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새넷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nlys Nov 02. 2019

세울림 통합학교 상상 이야기

수업 나누기 & 정보 더하기 / 미래교육 교원리더십 아카데미 알쓸신상팀 

미래교육 교원리더십 아카데미란?

미래 교육의 방향을 모색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교원의 리더십 개발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의 직무 연수과정. 2019년 처음으로 개설하였으며, 교사과정에서는 초∙중등 교사 36명을 선발하여 1년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음. 미래교육을 위한 교원리더십 역량을 ‘철학, 태도, 전문성’의 영역으로 구분하고 하위 영역으로 ‘교육철학, 태도, 비전, 학교문화, 교육과정, 학교시스템, 교육생태계’ 모듈을 운영, 학습하였으며 현장에서의 실행 연구 과정이 진행 중에 있음.

알쓸신상팀 소개

조향연(고양 동산고), 이명재(동두천 외국어고), 박성은(용인 포곡고), 지수연(양주 칠봉초), 김보민(용인 관곡초), 최명금(용인 포곡중), 권혁미(고양 한수초), 박경은(파주 교하초). ‘알고 보면 쓸모 있고 신나는 상상초월 교육과정’으로 초중고 통합학교 교육과정 설계 프로젝트 팀.


들어가는 이야기

 미래학교 교육과정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학교의 이름을 ‘세울림 통합학교’라 지었다. 길지 않은 시간인 한 달 반 동안 우리 팀 8명이 함께 상상하며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각자의 20년 넘는 교직 경험과 철학, 꿈, 그리고 함께 새롭게 공부한 것들이 녹아 들어갔다. 처음부터 교육에 대한 근본적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미래 교육은 지금과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진지하게 마주했으며,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교육의 본질적 가치, 우리 교육의 역사, 미래사회의 변화, 세계의 교육 변화 동향, 국내 및 국외의 교육 실험사례 등을 살펴보면서 우리만의 답을 내리고자 하였다.


▶ 우리 교육의 실태 돌아보기

  교육은 개인의 자아실현이라는 본질적 기능 외에도 사회 유지기능, 사회의 경제를 담당한 일꾼을 길러내는 기능이 있다. 근대화 과정과 함께 출발한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그동안 민족중흥과 국가의 경제성장이라는 지상과제 속에 산업사회의 일꾼을 길러내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이를 위해 우리 교육은 기존에 만들어져 있는 지식과 기능을 학습자에게 전수하는 것에 집중했으며, 이는 당시에 효과적으로 작동한 교육 패러다임이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교육 패러다임은 기능장애가 누적되어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과 직업의 변화로 대표되는 미래사회에 대한 불안한 예측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 팀은 현재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미래에 대한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현재 교육과 미래사회의 문제

1. 인간을 바라보는 기능주의적 관점과 능력주의 패러다임이 낳은 인간소외 현상

2. 학생을 미성숙한 인간으로 보는 관점

3. 창의적 인재를 기르지 못하는 낡은 교육 시스템과 얕은 수준의 빈약한 교육 경험

4. 4차 산업혁명 등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 어려움

5.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초기 격차

6. 한 아이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교육 시스템

7. 개인의 자기실현과 가족의 성공에만 집착하는 사회적 분위기

8. 정보의 홍수로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운 사회

9. 인구의 도시 집중으로 인한 지역사회 몰락, 구도심 공동화

10. 세계화, 양성평등, 저성장사회 진입 등으로 인한 혐오문제

11. 환경 파괴, 기후 위기, 금융위기 등 지구적, 생태적, 세계적 문제 해결


 12년 통합교육과정에서 희망을 찾다

▶ 12년 통합교육과정 상상하기

  미래 교육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미래 교육은 교육의 정의와 방향, 문법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 교육의 전환, 미래 교육의 시작은 학생, 교사, 학교, 배움과 가르침,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점의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중에서 주요한 관점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이를 바탕으로 초중고 통합학교를 상상해 볼 때 다음과 같은 기대가 되었다.


