교사도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혁신학교를 시작하면서 만든 비전인데 그때와 지금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학교가 해야 하는 일은 아이들 모두가 따뜻한 돌봄과 즐거운 배움이 있게 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연구하는 것이고, 혁신학교는 교육의 본질을 찾는, 그리고 구현하는 학교라는 생각을 합니다. 열의를 가지고 사는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고 우리가 하는 일이 중요함을 재삼 깨달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해준 선생님의 교육활동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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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포럼 &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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