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새넷연수 in 부산: 팀리더십으로 탄생하는 새로운 학교

포럼&이슈 / 윤예니 선생님_부산새넷


“함 해보입시더.”

그 말 한마디로 충분했던 것 같아요. 일단 해 보는 거죠. 부산의 전국연수 준비 과정은 말 그대로 팀리더십이었습니다. 그래서 운영위원장님이 ‘다 알아서 하더라고요.’라고 말씀하셨나 봐요. 모두가 주인이면 일이 힘들지 않게 느껴지니까요.


첫째 날 15일 오전에는 ‘지속가능한 혁신교육을 위한 준비모임’의 협조와 부산대학교 혁신교육과의 지원으로 부산다행복한마당과 겸하여 여는 강의를 준비했어요. 요즘 화두인 학교자율시간을 다루었지요. 주양초, 구포초, 반송중, 부경고 네 학교의 학교자율교육과정 준비 과정 및 실천 사례를 나누고 옥천여중 김미숙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어요. 괜히 뿌듯했습니다. 부산 다행복학교에 근무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서 많이 참석해 주셨는데, 덕분에 새넷 회원 가입도 꽤 이루어졌어요.


오후에는 「대리 사회」,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훈의 시대」를 쓰신 김민섭 작가님의 강연을 들었어요. 김민섭 작가님은 조곤조곤 차분하게 말씀하시는데 이상하게도 그 어떤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재미있어요. 작가님은 풍요롭고 편안한 삶이 지속되면 안주하게 될까 봐 늘 육체노동을 하는데, 요즘에는 ‘탁송’으로 교통비(?)를 아끼며 지방 강연을 다니신대요. 소박하지만 따뜻한 작가님의 에피소드에 웃고 감동받고 깨닫는 시간이었어요. 다정함을 퍼트리고 그 힘을 모아 또 다른 다정함을 만들어 내는 작가님의 마음과 우리가 참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쉬지 않고 이성희 선생님과 최현숙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놀이 수업이 이어졌어요. 선생님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보드게임은 다모임에서 꼭 활용해 보고 싶었습니다. 푹 빠져서 놀다 보니 저녁 식사를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였어요. 늘 멋진 놀이를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나물국밥 한 사바리 땡기고, 수일여중 오윤주 선생님의 저녁 강의를 들었습니다. 팀리더십에 관한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을 정리해 주셨지요. 이번 연수는 ‘팀리더십’을 주제로 이루어졌는데, 새로 발간된 새넷 총서 「훌륭한 학교는 어떻게 팀이 되는가」는 팀리더십을 학교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친절하고 자세히 설명해 주는 개론서 같아요. 책의 안내에 따라 차근차근 따라가면 어떤 학교든지 팀으로서의 학교로 변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답니다.


둘째 날은 선택 강좌로 이루어져서 모두 들으러 갈 수 없음이 아쉬운 하루였습니다. 오전에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들을 수 있었어요. 고산별빛초 문숙정 선생님의 입담으로 강의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었지요. 신설 학교에서 신규 교사들과 처음부터 하나하나씩 비전과 규범을 만들어 나간 이야기는 웃프면서도 그 과정을 이끄신 선생님의 넓은 마음에 감동이 밀려왔어요. 연수에 참석할 때마다 닮고 싶은 사람이 자꾸만 늘어서 큰일입니다.


오산운산초 김명희 선생님의 강의를 연달아 들으며 팀리더십으로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로드맵이 머릿속에 그려졌어요. 족집게 강사님처럼 이해가 쏙쏙 되도록 알려주셔서 2월 신학기 준비 기간을 더욱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강의라면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들어도 끝남이 아쉽겠지요.


셋째 날에는 부산에서 준비한 부마길 현장 탐방이 진행되었습니다. 부산에 왔는데, 부산대에 왔는데, 부마민주항쟁을 느끼지 못하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부산대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부마민주항쟁의 발자취를 느끼고, 금지곡 이야기 공연도 함께 즐기며 그때 그 시절을 잠시나마 적셔보았습니다. 추운 날씨였지만 선생님들과 함께여서 따스했던 것 같아요.


새넷 전국연수에 오면 늘 엄청난 에너지를 받고 가는데, 이번 연수는 특히 크게 성장한 기분까지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숨 돌릴 틈 없는 2박 3일이지만 항상 이 힘으로 새 학기를 시작하는 것 같아요. 연수를 준비해 주시고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에너지를 보냅니다. 김민섭 작가님의 말씀처럼 ‘당신이 당신의 학교가 당신의 지역이 모두 잘 되면 좋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4 겨울호 목차

1. 시론
2. 포럼&이슈
3. 특집
4. 수업 나누기 정보 더하기
5. 티처뷰
6. 전국NET소식
7. 이 책 한 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AI디지털교과서라는 선택, 교실을 혁명시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