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홈베이킹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두요정 Aug 10. 2018

제과기능사실기합격

서울남부상설시험장 시험후기

안녕하세요 원두요정입니다.

오늘은 어제 있었던 제과기능사실기 발표에 대해 나눠볼까해요.



합격을 한다면 꼭 그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거든요. 이 글이 제과기능사 시험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과기능사 준비의 시작.


제과제빵기능사라고 들어보셨나요? 누군가는 이 자격증이 하나인 걸로 알고 계시는데 실은 제과기능사와 제빵기능사 자격증은 각각 따로입니다.


제과기능사와 제빵기능사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구분되고 각각의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실기 시험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둘 중 하나의 실기 시험에 합격할 경우 다른 종목의 필기가 면제를 받는답니다.


예를 들어
제과기능사 필기에 합격하고 실기시험에도 합격하면 "상호면제"로서 제빵기능사 필기 면제를 받아요. 곧바로 제빵기능사 실시 시험에 응시 가능합니다.


저는 처음에 하나의 필기 시험에만 합격하면 둘 다 실기시험을 볼 수 있는 줄 알고 신청하려고 보니 안 되더라고요.


보통 실기 시험의 진행이 제과가 오전이면 제빵은 오후에 이루어져요. 그 반대일 수도 있겠죠. 하루에 제과와 제빵 실기를 모두 보고 싶으시다면(몸에 무리가 가는 것은 사실이나 시험장과 집과의 거리가 멀다면 이 방법을 추천해요. 이유는 뒤에서) 필기 시험 응시에서 두 종목을 모두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과와 제빵의 필기시험 문제가 별로 다르지 않거든요.


필기시험 준비.


제과기능사 필기는 시중에 파는 문제집을 활용했어요. 저는 시대고시기획에서 나오는 '2주안에 합격하자'로 준비했는데 솔직히 문제집의 종류는 별로 상관 없는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시험이 문제은행식이라는 거죠. 문제집에 있는 이론들을 상세하게 보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기출문제 중심으로 답을 외웠어요. 답을 외웠다는 말은 말 그대로 문제에 해당되는 정답 부분만 체크하고 외웠다는 뜻이에요.


시험을 보며 눈에 익숙한 것들만 체크하며 풀었어요. 진정한 벼락치기라 할 수 있는데 효과는 좋았어요. 총 60문제 정도가 나오는데 이 중 36문제를 맞추면 합격. 컴퓨터로 보는 시험이라 "시험지 제출"표시를 누르면 곧바로 합격 여부가 나온답니다.


실기 시험 준비


필기시험에 합격하면 곧바로 실기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실기시험이라는 게 매번 접수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월,화,수요일"에 원서접수가 가능하고 원서 접수 후 약 이주일 후에야 실기 시험을 볼 수 있어요. 하나의 시험을 놓치거나 불합격하면 시험을 접수하고 시험을 볼 수 있는 간격이 한달정도로 긴 거죠. 그래서 제과와 제빵 실기를 미리 연습하신 분들이라면 필기를 둘 다 보시고 한 번에 시험 접수를 하시는 게 좋은 것 같아요. 같은 날 하는 게 부담된다면 같은 기간에 접수하시는 걸 추천해요. 한 종목은 목요일 한 종목은 토요일 이렇게요.


실기는 학원에서 준비했어요. 총 26개의 품목을 15번에 나눠서 배웠어요. 하루에 2 종목을 배우는 날도 있고 한 종목을 배우는 날도 있었어요. 일주일에 두 번 학원에 갔는데 한 번 수업은 3시간으로 이루어졌답니다. 퇴근하고 학원에 가서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수업을 듣고 왔죠. 피곤함은 있었지만 재미있게 배웠어요. 좋아서 배우는 거니까 그리 힘들지 않았답니다.


예습은 잘 몰라서 못하고 수업이 끝나고 나서 복습은 했어요. 복습 없이 지나간 종목은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되어 사라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림으로 연습하며 정리했답니다. 물론 그림으로 슥슥 그려낼 수만은 없어서 1단계로 한글 파일을 정리하고 2단계로 그림으로 그렸어요. 그림은 외우기 위한 작업이라기 보다는 취미를 취미와 연결한 과정이었죠. 이거 보면서 다시 과정을 연상하고 그림 연습도 하고요.