▶ 통합학교에 대한 기대

1. 한 아이의 성장을 염두에 두고 교육할 수 있는 학교

  인간의 성장은 연속적이다. 교육은 학생의 연속적인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 초중고 통합학교는 유연하게 연계할 수 있기 때문에 학교 급간 단절과 폐쇄에서 겪는 진학 시기 학생의 어려움, 교육과정에서의 인위적 비약이나 퇴보 및 중복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일관되고 연속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으며, 이는 학생 개인의 능력과 재능의 꾸준한 성장을 도울 수 있다.


2. 격차를 예방하고 보정할 수 있는 학교

  가정 배경으로 인해 출발점부터 인지능력, 사회성, 감성 등에서 차이가 벌어지고 이로 뒤처진 학생으로 남은 학생들은 상급 학년으로 갈수록 낙오자로 변하고 있다. 초중고 통합학교에서는 질 높은 조기프로그램, 예방프로그램으로 격차를 예방하고, 학생 개인별 학습 이력, 역량 평가를 관리하고 지원함으로써 격차를 보정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학교 전체가 이러한 격차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시스템과 문화를 통해 한 학생의 학습을 지원할 수 있다.


3. 인적 물적 자원을 상호 활용함으로써 질 높은 교육환경을 가진 학교

  초, 중, 고 교사들의 전문 영역에 따라 무학년제 활동, 프로젝트 활동 등을 운영하거나 지원함으로써 인적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학생의 연속적 성장을 위해 협업함으로써 교사들은 학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미래학교에 필요한 다양한 첨단 기기 및 활동 공간을 함께 활용할 수 있어서 질 높은 교육환경에서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 


4. 지역의 아동, 청소년을 위한 종합 복지문화센터로서의 학교

  미래학교는 지역학습생태계의 구심점으로서 지역사회의 다양한 기관과 연계를 강화하여 활발한 인적 교류가 가능한 네트워크형 교육체제를 운영하게 될 것이다. 학교는 교육 외의 돌봄, 건강, 안전, 진로 탐색 등의 기능이 더욱 강화된다. 학교 밖 배움과 연계하거나 학교 밖 연계 진로 탐색 과정을 통해서 현재 학교체제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5. 인구절벽 시대의 학령인구 감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학교  

   학령인수 감소에 따른 소규모학교 문제 해결을 위한 그간의 대책은 통폐합을 통해 적정 규모의 학교를 유지하고 폐교나 유휴 학교시설을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학교효과 감소,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잠재적 기반 훼손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학교교육경험의 질적 수준을 심화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학교 공간의 기능을 재분배하고 그에 따라 학교시설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면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참고로 ‘통합학교’는 현재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통합운영학교’와는 다른 개념이다. 교육부의 통합운영학교는 ‘지역 실정에 따라 초중고 학교의 시설, 설비 및 교원 등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학교’이다. 따라서 교육과정의 유기적인 연계성과 통합을 지향하는 ‘통합학교’와는 다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법적 기반 마련과 학교급 간 이질적인 문화를 극복하는 교사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통합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체제


 통합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체제에 대한 고민은 몇 세부터 학교에 입학하도록 할 것인가부터 시작하여 단계별 교육 중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 진로를 자유롭게 탐색해 볼 ‘갭이어’를 어느 때에 할 수 있도록 하게 할 것인가 등에 걸친 폭넓은 논의가 필요했다. 더하여 학기제를 기본으로 할 것인지, 쿼터제를 기본으로 할 것인지, 교육과정 구조는 교과를 중심으로 할 것인지, 역량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역량을 중심으로 한다면 어떤 역량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을 들여 토론을 진행했다. 그 결과 우리가 합의한 교육과정 운영체제는 다음과 같다.


▶ 학제편성

- 7세(만 5세)에 입학하여 현재보다 학령을 1년 낮춤으로써 1년 일찍 사회진출이 가능함.

- 10~12학년은 학점제로 조건을 충족할 경우 조기 졸업이 가능함.

- 학년군별 교육중점을 그 특성에 맞게 선정함.


▶ 갭이어

 1. 의미
 갭이어(Gap year)는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하고 봉사, 여행, 진로 탐색, 교육,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시간을 말한다. 대학 입학 전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여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 기간을 가진다. 영국을 포함한 여러 서구 지역의 나라들은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1년간의 기간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쌓는 갭이어(gap year)를 가진다. 하버드, MIT, 프린스턴, 동경대 등 세계 주요 대학들은 입학 전 Gap Year 프로그램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2. 운영 방법

 - 9학년 이후 10학년~12학년 사이에 쿼터 단위~1년까지 학생의 선택에 따라 운영함.

