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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Sep 14. 2023

갈망할수록 갈증나는

Emotions 08. 탐욕 avaritia

탐욕 (avaritia)이란
부에 대한 무절제한 욕망이자 사랑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탐욕> 사랑마저 집어삼키는 괴물

스피노자의 말처럼, '무절제하게' 부를 욕망하고 사랑하는 것이 바로 탐욕이라는 감정의 실체다. 그러니까 탐욕에는 중용이 있을 수가 없다. 탐욕의 상태는 목이 말라서 바닷물을 마신 상태에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닷물을 마시면 잠시 동안 갈증은 해소된다. 그렇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과거보다 더 강한 갈증이 찾아오게 된다. 불교에서는 '갈애渴愛'라는 말이 있다. '목이 마르는 애착'이라는 뜻이다. 마실수록 더 마시게 되는, 밑도 끝도 없이 치명적으로 중독적인 욕망이 바로 갈애이자 탐욕인 셈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 도서

<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위대한 개츠비> 피츠제럴드


 음악 & 뮤직비디오

빈차(Home Is Far Way)_에픽하이(EPIK HIGH) feat. 오혁

BAAAM_Dynamic Duo (feat. 뮤지 of UV)

Thirsty_aespa





탐욕은 '지나치게 탐하는 욕심'이다. 적당한 욕심은 어떤 성취를 이루는데 있어서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 탐욕이 단순한 욕망과 다른 이유는 '지나치다'는 점이다. 재물, 사랑, 권력 등은 끊임없이 갈망할 때, 더욱 갈증나는 법이다. 쥐고 있는 것을 때론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는 건 머리로 알지만, 정작 실천하는 게 그리 쉽진 않다. 원하는 것을 손에 쥐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인가. 한편으로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론 그리 하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생각한다.



원숭이를 잡는 일은 의외로 쉽다고 한다. 코코넛이나 야자열매의 속을 파서 바나나같은 열매를 넣어 둔다. 구멍 크기는 원숭이 손이 들어갈 정도로만 뚫어 놓는다. 그러면, 원숭이는 바나나를 꺼내 먹으려고 손을 집어 넣고 움켜쥐는데, 손이 빠져나오지 않아 걸려든다는 것이다. 움켜쥔 것을 놓으면 도망갈 수 있건만, 끝까지 쥐고 놓지 못해 잡히고 만다.



에픽하이의 '빈차'는 관계만 있고 인간이 낄 틈 없는 세상 속에서 빈손이 될까봐 더 두려운 삶의 아이러니를 이야기 한다. 움켜쥔 것을 놓지 못하는 원숭이처럼 인간도 매한가지다.



빈차 (Home Is Far Away)_에픽하이 (feat.오혁)


[Chorus]

갈 길이 먼데

빈차가 없네

비가 올 것 같은데

처진 어깨엔 오늘의 무게

잠시 내려놓고 싶어

Home is far away


[Verse 1]

달라진 게 없네

홀로 남은 놀이터에서

그 높은 턱걸이에 오른 뒤

여태 까치발 인생

내게 요구되는 건

늘 높게 뻗은 두 손보다 조금 위

세상의 눈높이, 갈수록 에버레스트

정상을 향할수록 산더미만 되는 스트레스

I know I can never rest

내가 가진 불만들을 잠재워 줄

수면제는 없으니 혀를 물고 밤 새워

어릴 적

줄 서는 것부터 가르쳐 준 이유 이젠 선명해졌어

복잡한 인간관계, 그 자체가 역설

관계만 있고 인간이 낄 틈 하나 없어

평범해지는 게 두려워서 꾸던 꿈

이젠 평범한 게 부럽군.

As I stand all alone in the rain

자라지 않으면 성장통도 그저 pain


[Chorus] 반복


[Verse 2]

갈수록 두려워

뛰고 있지만 뭘 위해서였는지 잊은 두 발과 심장

그저 짐이 되어버린 꿈

두고 달리는 게 내게 유일한 희망

한 걸음만 더 떼라 부추기네

고개 들었더니 앞은 낭떠리진데

뒤를 보니 길게 줄 선 많은 기대가

날 지탱하는 척하며 등을 떠미네

언젠가 찍고 싶었던 마음의 쉼표가

숫자들 사이 뒤엉킨 이상

계산적인 이 세상이 들이미는 손

잡기 싫지만, 빈손 되는 게 더 겁이 나

붙잡아도 갈 길 가는 게 시간 뿐이겠어?