시험 접수와 시험


시험 접수는 큐넷을 이용해서 했어요. 상시시험 접수는 별도로 다른 연결창이 뜨는데 거기서 할 수 있답니다. 매주 월,화,수요일에 가능하고 오전 9시부터 시작해요. 평일 접수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지만 주말 일정으로 접수를 하시려는 분은 월요일 9시에 맞춰서 빠르게 접수완료를 하셔야 합니다. 주말 시험은 금방 마감되거든요.



접수를 완료하고 준비한 준비물이에요. 흰색 상하의를 준비하는데 하의는 하얀색 앞치마로 대신할 수 있어요. 흰색 신발은 없어서 실내화를 준비했어요. 위에 나온 준비물을 쉽게 담아가기 위해서 아래와 같이 통을 준비해 나눠서 담았답니다.



첫 시험, 초코머핀


처음 시험장에 갔는데 심장이 두근두근.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시험 전 긴장감이었어요. 시험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감이 잡히지 않으니 더 긴장했던 것 같아요. 우선 옷을 갈아 입고 대기실에서 대기를 했어요. 그러면 안내하시는 분이 들어오셔서 신분증 확인하시고 각자에게 번호를 주세요. 이 번호가 저의 시험번호가 되는 거예요. 시험에 응시하는 사람이 총 28명이면 28번까지 번호가 부여된답니다. 번호는 뽑기로 결정돼요.


번호 부여까지 완료되면 오전 9시쯤(시험이 9시 10분이라고 되어 있어요) 6층으로 올라가요. 대기실이 5층이니 한 층 위로 올라가는 거랍니다. 시험장에는 좀 전에 부여받은 번호가 붙은 작업대가 있어요. 작업대 오른쪽에는 반죽기가 놓여있답니다.


다른 시험장은 반죽기가 따로 있다고도 들었는데 남부는 개인별 반죽기가 바로 오른쪽에 붙어있어요.


시험장에 들어가면


첫째, 3분 정도 짐을 정리할 시간을 줘요. 이때 준비해온 행주와 여러 집기류들을 꺼내 놨어요.


둘째, 각 기계 사용법들을 설명해줘요. 기계 사용법을 모르면 시험 중간에도 도와주시는 분들께 여쭤볼 수 있어요.


셋째, 시험 출제 품목이 적힌 종이를 나눠주고 가배합 시간을 줘요. 대략적으로 재료를 가져갈 수 있는 시간이에요. 시험장 앞에 놓인 재료들을 적당량 가져가서 자신의 작업대에 놓고 계량 준비를 하는 과정이에요.


넷째, 계량시간. 재료의 종류에 따라 계량시간이 달라져요. 종류별로 1분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10가지면 10분.


다섯째, 계량이 맞게 됐는지 심사하는 시간.


여섯째, 남은 재료 반납.


그리고 시험 시작.


저는 시험 전전날 초코머핀을 학원에서 배웠었어요. 그리고 곧바로 나온 초코머핀. 속으로 '다행이다'를 외치며 반죽기를 만지기 시작했답니다. 반죽기에 훅을 끼우면서 말이죠... 원래는 휘퍼를 끼워야 한답니다. 나중에 실수를 깨닫고 다시 바꿨답니다.


재료를 가지러 가면서도 사람들과 부딪칠 뻔 했어요. 서로 긴장한 탓이겠죠. 그래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했답니다.


사과를 하는 게 뭐 특별하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나중에 알고 보니 시험장 내에서는 어떤 말을 나누는 것 자체가 금지였어요. 만약 서로 부딪칠 뻔 했거나 한다면 목례를 할 수도 있었던 거죠. 이건 시험 전에도 안내를 해주시는 건데 제가 너무 긴장해서 듣지 못했나봐요. 두 번째 시험을 보기 위해 준비하던 대기실에서는 이 말에 대한 안내가 들리더군요. "시험장 내에서는 어떠한 대화도 금지.."


이런 저런 실수가 가득했던 첫 시험의 결과는 불합격! 시간 안에 제품을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해서 실망이 컸어요. 조금은 기대를 하고 있었거든요. 실망감을 뒤로 하고 다시 2번째 시험 접수를 했답니다.


