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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lys Sep 12. 2018

"우리 아이의 말! 말! 말!"

칠보산에 살어리랏다 2 / 모두 댓글 2

"가장 최근 기억나는 우리 아이의 말! 말! 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허무맹랑한데 또 너무 심오하고 재미있어서.
 그런 말들은 적어두어야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집 아이들이 어떤 말들을 하는지 들여다보면 그 말을 한 그 집 아이의 얼굴이 떠올라 더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가장 최근에 기억나는 내 아이의 말을 적어주세요. 함께 기억하고 함께 웃어요!

민서네

올해 초에 민서와 EBS의 <아빠 찾아 삼만리>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어요. 일곱 살 정도의 아이가 엄마와 함께 2년 만에 아빠를 만나 눈물을 흘리고 서로 포옹하는 장면이 나왔죠. 그런데 갑자기 민서가 눈물을 보이며 "엄마 우리는 절대 헤어지지말자" 라고 제 손을 꼭 잡고는 또 말하길 "민서는 엄마 아빠가 옆에 있어서 매일 매일 행복해"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저를 꼭 안아주는데 저도 모르게 폭풍 오열을 했어요. 언제 이렇게 컸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민서가 고맙기까지 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이든네

#1

2018.6.7

엄마 하늘까지 가면 이순신 장군을 만날 수 있어.

구름까지 가면 이순신 장군을 만날 수 있어.

풍선이 하늘로 날아가면 이순신 장군이 풍선을 받을 수 있어.

구름 안에 이순신장군이 있거든.


#2

2018. 8. 11

탄산 연료 로켓

이든: 엄마 좋은 생각이 났어. 탄산을 연료로 하면 발사할 때 흔들리니 탄산이 터져서 뻥!! 나와서 날아가는 거지!

치치와 뭉치: 오~


선율이네

#1

엄마, 아빠 맛있는 밥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아빠! 엄마 좀 쉬게 우리 같이 나가서 놀자. 엄마 힘드니까.


#2

1년 째 토씨하나 안 틀리고 자기 전에 하는 말

선율: 엄마, 아빠 문제가 있어. 잘 때 벌레 괴물 꿈꾸면 어떻게 하지?

몽실: 그럼 어떻게 할까?

선율: 그럼 엄마아빠 부르고 터닝메카드도 부르면 되지?

몽실: 그래. 그러면 되겠다.


진우네

아빠: 너무 덥다. 요즘 왜 이렇게 덥지?

진우: 여름이니까!!!


선풍기 없어도, 땀이 쭉쭉 흘러도 불평하지 않고 최고의 불볕더위에서 아주 잘 지낼 수 있게 되었다.
그래, 여름이니까. 


시윤,성윤네

#1

아들들이 앞뒤 잘라먹고 말하는 건 날 닮았는지. 저녁 먹는데.

시윤 :엄마 밥맛이야.

엄마: 뭐?

시윤: 계란찜이랑 비비면 짭쪼롬 한 맛이 나야하는데 그냥 밥맛이나.


#2

엄마: 오늘 저녁은 치킨 마요.

시윤: 우와. 맛있겠다!

성윤: 맛있어 보이지만 먹어보면 맛없을걸.


아빠: 성윤아. 짜장면 먹을래. 햄버거 먹을래?

성윤: 햄버거.

아빠: 너 햄버거 잘 안 먹잖아?

성윤: 나 사실 짜장면도 잘 안 먹어.

서연, 서준이네

#1

바라산 자연휴양림에서 서연이가


엄마

바람이 나에게 소리를 갖다 줘.

새소리, 바람 부는 소리, 어린이들이 웃는 소리

어른들이 얘기 나누는 소리

나무들이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

나무들이 이야기하는 소리도 들리고

차가 부릉부릉하는 소리도 들려.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 

할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소리 선물 주는 소리도 들려. 

 

#2

기분 좋은 서준이는 요즘 외친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나야나~ 나야나~”


아인네

#1

탄산수를 처음 먹어 본 아인이가

"엄마! 이거 춤추는 맛이야.“


#2

함께 간 빵집에서 카운터 앞 젤리 캔디를 보고 

"아빠, 나 이런 거 먹은 지 좀 된 것 같은데, 하나 먹어도 되지 않나?"

둘만의 비밀로 하고, 빵집에 앉아 하나 먹고 돌아왔습니다.


찬영이네

#1

찬영이가 비행기를 처음 타서 구름을 보며, "엄마, 이제 좀 더 올라가면 하느님 나와?"


#2

터전 가는 길에 문득, "나는 터전 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쪼끔 좋아!" 


찬이네

 기차를 타고 여수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주제곡이라며 제가 장범준의 여수밤바다를 틀어주니 찬이 하는 말이 "그거 말고 가수가 부른 거 틀어줘" 하더라구요. 그래서 "이거?, 이거?" 하며 다른 버전의 여수밤바다를 틀어줬답니다. 결국 오케이 한 것은 무명가수가 부른 여수밤바다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도 장범준의 여수밤바다를 틀면 "그거 말고 진짜 가수가 부른 거!" 제가 “원래 이 가수가 부른 거야” 하며 장범준 것을 틀어줘도 진짜 가수가 부른 걸 틀어달라며 강력하게 요구를 해서. '이 녀석은 느끼한 목소리를 좋아하다보다' 하고 그 무명가수의 여수밤바다를 틀어줬답니다.


