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 19사태를 맞아 디지털 시대로 대대적 전환이 예상된다. 지난 시간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본 개념>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금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 사례를 차례로 살펴보겠다.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우리 고객들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강한 욕망’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고객을 '집단'차원이 아닌 '개인' 단위로 세분화하여 이전보다 고객들 삶 속에 깊숙이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끄는 기업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
8. 애플(Apple)
9. 나이키(Nike)
10. 던킨(Dunkin')
11. 언더아머(UNDER ARMOUR)
12. 버거킹(Burgerking)
- 두 번째 이야기
- 세 번째 이야기
- 업데이트 예정 -
최근 버거킹은 차별화된 디지털 마케팅으로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2019 칸 광고제 3개 부문(DIRECT LIONS /MOBILE LIONS /TITANIUM LIONS)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Whopper detour’는 홍보과 비즈니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2018년 12월 4일~12일까지 진행된 ‘Whopper detour’는 지오펜싱(Geofencing)기술을 이용해 맥도날드 매장 180m 반경에서 버거킹 모바일 앱으로 와퍼를 주문하면 1센트에 판매하는 프로모션 활동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D6uuEQmn5vQ
* 지오펜싱(Geofencing)
특정 구역에 대한 사용자 출입 현황을 알려주는 위치기반 서비스
상기 이벤트는 9일 캠페인 기간 150만 건이 넘는 앱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며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 전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한다 또한, 버거킹에 관한 트위터 멘션은 818% 증가, 총 4천만 달러에 육박하는 미디어 홍보 효과를 끌어내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2019년 3월에는 브라질에서 'Burn That Ad' 캠페인을 진행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hXW8_7CaHM
Burn That Ad 캠페인은 버거킹 앱 내에서 증강현실(AR)기술을 활용했다. 맥도날드 같은 경쟁사의 광고, 쿠폰, 옥외광고 등에 갖다 대면 해당 광고가 화염에 휩싸이는 이미지로 변한다. 화염에 휩싸이는 이미지는 버거킹 직화 방식(Flame-Broiling)을 표현한 것이다. 버거킹 앱으로 광고를 태우면 인근 버거킹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료 와퍼 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상기 캠페인은 사전에 모바일 앱으로 버거를 주문하고 매장에서 주문한 제품을 가져갈 수 있는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와 같은 개념인 BK Express 출시를 기념해 진행했다. 캠페인 런칭 후 한 달 만에 100만 건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모바일 앱을 통한 판매 실적이 56.4%가 증가했다.
Burn That Ad 캠페인은 마찬가지로 2019년 칸 광고제에서 4개 부분 수상했다.
최근 버거킹을 포함한 대다수 패스트푸드 기업들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즉, '디지털 관점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것(All things Digital)' 과정을 서서히 완성해가고 있다. 이미 무인 키오스크(KIOSK)로 주문을 대신하고 있으며 앱으로 주문하면 집 앞까지 배달이 가능하다.
지난 2018년 8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신호상 버거킹코리아 마케팅 총괄이사는 QSR(Quick Service Restaurant) 최초로 옴니채널(Omni-Channel) 구축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7년 12월 버거킹의 모바일앱을 전면 개편하며 30~40% 할인을 제공하는 쿠폰 서비스를 대폭 늘렸다고 한다. 다운로드 수는 1년 만에 2배(240만 건)로 늘었고 매출도 수직으로 상승했다. 기존에 배달을 위해서만 이용했던 앱이 구매를 유도하는 툴로 재편된 것이다
신 이사는 “쿠폰을 통해 버거킹을 접해보지 못한 신규고객을 끌어들인 점, 기존 버거킹 고객의 충성도를 더욱 강화한 점, 두 가지 효과를 얻고 있다”며 “스토어채널(매장)과 홈 딜리버리(배달) 채널 간의 시너지를 구현했다”고 했다.
