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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Nov 26. 2022

계단 오르내리기 숫자를 곱하기로 연결하기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개발 9

아이가 계단을 보더니 전에 산에 오르며 계단 숫자를 헤아리던 추억이 떠올랐는지, 아빠가 계단을 몇 개 갔는지 세어 달라고 합니다.


70개의 계단을 오르내리다

그래 놓고서 스스로 앞서 숫자를 셉니다. 숫자가 커지자 중간에 빠뜨리는 경우가 있어 제가 교정을 해주었더니 모두 70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뒤돌아 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이번에는 세지 않아도 지금까지 70개 계단을 지난 것을 아니까, '70 곱하기 2는 140'이라고 말합니다. <구구단 모르고도 곱하기 공부하기>를 비롯해서 여러 차례 같은 수 더하기를 곱하기로 바꾸는 패턴을 아이가 기억하고 있으리라 짐작하고 한 행동입니다.


아이가 뭔지 안다는 듯한 표정이지만 당연히[1] 정확히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집에 가서 왜 140인지 해볼까?'하고 의견을 물었더니, 아이가 예상대로 '네'하고 답을 합니다.


계단 오르기 경험과 두 개의 수식을 연결하다

집에 와서 아이에게 의욕이 있는지 한번 더 확인합니다. 아이가 의욕을 드러내기 위해 종이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계단을 오르내린 두 차례를 제가 종이에 묘사하고 곱하기가 들어간 수식으로 표현합니다. 그랬더니 아이도 똑같이 따라 합니다. 숫자만 써도 된다고 개입을 했더니 아니라며 똑같이 하고 싶어 합니다. 아이의 욕망을 그대로 받아줘야 한다는 사실을 또 잊었습니다. 이렇게 또 '개취인정'을 복습합니다.

이번에는 계단 숫자를 더하기로 표현한 식을 아이가 쓰게 했습니다. 아이가 덧셈을 이해하게 하려는 시도는 아니고, 그저 몸으로 익히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시각적 흔적을 기억에 남기고, 손으로 써본 경험을 갖게 하려는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물과 곱하기를 연결하기

이때 아이 엄마가 귤을 까서 주고 갑니다. 마침 귤이 두 개씩 나뉘어 있어서 좋은 예가 될 듯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종이 위에 배열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아빠가 먹는 것으로 장난치지 말라고 해놓고, 아빠가 그렇게 하네?'라고 따져 묻습니다.

아이의 말에 난감해진 저는 종이 위의 귤을 아이와 나눠 먹으며 2 더하기로 계속한 것과 둘씩 곱하는 것이 같은 결과를 낳는다는 설명을 덧붙입니다. 이 역시 아이가 온전히 이해하길 바라는 것은 아니고 기억에 무언가를 남기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도형과 곱하기를 연결하기

귤 대신에 안전하게(?) 도형을 그려서 표현했습니다. 아이는 돼지코로 더하기를 하는 것이 처음이라며 재미있어했습니다.

곧이어 '2 x 4'가 거꾸로 '4 x 2'로 해도 결과가 같다는 사실을 무척 신기해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구구단 모르고도 곱하기 공부하기> 편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뿌듯한 순간입니다. 찾아보니 당시에는 장기알로 비슷한 학습 놀이[2]를 했습니다.


행과 열로 곱하기를 표현해보기

이번에는 종이를 잘라 8까지 숫자를 쓰고 아이에게 마음대로 줄을 세워보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줄을 세운다'는 말이 어떤 행동을 말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시범을 보였습니다.

알겠다며 아이가 해보고 싶어 했습니다. 8개로 아빠와 똑같이 해보게 한 후에 이번에는 4까지 종이 조각을 주고 줄을 세우게 한 다음에는 행과 열에 번호를 써보고 곱하기와 연결시켰습니다.

구구단도 모르는 6살 아이가 식을 따라쓰는 일은 그저 여행지의 풍경 정도로 기억을 남기려는 의도입니다. 무리하게 곱하기를 가르칠 의도는 없습니다. 6개로도 해봅니다. 아직 아이가 숫자와 행과 열의 개수를 연결하여 인지하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종이를 휙 돌려서 가로와 세로가 바뀌게 해도 결과가 같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더니 무언가 이해한 듯이 따라 해보고 즐거워합니다.

이쯤에서 여정을 마치기로 합니다.


주석

[1] 8살 형을 따라 더하기를 놀이처럼 해보긴 하지만 덧셈은 물론 곱하기를 아직 배우지 않은 6살입니다.

[2] 맥락에 따라 '학습 여행'과 '학습 놀이'를 병행하기로 합니다.


지난 아기발걸음 학습법의 개발 연재

1. 항해하듯 아이와 밀당하기

2. 민첩하게 우연을 활용하기

3. 유아 주도 학습을 위해 배경음이 되기

4. 구구단 모르고도 곱하기 공부하기

5. 형을 따라하는 아이를 돕기

6. 7살 되려면 몇 밤 자야해요?

7. 키보드로 포켓몬 쓰기 학습 여행

8. 아이의 호기심에서 출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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