먹구름 낀 하늘을 보며,

한때 나도 꿈이라는 게 있었는데

오늘 밤은 잠들기도 어렵네


[Bridge]

날 위해 잠시

멈춰주면 안 될까요?

더는 걷기가 힘든데

바람이 불고 아직도


[Chorus] 반복


이 넓은 세상에 내 자린 없나?

붐비는 거리에 나 혼자인가?

날 위한 빈자리가 하나 없나?

Home is so far away

내가 해야 할 일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뭐가 있었는데

내가 해야 할 일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뭐가 있었는데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가야 할 길

나에게도 꿈같은 게 뭐가 있었는데




탐욕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뱀은 선악과를 따먹도록 이브(하와)를 유혹했던 동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아담과 이브는 낙원이 아닌, 현실에서 노동과 출산의 고통도 알게 된다. 뱀이 던진 떡밥에 낚인 것치고는 댓가가 크다. Dynamic Duo(다이나믹 듀오)의 BAAAM이라는 곡에 나오는 여성 또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모양이다.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데이지도 그랬을까. 개츠비가 물불 안 가리고 않고 뛰어 들게 했던. 




이는 현실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일 수 있는지를, 그리고 이 세계의 기반이라는 것이 요정의 날개 위에도 든든하게 세워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보증 같은 것이었다. 

<위대한 개츠비> 피츠 제럴드



어찌보면, 탐욕 자체도 문제이지만, 주위에 탐욕을 부추기는 계기를 주의해야 할 것 같다. 물질이든 사람이든 주위를 돌아보고 잘 정돈하는 것도 그래서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



BAAAM_Dynamic Duo (feat. 뮤지 of UV)


[Verse 1]

오전에 보낸 문자는 메아리가 없어

하루 종일 내 기분은 맥아리가 없어

친구들에겐 밀고 당기는 중

사실 니가 던진 떡밥에

완전 낚이는 중

뒤집어 놓지 내 속과 니 전화

어깨 근처에 향수만 묻혀놓고 가냐

내가 너의 옹달샘은 아닌데

왜 항상 커피 아님 술만

얻어 먹고 가냐

넌 논란이 캐릭터 뱃걸

희망이란 채찍으로 내 맘을 고문해

난 어둠의 기사 여기 벨트 매

걸쭉하게 취한 널 집에다 모셔주네

왠지 넌 사연 있는 여자 같아

가벼운 덤벨처럼 들었다 놨다

헷갈리게 해 너의 애매한 태도

어디야 지금 영화 예매했대도


[Chorus]

그녀는 BAAAM BAAAM BAAAM

같은 여자

그녀는 BAAAM BAAAM BAAAM

근데 왜왜왜 끌리는 걸까

도대체 왜왜왜

내겐 너무 예뻐서

You're always in my heart

그녀는 BAAAM BAAAM BAAAM

같은 여자


[Verse 2]

연락이 뚝 끊겼다가도

늦은 새벽에 불쑥 날 찾아와

술 사달라고

콧소리 내면서

내 맘에 불 붙였다가도

갑자기 정색하곤 해

오늘은 그만하자고

아 답답해 내 맘은 굴뚝같은데

너는 연기처럼 날아가는 게

마치 손아귀에 잡힐 듯

가까이 왔다가도

왜 뱀처럼 미끄럽게 빠져나가는데

왜 내 맘에 똬리를 틀었어

삼킬게 아니라면 넌 왜 나를 물었어

KO 굴복한 내 맘을 넌 요요처럼

맘대로 밀고 당기고 바닥에다 굴렸어

나 질질 끌었어 너와의 관계를

알수록 알 수 없는 니 매력에

너무 끌려서

야릇하면서도 애매한

니 태도는 너무 얄미워

그게 내 호기심을 부풀렸어


[Chorus] 반복


[Bridge]

니가 내 맘대로 안 돼서 나 답답해

내가 니 맘대로만 돼서 나 답답해

문자를 보내봐도 답장은 함흥차사

넌 정말 적당히 나빠서

나를 뜨겁게 만드는 것 같아


[Chorus] 반복





우리는 사랑을 소유할 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면 사랑은
아마도 하나의 사물, 획득하고 소유할 수 있는 어떤 실체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사랑'이라는 사물은 없다. (...)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사랑의 행위 뿐이다.