버거킹과 같이 우리 주변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이뤄지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파격적이라기보다는 매우 현실적이다.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디지털을 수용하는 방식은 보다 많은 기업들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버거킹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알아보기 전에 버거킹 성장사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즉, '디지털 관점으로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것(All things Digital)'도 알고 보면 결국 오늘날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를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 '디지털 대전환'과 같은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1. 버거킹 성장 스토리 - 내가 제일 잘나가! (feat. 맥도날드)
2. 버거킹 마케팅 전략 - '도발'과 '힙' 스러움으로 Old 한 이미지 탈출
3. 버거킹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서막 - 모바일 앱(App)활동 강화
1. 버거킹 성장 스토리 - 내가 제일 잘나가! (feat. 맥도날드)
버거킹 창업자 제임스 맥라모어(James W.McLamore)는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20대 후반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다. 졸업 후 레스토랑 매니저로 일하면서 햄버거 프랜차이즈 사업에 비전을 본 것이다.
그는 당시 샌바니디노의 유명 레스토랑이었던 '맥도날드'에 방문했는데 맥도날드 매장을 보자마자 패스트푸드가 유망한 사업 아이템이라고 확신한다.
1954년 맥라모어는 코넬대에서 함께 공부했던 데이비드 에드거턴(David Edgerton)과 함께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인스타 버거킹(Insta-Burger King)'이란 가게를 연다. 인스타는 그릴 기계 이름으로 한꺼번에 12장씩, 시간당 400개 햄버거 패티를 구울 수 있는 기계였다.
참고로 미국 패스트푸드 개척자인 맥도날드는 1948년 캘리포니아의 샌버너디노(San Bernardino)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지던 시절 맥도날드는 운전자들이 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맥도날드 드라이브 인 레스토랑'이라는 가게를 오픈했다. 당시 드라이브 인 레스토랑은 손님이 직접 제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웨이트리스가 차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고 조리한 햄버거를 가져다주는 카홉 방식(carhop)이었다.
두 형제는 영업은 잘되었지만 매출과 수익 대부분이 햄버거와 음료에서 온다는 것을 깨닫고 인건비가 많이 드는 카홉(carhop)서비스를 폐지하고 작업 능률을 더 효율적으로 개선하고자 '빠른 서비스 시스템(Speedy Service System)'도입한다.
헨리 포드 자동차 공장과 같은 분업화 방식에 기초한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30초 안에 햄버거를 만들 수 있었다. 예를 들면 한 명은 패티를 굽고 한 명은 번(Bun)을 굽는 형태다.
메뉴도 햄버거, 치즈버거, 프렌치 프라이 3종으로 한정한다. 이러한 특이한 시스템은 1952년 아메리칸 레스토랑 매거진에 실리기도 한다.
당시 맥도날드 밀크쉐이크 믹서기 영업사원이던 레이 크록(Ray Kroc)은 이러한 맥도날드 시스템에 큰 감명을 받았다. 마침내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McDonald's)란 이름을 자기 명의로 상표등록(trademark)을 마치며 전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한다. 당시 그의 나이는 52세였다.
버거킹은 맥도날드와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직화 방식을 사용해 패티 육즙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가스 그릴을 고안한다. 가게 이름도 '인스타'를 빼고 '버거킹'으로 바꾼다. 이때 제임스 맥라모어의 나이는 33세, 데이비드에드거턴은 32세였다.
현재, 버거킹 본사는 마이애미에 있다.
그런데 최초 오픈한 1953년 버거킹(당시 인스타버거킹) 매장은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있다. 당시 버거킹 설립자는 케이스 J 크레이머(Keith J. Kramer)와 그의 처삼촌인 매슈 번스(Matthew Burns)였다.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아이템을 찾고 있던 제임스 맥라모어와 데이비드 R에저턴은 마이애미 내에 버거킹 프랜차이점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사업권을 따냈고 사업이 잘되자 1959년 버거킹(당시 인스타 버거킹)을 전체 인수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 버거킹의 본사는 잭슨빌이 아닌 마이애미에 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 둘 다 한때 자신의 파트너이자 고용인이었던 이들에게 회사를 넘기게 된 것이다. 훗날 비슷한 일은 스타벅스에도 일어난다.
아무튼 버거킹 성장에 맥도날드는 큰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것이 지난 60여 년 간 이어지며 지금까지도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양 회사를 이끄는 대표메뉴는 '빅맥'과 '와퍼'이다.
