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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Oct 15. 2017

암스테르담과 풍차마을 사진 핫스팟

손님들을 모시면 꼭 가던 길 멈추어 사진을 찍는 곳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출간 정보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인터파크



손님들이 참 많이 옵니다.

출장으로 오시는 분들도 있고, 개인적으로 오시는 분들도 있죠. 처음 오신 분들이라면 저는 발 벗고 나서 어떻게든 암스테르담과 풍차마을을 돌아보게 해드립니다. 가뜩이나 짧게 오시는 분들이 많은 터라, 네덜란드의 매력을 보여드리고자 함이죠. 물론, 이 둘만으로는 한참 모자랍니다. 네덜란드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네덜란드는 의례 그렇게 잠시 거쳐 가는 곳으로 유명하니. 이번 주에는 공교롭게도 다른 손님이 두 번 방문해서 제가 좀 바빴습니다. 매일 가는 거리에, 똑같은 설명이 이어지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한 번이라도 더 암스테르담과 풍차마을을 볼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즐거움입니다.


자, 우선 암스테르담 시내로 향합니다. 솔직히, 네덜란드의 매력은 온 나라를 뒤덮은 푸른 목초지와 풀을 뜯는 양과 소, 말 그리고 오리들의 소소한 자연경관이지만 자유의 상징 암스테르담은 꼭 봐야 하죠. 그러면서 암스테르담 집은 왜 기울어져 있는지, 막상 와보면 퇴폐와 환락의 도시가 아니라 유쾌한 자유의 도시라는 것, 그리고 홍등가가 있는 올드타운의 운하 길이 얼마나 낭만적이고 아름다운지를 설명해 줍니다. 올드타운의 거리는 미로와 같이 되어 있어, 저도 처음에 안내할 때는 길을 많이 잃곤 했죠. 하지만 지금은 눈 감고 다녀도 될 정도로 아주 익숙합니다.


그리고 골목골목을 다니다 손님들의 걸음을 멈추어 여기서는 사진을 꼭 찍으라고 하죠. 그리고 카메라를 받아 들어 인물 사진도 찍어 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끄러워 하지만, 여기서는 꼭 찍어야 한다고 하면 바로 동의하고 포즈를 취합니다. 저는 그때부터 하나, 둘, 셋을 세지 않고 무작정 셔터를 누르죠. 일명 파파라치 샷. 그 와중에 정말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진들이 꽤 됩니다. 그럼 아래 그 핫스팟에서 찍은 사진을 잠시 보실까요.


홍등가는 운하를 기준으로 1~3구역이 있습니다. 1구역을 지나고 나면 바로 나오는 구교회 옆 다리입니다. 즉, 1과 2구역을 나누는 운하 위 다리죠. 그곳이 바로 핫스팟 입니다. 앞 뒤를 찍으면 참 좋죠. 다리 위에는 자전거들도 세워져 있어 함께 찍기 딱 좋습니다. 가로등도 하나 있어 그 아래에서 찍으면 자연스러운 조명도 연출되죠. 그러고는 다음 2구역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다시 말하지만, 홍등가라고 해서 마냥 위험하거나 퇴폐적이지 않습니다. 그저 올드타운 거리에 홍등가가 있는 개념입니다. 관광지다 보니 유모차를 끌고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직접 와보시면 느끼게 되겠지요.


아, 그 다리에서 위를 쳐다보면 구교회의 첨탑이 보입니다. 네덜란드에는 그리 화려한 성당이 별로 없습니다. 거의 개신교 교회죠. 가톨릭에 대한 반감을 가졌던 암스테르담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그 옛날엔 성상파괴 운동을 하기까지 해서 교회는 물론, 기념비적인 성모상이나 예수상들도 없어지기도 했습니다. 좀 안타깝긴 하지만 청교도의 정신을 이어받은 네덜란드 사람들의 실용적인 색채가 강하니 큰 미련은 없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운하를 거쳐 3번째로 가면, '저게 뭘까?'라고 생각되는 건물이 나옵니다. 그리 크진 않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딱이죠. 물론, 저도 많은 질문을 받습니다. 답은 바로 '(치즈) 계량소(Waag)'입니다. 네덜란드 주요 도시에는 저마다 계량소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도시는 치즈를 계량하기도 하고, 암스테르담과 같이 무역이 활발한 도시는 향신료나 매매되는 물품들의 물건을 주로 측정합니다. 그런데 도시마다 이런 계량소를 좀 더 아름답게 지으려고 경쟁 아닌 경쟁이 붙었고, 이것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된 거죠. 또 하나, 암스테르담 계량가 유명한 건 바로 렘브란트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만인에게 알린 '튈프 교수의 해부학 강의'그림을 이 계량소 2층에서 그렸다는 겁니다. 지금은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름은 그대로 'Waag'를 쓰고 있습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맛과 분위기를 함께 느끼고 싶다면 추천합니다.


발길을 옮겨 담광장에 도착하면 네덜란드 왕궁이 자리해 있습니다. 우측엔 신교회도 있죠. 네덜란드 왕궁이 좀 커서, 광각 카메라가 아니라면 길 건너에서 찍어야 합니다. 그래어 한 프레임에 쏙 들어옵니다. 지금은 왕이 여기에 살진 않습니다. 경제수도는 암스테르담이지만, 행정수도는 헤이그라 왕은 현재 헤이그에 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왕궁은 지금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두 번을 갔더니, 한 번은 광장이 비워져 있었지만, 또 한 번은 케르미스(이동식 놀이동산)가 들어와 설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케르미스가 시작되면 화려한 불빛과 생각보다 큰 규모의 놀이기구가 장관을 이룹니다. 관람차에 몸을 실어 암스테르담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아주 색다른 경험이죠.