<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p73





꽃을 보고 '뿌리째 뽑았다'는 시를 쓴 테니슨은 소유 양식을, 꽃을 '눈여겨 살펴보기'만한 바쇼는 존재 양식을 보여주는 예다. 탐욕이란 것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에 기인하는 것이니, 꽃을 바라 보듯 한다면 탐욕을 절제할 수 있지 않을까. 



가령 서로 사랑하는 사이에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상대를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할 때다. 소유하려 들수록 사랑에 더욱 집착하고 갈증을 느낄 수밖에 없으니까. 연인 사이가 아니라도, 부모 자식 간에 일어나는 소동들 역시 자녀를 소유로 봤을 때가 아닌가 한다. 우리는 늘 소중한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동시에 여러 사람한테서 목말라하거나 다른 사람의 인연을 탐하지 않는다면야 한 사람을 향한 Thirsty는 자연스러운 사랑의 감정이 아닐까. 좋은 관계의 사랑은 건강을 위해 조금씩 자주 마시는 물처럼 금세 해갈이 된다. 혹시 지나친 갈증이 난다면, 그건 소유욕이나 탐욕은 아닌지 돌아 보자.


여린 물결처럼 고이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랑. 그래, 너에게만 Thirsty!


Thirsty_aespa (track video ver.)_2분여 영상으로 3분여 전체 곡은 아래 (Audio full ver.) 링크 있습니다.


[Verse 1]

Yeah Yeah

난 또 너를 두드리고 있어

반짝이는 수면 위를 매일

잔잔하게 일렁이는 Sign

날 (봐)


알 수 없는 너를 가만 보면

깊은 그 눈빛이 궁금해지면

괜히 거친 바람처럼 난

너를 헤집어


[Pre-Chorus]

알아 하루 종일

넌 비춰 빠짐없이

내 어떤 날씨까지 Oh

맑게 개다 흐려도 Ah-Ah

웃는 너는 Ah-Ah

So tell me,

What you wanna wanna do boy?


[Chorus]

너는 닿을수록 Thirsty

분명 가득한데 Thirsty

Yeah, I got you boy

Sip sip sipping all night

더 Deep deep deep in all night

얕은 수면보다 훨씬

짙은 너의 맘 끝까지

알고 싶어져

Sip sip sipping all night

더 Deep deep deep in all night

맘이 커질수록 Thirsty


[Verse 2]

Tell me, Tell me

느껴 너의 눈빛 향기

Feel so good

Can't nobody ever stop me

순간 세상이 멈춘 것 같이

머리에 Ding

물결처럼 어질어질

넌 어때 웃지 말고

Uh 가만 보지 말고

인정해 봐 Real

지금 Boom boom trigger


[Pre-Chorus 2]

I 자꾸 심술 나 왠지 I

부푼 맘이 난 가끔 Ah-Ah

미울 만큼 Ah-Ah

So tell me,

What you wanna wanna do boy?


[Chorus] 반복


[Bridge]

조급한 생각은 No No

이건 또 너를 위한 감정인 거야

Sip sip sip sip

그래서 난

Sip sip sip

So thirsty thirsty thirsty

Talking ‘bout it, Talking ‘bout it

솔직하게 전부

수면 깊이 감춰 놓은

네 맘으로 적셔 날

네 눈 속에 내가 좋아

그래 계속 욕심이 나

당연한 걸 너도 아마

Don’t cha Don’t cha Don’t cha

Don't you baby


[Chorus 3]

괜한 투정처럼 Thirsty

아니 사실인 걸 Thirsty

Yeah, I got you boy

Sip sip sipping all night

더 Deep deep deep in all night


여린 물결보다 고이

너의 맘을 어루만질

준비돼 있어

Sip sip sipping all night

더 Deep deep deep in all night

그래 너만 보면 Thirsty

Woah (I'll make you)

Woah (I'll make you)

Woah

Woah Baby

그래 너에게만 Thirsty


Thirsty_aespa (Audio Full ver.)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이전 포스팅


48가지 감정 위로 음악은 흐르고

48 Emotions <Prologue>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5. 야심 ambitio 야생의 생명력으로 야심차게

Emotions 06. 사랑 amor  마주 잡은 은유의 기쁨

Emotions 07. 대담함 audacia 무모한 질문에 대한 무한한 대답 




✅ 지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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