196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시범적으로 판매된 후 이듬해 전국 출시된 맥도날드 '빅맥'은 출시 1년 만에 50억개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버거킹의 '와퍼'는 빅맥보다 10여 년 일찍 출시한 제품으로 해마다 13억 개 씩 판매되고 있는 버거킹 대표메뉴다.
버거킹은 1950~1960년대 대부분 퀵 서비스 레스토랑(Quick Service Restaurant)들이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방식을 채택했던 것과 달리 다인 인(Dine-in)을 강화해 깨끗한 실내에서 식사할 수 있는 셀프서비스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60초 안에 막 조리된 따스한 음식을 받을 수 있고 팁도 없으며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버거킹은 고객들이 자유롭게 채소, 소스, 베이컨, 치즈 등 버거의 재료를 조정할 수 있는데 1974년부터 시작한 '당신의 방식대로 드세요(Have It Your Way)'라는 캐치프레이즈는 현재까지 버거킹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 엑스트라로 400원 추가하면 기본적인 속 재료를 1.5배 추가해 준다. 물론, 개별로도 조정이 가능하다.
버거킹 KOREA는 1984년 4월 20일 서울의 중심 상권인 종로에 1호점을 열었다.
1988년 3월 2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첫 매장을 낸 맥도날드보다 4년 정도 일찍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영업 부진으로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지만 최근 3년간 역주행하며 적어도 한국 내에서 맥도날드와 거의 대등한 매장 수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버거킹은 코로나 사태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장 12% 증가했으며 2020년 현재 약 391개 매장이 영업 중이다. 참고로 맥도날드 매장은 전국에 400여 개가 있다. 맥도날드 매장은 2015년 381개, 2016년 436개, 2017년 447개로 늘었지만 2018년 지역 랜드마크였던 신촌점을 비롯해 서울 사당점, 부산 서면점 등 주요 점포 20여 개가 문을 닫았다.
반면 버거킹 매장은 2016년 266개에 불과했으나 2017년 340개, 2018년 370여 개로 급격히 늘었으며 현재 약 391개에 이른다. 2016년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사건’으로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프리미엄 버거 판매에 부진을 겪으면서 버거킹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평가다.
버거킹 매출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 2019년 버거킹 코리아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50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버거킹 브랜드 운영사인 비케이알의 지난해 매출은 50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8% 성장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81억 원, 58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01.6%, 37% 증가했다.
버거킹 실적 개선은 GLOBAL 버거킹에서도 같은 흐름을 보인다.
버거킹 대표 메뉴인 와퍼가 웬디스, 서브웨이 등 위협을 받으며 위기에 빠졌던 버거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추락하기 시작한다.
2009년 25억 4천만 달러(약 3조 원)였던 버거킹의 연 매출은 2013년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억 5천만 달러(약 1조 4천억 원)로 떨어졌다. 회사가 위기를 겪자 소유주였던 TPG(Texas Pacific Group)와 베인캐피털, 골드만삭스는 2010년에 버거킹을 사모펀드 3G 캐피털에 매각하기에 이른다. 당시 버거킹의 부채는 7억 달러(약 8천억 원)가 넘는 상태였다.
이 시기 버거킹에 합류한 29세 젊은 CEO 다니엘 슈워츠(Daniel Schwartz)는 버거킹을 되살리기 위해 비용 부담이 큰 직영점을 대폭 줄이고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확대했으며 대표 메뉴 12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없애버리고 건강을 고려한 저 칼로리 감자튀김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다.
버거킹은 2014년 캐나다 커피 프랜차이즈 '팀 홀튼'과 합병하며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Restaurant Brands International)란 이름으로 상장 기업명을 바꿨다. 2014년 11억 달러 안팎이던 RBI의 연 매출은 2015년 40억 달러로 크게 상승했고 2017년 파파이스(Popeyes)까지 인수하며 현재 기업가치 약 350억 달러의 글로벌 대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참고로 2019년 맥도날드 매출액은 362억 달러 규모이고 버거킹은 216억 달러 규모다.
영원한 1등 맥도날드를 제치고 1위를 탈환할 꿈을 꾸고 있는 버거킹에는 과연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2편에 계속됩니다.)
본 칼럼은 지속적으로 연재됩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