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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성윤 Sep 27. 2017

결혼이요?
선배를 보니까 하기 싫어져요!

"미혼이 아니라 비혼입니다"

오늘도 야근이다. 야근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오늘 야근의 이유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수가 퇴근하지 못해서 야근을 하고 있는데 정작 사수는 일을 하지 않고 있다. 

"선배님 퇴근 안 하세요?" 뜻 밖에 놀라운 대답을 들었다. "요즘 애가 잠을 열두 시 넘어서 자. 들어가면 애 봐야 하잖아. 들어가는 게 더 힘들어..." 결국 자기 집안일 하기 싫어서 우리 모두가 야근을 하는 셈이다. 그래도 오늘은 야근하는 이유라도 아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결혼한 언니 오빠들은 연애 많이 해보고 얼른 결혼하라는데 사실 사수만 보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OO씨도 결혼해야지?" 다른 회사 선배의 말에 속으로 대답했다. 

"저 선배를 보니까 하기 싫어져요!"


"저게 여자라고 봐줬더니 말이야! 너 네 남편에게 고맙다고 말해라. 너 같은 여자랑 같이 살아주니까"

"뭐 임신?! 대체 애를 몇이나 나는 거야! 애가 둘인데 또? 참 이기적이다! 애 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임신이야"

"진짜 여자들이 문제야. 기껏 교육하면 결혼에, 임신에, 남편에, 애기에, 핑계도 많아!"

드라마 미생 대사 중 일부다. 드라마를 볼 땐 대학생이라 과장된 대사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취직한 친구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친구는 여자 선배들이 겪은 걸 보면 결혼하기가 무서워진다고 얘기했다. 

최근 친구, 지인들과 나눈 대화다. 한 때 결혼 비용, 값 비싼 집, 육아 문제 등을 이유로 결혼을 못하겠다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여러 기사를 통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청년들은 '못'하는 결혼을 넘어 '안' 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는 미혼이 아니라 비혼이라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어떻게 하면 개선이 될지 도통 답이 나오지 않는다. 법이 잘못되었다면 법을 고치면 되지만,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문화와 인식 바뀌어야 한다는 답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육아가 여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문화, 임신은 비난이 아니라 축복받아야 마땅하다는 인식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문화를 만들어가는 시작은 교육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형식적으로 진행되었던 학교 내의 성 평등 교육, 직장 내 성 평등 문화 만들기가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아이는 여자만 돌보는 것이라던지, 결혼을 강요하는 구시대적인 고정관념에서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 

2017년 대한민국 청년들의 비혼 선언은 구시대적인 발상과의 단절을 공표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사회가 응답해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요즘 젊은 애들은 왜 그렇게 결혼을 안 하는 것 같냐?"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그동안 얼버무렸던 대답을 이 글을 빌려 대신한다. "선배를 보면 하고 싶겠어요?"

프롤로그 "정치는 볼드모트가 아니야!"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0

우리가 개새끼라고? 왈왈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2

2016년 청년들은 왜?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3

춤추고 싶으면 홍대 클럽 갈게요. 정당은 아니네요.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4

19금 정치는 직무유기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5

과연 저들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을까?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8

청년들이 뭘 알아? "우리도 알 건 압니다!" https://brunch.co.kr/@youthpolitica/89

회식은 야근이야! https://brunch.co.kr/@youthpolitica/91

야근... 두꺼비집을 내릴까? https://brunch.co.kr/@youthpolitica/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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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 학생도 못 푸는 수능? https://brunch.co.kr/@youthpolitica/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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