두 번째 시험, 쇼트브레드쿠키


첫 시험에 불합격하고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들기 시작했어요. "물론 될 때까지 한다!"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그 될 때가 언제일까라는 의문이 생겨난 거죠.


첫 시험에서 과정의 실수가 있었다고는 했지만  완성품이 좋았다면 합격했을 거거든요.  실기시험에서 제품 점수는 40점이고 과정 점수가 60점. 총 100점 만점에 60점을 맞으면 합격이에요.


두 번째 시험을 신청하고는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그냥 조용하게 시험보고 와서 나중에 좋은 결과가 있을 때 말하려고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시험이니 그냥 될 때까지 묵묵하게 시험장을 오갈 생각이었답니다. 첫 시험 전에 함께 기대해주고 불합격했다는 말에 위로해주는 게 마음에 걸렸거든요.


처음보다는 익숙했던 두번째 시험날.
시험품목을 받아들고 보니 "쇼트브레드쿠키".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뭐부터 하지..라는 생각이 한가득. 품목 주의사항에 크림법으로 되어 있고 만드는 방법이야 대략적으로 안다지만 세세한 과정들이 기억속에서 소멸된 거죠.

학원에서 만들었던 쇼트브레드쿠키


일단 계량은 무사하게 완료.

크림법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기억속에 떠올려 시험장에서 허락된 종이(각 수험자들에게 종이를 한 장씩 줘요. 이 종이는 시험 후 걷어가요)에 간략하게 메모했어요.


그리고 시작.

열심히 유지를 크림화시키고, 설탕을 넣어 다 녹였어요(원래 쇼트브레드쿠키는 그러면 안 되는 건데 말이죠). 계란을 넣고 또 최대한 크림화. 가루 넣고 반죽 온도를 재는데 28도. 20도를 맞춰야하는데 말이죠(나중에 학원 선생님께 여쭤보니 얼음을 주지 않는 한 여름에는 온도가 높아지는 게 당연하다고 하셔서 안심했어요.나만 그런 게 아니라면 심사하시는 분도 점수에 감안해주셨을 것 같은 기분).


속으로는 울상이 되었지만 표정관리하고 만들기 시작. 잠시 냉장고에 휴지시켰다가 꺼내서 밀대로 밀고 틀로 찍어냈어요.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해서 마감 30분 전 오븐에 반죽이 들어갔답니다. 적어도 15분은 구워야하는 품목이라 속으로 계속 시간 계획을 짰어요. 오븐에 반죽이 들어간 15분 동안은 빠르게 주변 정리를 시작했답니다. 닦고 쓸고 그릇 정리하고. 그때까지 반죽을 오븐에 넣지 못한 분들도 몇 계셨어요. 첫 시험인 초코머핀과 비교했을 때 생각보다 시간이 정말 촉박했어요.


오븐에서 제품을 꺼내 진열대에 진열을 하고 마치니 마감 10분전. 제품은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어요. 크림화를 많이 해서 살짝 퍼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계란칠이 예쁘게 돼서 다행이었답니다


그렇게 저의 2번째 시험은 끝이 났답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 결과는 약 1주일 뒤에 나와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으면 결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을텐데 바로 다음날부터 러시아 일정이 잡혀 있어서 일주일간 한국을 떠나있었답니다.


그리고 어제 발표.


오전 9시 발표에 맞춰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열었는데...합격!!! 와...이 기쁨!!


과정 중에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정말 다행이었고 감사했답니다.


글이 길었는데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시험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이겠죠. 만약 제과기능사나 제빵기능사를 준비하기로 마음 먹으셨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포기하지 않으면 꼭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 글이 그 도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소망합니다.


#홈베이킹 1 마들렌만들기 
#홈베이킹 2 소프트롤케이크만들기 
#홈베이킹 3 쇼트브레드쿠키만들기 
#홈베이킹 4 밤과자만들기 
#홈베이킹 5 사과파이만들기 
#홈베이킹 6 호두파이만들기 
#홈베이킹 7 마카롱만들기 
#홈베이킹 8 젤리롤케이크만들기 
#홈베이킹 9  호밀빵만들기 
#홈베이킹 10 단과자빵만들기

#홈베이킹 11 흑미쌀롤케이크만들기

*제과기능사와 제빵기능사 품목에 나오는 레시피는 그림이 완성되면 계속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홈베이킹11, 흑미쌀롤케이크 만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