그리고 열흘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실수로 장범준의 여수밤바다를 틀었습니다. 찬이 하는 말이 "아빠가 부른 거 말고 진짜 가수가 부른 거 틀어줘!" 하더라구요. 장범준의 목소리를 제 목소리로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이거 아빠 아니야!” 했더니 “아 그래? 아빠 아니야?” 라며 말하더라구요. 그래도 저를 이시대의 핫한 가수 장범준의 목소리로 착각해주는 것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최근 찬이 하는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그거 말고 진짜 가수가 부른 거 틀어줘!" 입니다!


은재네

은재가 결혼기념일에 써준 편지 그대로 옮깁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그동안 맛있는 밥 해주고 잘 돌봐조서 감사합니다. 결혼기념일 축하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건강하게 잘 사세요. ♡사랑해요♡

어느새 커서 엄마아빠 결혼기념일이라고 편지도 써 주고 가슴이 찡하더라고요

솔이네

#1. 청소 당번 날

"아빠, 청소 안 가면 안돼?"

"왜? 그럼 터전 청소는 누가해?"

"보리가 하면 되지."

"에이, 보리가 힘들잖아."

"그럼 송곳이 하면 되지."

'헐.'


#2. 저녁에 씻고 나오다가

"아빠, 할머니가 우리 집에 와서 살면 좋겠다."

"할머니는 욕심이 많아서 우리 집에 안 올걸."

"왜?"

"할머니는 밭에서 농사 짓고 싶어서 우리 집에 못 올거야."

"그럼 밭을 가지고 오면 되지."

'헐.'


#3. 장난감 정리할 시간

"솔아, 이제 장난감 정리해야지."

"싫어, 아빠가 해."

"아빠 혼자 하면 힘들잖아. 아빠는 신데렐라처럼 혼자서만 힘들게 일하고.."

"그럼 난 나쁜 언니. 신데렐라, 어서 일을 하지 못해?"

'헐.'


#4. 불 끄고 누웠는데

"아빠, 난 남자가 무서워."

"왜? 네 친구 아인이도 남자잖아."

"아인이는 여자야."

'헐.


#5. 불 끄고 누웠는데 2

'"아빠, 난 아빠랑 결혼할 거야."

"안 돼, 아빠는 엄마랑 벌써 결혼했어."

"음. 그럼 엄마랑 할래."

'헐.'

"엄마는 아빠랑 벌써 결혼했지."

"음. 그럼 소민이랑 할래."

'헐, 헐.‘


보미네

비 오는 날 보미가 나무를 보면서 하는 말

“엄마 나무가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쉬 쌀 것 같다.”

소민네

동화책을 보면서 하늘 나라간 이야기를 궁금해 하기에 무섭지 않게 엄마도 아빠도 나중에 소민이가 엄마만큼 어른이 되면 여러 가지 이유로 하늘에 별이 되어 소민이를 지켜 줄 거라고 했더니


“아싸. 엄마 하늘 나라 가면 솔이랑 살아야지! 솔아. 우리 같이 살자!” 

며칠째 상상놀이를 하면서 엄마 아빠를 하늘나라로 보내기에 버럭 했지요. 언제 클래? 


민성네

* 죽음에 대한 형제의 이야기*

#1

명민이 형아가 엄마의 죽음에 대해 한참 고민하고 걱정할 시기

민성: 엄마가 죽고, 우리도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다 같이 만나는 거야. 괜찮아! 맞지 엄마?


#2

명민: 내가 죽으면 민성인 늙어. 늙으면 죽어. 민성아, 우리 하늘나라에서 실컷 놀자! 어때?

민성: 좋아!


* 형제들의 끝말잇기*

#1

민성: 기차

명민: 차키

민성: 키위

명민: 위~ 아래~ 위위 아래! 위~ 아래~ 위위 아래! (EXID 노래를 크게 부르며;;)


#2

차도 - 도로 - 요요 - 요요 - 요요 - 요요- 요요

끝이 없는 끝말잇기를 하다 결국 두 형제는 깔깔 웃으며 “그만하자!”로 마무리 


#3

엄마: (마구마구 안아주며) 어쩜 좋아. 우리 아들이 벌써 6살이야. 우리 애기 크는 게 너무너무 아쉽다!

민성: (골똘히 고민하다) 엄마, 내가 밥 쪼금 먹으면 되지. 그럼 안 클거야.

엄마: ;;;;; (넌 지금도 충분히 안 먹고 있단다.) 


상준네

#1

“충전!” 운동하고 널부러져 있는 엄마를 꼭 안으며 하는 말!


#2

홈쇼핑 보며 사고 싶다고 말을 하는 엄마에게 

“내가 사줄게.”

소확행=소비는 확실한 행복임을 실천하며 여름방학을 탕진잼 모드로 보내고 있는 모자의 대화였습니다.



 ::: 목차 :::


들어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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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 살이


아마 이야기


칠보산에 살어리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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