아, 그리고 1~3 구역 올드타운을 다 돌아보고 중앙역으로 향하는 길 쪽에는 베네치아보다 더 오래된 물길과 가옥이 보입니다. 어떤 분들은 베네치아 같다고 하지만 저는 다시 한번 더 강조합니다. 네덜란드가 더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측면 운하길에는 노천카페가 있고 사람들은 즐거운 소란을 덜며 식사와 맥주 한잔을 합니다.


자, 대망의 핫스팟입니다. 네덜란드는 에펠탑이나 영국 등 다른 유럽의 어느 도시와 같이 대단한 구조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암스테르담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곳은 어딜까요? 제가 나름대로 정했습니다만, 모두가 동의하는 곳입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마주 보고 우측에 자리한 커널 크루즈 정박장이 있는 곳의 풍경입니다. 보이시나요? 물과 기울어지고 삐뚤빼뚤한 집. 이게 바로 암스테르담의 상징입니다. 이것을 모티브로 한 자석 기념품도 참 많죠.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합성한 것처럼 나옵니다.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는 반증이겠죠.


이제는 풍차마을로 가봅니다.

풍차마을에 주차를 하고 내리면 향긋한 풀냄새와 함께 진한 초콜릿 원액 냄새가 밀려옵니다. 그곳에 초콜릿 공장이 있거든요. 그러니 뭔지 모를 냄새를 맡았다면 초콜릿 원액이라고 아시면 됩니다. 사실, 초콜릿 냄새라는 걸 듣고 나야 그렇다고 생각될 정도로 조금은 이질적이긴 합니다.

잔센스칸스엔 풍차가 그리 많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단 몇 대가 스카이 라인을 확 바꿔놓죠. 정말 풍차의 매력은 기대 이상입니다.


먼저 들어가기 전, 몸풀기로 저 멀리 보이는 풍차의 실루엣을 보고 흥분한 손님들에게 입구 쪽 핫스팟을 알려 드립니다. 멀리 보이는 풍차가 오히려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힘차게 돌아가는 풍차를 보니 제가 다 흐뭇했더랬습니다.


풍차마을은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각종 기념품 상점은 물론, 나막신(클롬펀)과 치즈 박물관이 있거든요. 치즈 박물관은 상점과 같이 있어 시식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각종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죠. 나막신 박물관에서는 시간에 맞추어 직접 나막신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참 재미있습니다. 그밖에 아기자기한 기념품과 빈티지 느낌 가득한 상점들도 수두룩하니 재미가 배가 됩니다.


치즈 상점을 나오면 풍차가 좀 더 가까워집니다. 그곳도 핫스팟이죠. 펜스를 등지고 서서 사진을 찍으면 풍차와 함께 인생 샷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분들이 만족해하는 장소죠. 아, 참고로 네덜란드 풍차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날개를 움직이니 올 때마다 그 방향이 바뀌어 있습니다.


강가를 따라 걷다 보면 궁극의 핫스팟이 나옵니다.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흔히 말하는 '엽서 사진'을 건질 수 있죠. 아무 카메라나 들이대면 됩니다. 풍차가 만드는 독특한 분위기와 스카이라인이 눈 앞을 수놓습니다. 몇 개 없는 풍차가 바꾸어 놓은 풍경이 참 매력적이죠.


마무리 단계입니다. 풍차가 돌아가는 어느 상점에 들어가면 풍차가 돌면서 어떤 일을 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풍차의 주된 역할은 물레방아로 물을 퍼내는 것이지만, 내부에선 열심히 곡식을 빻습니다. 분주히 돌아가는 맷돌들의 무게를 짐작해보면 바람의 세기가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그 상점 안에 있는 격자무늬 창문 밖으로 찍는 풍경도 참 아름답습니다. 이곳도 아무 카메라나 갖다 대도 작품이 나옵니다.


자, 이제 돌아갈 시간이죠. 저도 이제 4년의 임기를 마치고 곧 돌아가야 합니다. 많이 아쉬울거에요. 손님들을 모시고 거짓말 조금 보태면 백 여번을 갔을 그곳들. 하지만 그렇다고 내 것은 아니니, 돌아가면 많이 그립게 되겠죠. 그래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책을 냈습니다. 제 남루한 기억력으로 그것들을 다 담기에는 무리여서요. 나막신(클롬펀) 매장을 나서는데 얼마 전 생긴 한국말이 가슴에 와 닿네요.


저보고 가지 말란 뜻일까요?

안녕하 계시라는데...


덧붙임


네덜란드에 오신 분들에게 잘못된 오해나 재미있는 사실들을 설명해 드리곤 합니다. 그것들을 모아 글을 쓰다 보니 책도 나오게 되었고요. 그래서 아래 몇 가지 참고 글을 모아봤습니다.


네덜란드 사람들에 대한 가장 큰 오해


풍차와 튤립이 네덜란드 것이 아니라고요?


암스테르담 XXX 이야기


Iamsterdam (아이엠스테르담) 씨티레터 이야기


암스테르담 홍등가의 밤은 어느 누구의 낮보다 아름답다


암스테르담 집들은 왜 기울어져 있을까?


암스테르담으로 마실 가실래요?


암스테르담 전망


암스테르담 시


낮의 암스테르담에서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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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견디는 힘' (견디기는 역동적인 나의 의지!)

'직장내공'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지 못했던 네덜란드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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