 - 학교는 갭이어 지원팀을 운영하여 갭이어를 가지는 학생들이 인턴십과정, 봉사, 진로 탐색, 창업 등의 다양한 방법들을 탐색하고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함.

 - 갭이어는 사회와의 연결, 기여의 가치를 실현하는 장으로 활용함.

 - 평가는 학생 활동의 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가이드를 마련함.


3. 학기제+쿼터제

  학기제와 쿼터제를 혼합하여 적용한 형태로 역량 중심 평가체제에 기반하여 통합프로젝트 공유회를 가지는 기간을 두고, 모험 교과군을 위한 통합캠프 기간, 학업 보충을 위한 사다리 교육 기간을 두었다. 특히 시작과 끝을 학생주도 학부모 상담이 가능하도록 일정을 구성하였다.

 
가.  1학기 : 학생 성장을 위한 상담 1주(5일) / 1쿼터 수업 8주(40일) / 1주 쉼-학생 피드백 / 2쿼터 수업 7주(35일, 8교시) / 학기말 통합프로젝트 활동(2주, 10일)-전시회, 발표회, 역사탐방 등 / 공동체 활동 1주(5일) - 캠프, 모험 등 / 학생 주도 학부모 상담 1주  (5일) / 하계방학 4주

나.  2학기 : 학생 성장을 위한 상담 1주(5일) / 3쿼터 수업 7주(35일, 8교시) / 1주 쉼-학생 피드백 / 4쿼터 수업 8주(40일) / 학기말 프로젝트 활동(2주, 10일)-전시회, 발표회 / 공동체 활동(1주, 5일)-캠프, 모험 등 / 학생 주도 학부모 상담 1주(5일) / 동계방학 8주 (학업 부족한 학생을 위한 사다리 교육과정 운영)


▶ 역량에 기반한 교육과정 구조

  핵심역량을 선정할 때 삶→됨→함→앎의 순서로 이어지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가에 집중하여 시민역량에서 시작하여 Maker, Be+Grow, Use, Know 역량으로 선정 정리하였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기존의 교과가 아닌 핵심역량을 교과군으로 재편하였다. 시민교과군을 코어로 하여 Maker교과군, Be+Grow교과군을 일관성 있게 교육하고, 저학년 단계는 Use교과군을 강조하며, 12학년으로 갈수록 Know교과군이 강조되는 과정으로 설계했다.

<핵심역량 구성체계>와 <역량에 기반한 교육과정 구조>
<역량에 기반한 교과 조직 구조>



 세울림 통합학교 교육과정 설계 돌아보기

 

 초중고 통합학교를 운영하려면 교사들 간에 협력하고 토의하는 문화가 필수적이다. 거기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 운영에는 학생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교사 역량도 필수적이다. 우리 프로젝트 과정을 피드백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프로젝트 과정을 일지의 형태로 기록으로 남겼다. 그리고 과정이 끝난 후에는 팀 프로젝트에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연구한 김혜경(2015)의 ‘팀 프로젝트의 학습자 역량 모형 연구’를 인용하여 우리의 팀 프로젝트가 어떻게 수행되었고 학습의 과정에서 고등학습역량이 발휘되었는지 스스로 돌아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요소에서 우리가 성공적으로 함께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팀 구성원이었음. 
▪팀 빌딩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였음. 
▪공유 정신 모델을 구축하였음. 
▪팀 중심 협력으로 전 과정에 함께 참여하였음. 
▪팀 구성원이 높은 다양성 수용도를 유지하고 있었음. 
▪적절한 과업 갈등이 있었음.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목표를 가졌음.

  미래 교육에서는 학생들에게 협력적인 학습 과정을 강조하고 있으나 사실 교사들의 협력적 과제수행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번 과정을 통해 서로의 다른 점을 존중하면서도 함께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알쓸신상 팀 교육과정 보고서 파일 다운로드



 들어가는 글 _ 새넷 2019 Autumn


1. 시론


2. 포럼 & 이슈


3. 전국 NET


4. 수업 나누기 & 정보 더하기


5. 티처뷰_teacherview



+과월호 보기+

2019년


2018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