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은 이것으로 폭로된다 2탄
앞서 나를 발가벗기는 폭로자 아비투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봤다.
요약하면, 부동산 - 미디어 - 브랜드의 시대에 사람들은 어디 사는지, 무얼 보는지, 어떤 브랜드를 이용하는지로 서로를 보여주고 나를 말해준다. 왜냐? 사람들은 서로를 구별 짓고 싶어 하는 존재라는 것.
여기에 타인과 나를 구별 짓는 취향, 습관, 아우라 아비투스가 있다. 자산, 소득이 비슷해도 지식이나 문화적 취향, 그리고 심리 상태와 사회적 관계에 따라 완전히 다른 삶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같은 그룹 안에서도 다르게 분류가 된다. 나의 아비투스를 잘못 정의하면 경쟁력이 약해질 수도 있고, 사람의 마음을 얻기 어려울 수도 또 타인을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나의 실체를 폭로하는 아비투스에 정의되지 말고,
내가 정의해나가야 한다.
오늘 담을 이야기는 나를 제대로 폭로하기 위해, 꼭 기억해야 할 아비투스의 7가지 사용법에 대하여.
대한민국이라는 세계에서 나를 만들고 정의하는 아비투스들이 어떤 것이 있을까? 다음 7가지 자본으로 아비투스로 나를 만들고 정의할 수 있다. 어떻게 내가 정의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더 강한 아비투스를 가질 수 있는지 현실적인 솔루션과 함께 담아본다.
#1 경제자본 / #2 심리자본 / #3 신체자본 / #4 언어자본
#5 지식자본 / #6 사회자본 / #7 문화자본
#1 경제자본 : 무엇을 가졌는가
행복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불행은 돈으로부터 온다.
대중이 가장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아비투스, 바로 경제자본. 얼마의 연봉을 받는지, 얼마의 자산을 가졌는지, 집은 마련되어 있는지. 경제자본의 아비투스를 키우기 위해 요즘 많이들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혹은 배달이나 스마트스토어로 N잡을 하고, 인스타나 유튜브, 블로그 같은 다양한 채널들을 운영하며 새로운 수익을 얻기도 한다.
이들의 목표는 얼마 벌기 그 자체가 아니다. 얼마를 벌어서 결국 좋은 집, 좋은 아파트를 갖는 것. 좋은 동네에 사는 것. 잘 보면 연예인, 배우, 학원강사, 코인투자자 등 큰돈을 번 이들의 공통점이 하나가 있다. 좋은 집을 산다. 좋은 차나 명품 옷이 자산이 될 수 없음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런데 옛날에는 좋은 집을 갖기 위해 10억이 꿈의 목표였다면 이제 그 돈으로는 서울의 번듯한 아파트 하나 살 수 없다. 꿈의 크기는 점점 빠르게 부풀어 오르고 있다.
대한민국은 부동산 공화국이다. 경기도에 낡은 아파트라도 내집마련을 해서 시작하고,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지방 갭투자라도 해서 하루빨리 이 공화국의 티켓을 사야 한다.
저기 저 멀리 위에 있는 강남이나 마용성 같은 아비투스를 보지 말고, 내 머리 바로 위에 있는 아비투스부터 손에 쥐고 한 단계씩 나아가야 한다. 주식, 코인. 불편한 진실이지만 현실세계에서 이걸로 큰돈 번 사람 거의 못 봤다. 부동산을 하는 사람은 자산을 이야기하고, 주식을 하는 사람은 수익률을 이야기한다. 시간이 지나면 그 규모가 달라진다. 주위에서 자력으로 자산을 키운 사람들은 모두 부동산이었다. (잘 된 사업가도 있지만, 사업가 역시도 부동산 투자로 시너지를 내고 있다.)
돈을 다루는 방식이 품격을 결정한다.
나의 돈을, 타인의 돈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돈을 이해하기 좋은 책
*함께 보면 좋은 이야기
#2 신체자본 : 어떻게 입고 관리하는가
지금 이 시대 출중한 외모는 경쟁력이다. 그런데 타고난 외모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입고 관리하는 것이다. 30대가 되어 주위 사람들을 볼 때 이렇게 나눠 보게 되더라. 운동을 하는 그룹과 하지 않는 그룹. 운동을 꾸준히 하는 그룹은 에너지가 다르고, 생동감이 차이가 있으며 운동을 할수록 나이에 멋이 더해진다. 반대로 운동을 하지 않는 그룹은 점점 시간에 끌려가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운동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입는 것. 패셔니스타처럼 잡지화보처럼 입으라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기본 선을 지키며 입는 것.
일상을 지내다가 평일에 점심을 먹으러 가는 다른 여러 회사원을 마주하게 되는데, 가장 보기 좋지 않은 것이 슬리퍼 신고 밖에 돌아다니기. 나 역시도 캐쥬얼하게 입고 일할 때가 많지만, 슬리퍼를 신고 일터에서 그것도 일터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기본을 벗어난 것이다. 그 사람이 아무리 일 잘하는 훌륭한 사람이라도 일터 근방에서 슬리퍼 신고 돌아가는 건 누군가의 눈에는 피씨방 가는 대학생처럼 보인다.
이번엔 부동산 경험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이전에 부동산 계약하던 어느 날, 우리쪽 중개사분이 늦게 나타났다. 하물며 세안도 안 하고 옷은 집에서 자다가 입은 채로 나온 듯했고, 머리는 부시시했다. 그 상태로 말을 하는데, 더 나아가 계약을 진행하는 내내 못 미더웠고 마지막에 복비를 보낼 때는 마음이 좋지 않더라. (계약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계약 당일에 디테일한 협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중개사의 역할 또한 중요하단 것을.) 반대로 빠릿빠릿 잘하는 중개인, 대출상담사 분들은 언제나 깔끔하셨던 것 같다. 경우 없이 아무렇게 입고 걸치는 건 쿨한고 털털한 게 아니라 낮은 아비투스에 불과하다.
#3 심리자본 : 어떻게 생각하고 상상하는가
외모에 더해 인성이 중요한 자본이다. 운이나 실력으로 치고 올라가도 인성논란이나 과거사로 한방에 날아가는 많은 사례들을 봤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감정과 인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독이다. 아무리 경제자본이 많아도 이것이 갖춰지지 않으면 종이장처럼 흔들리는 아비투스가 된다. 성인군자가 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인성이 뒤틀리면 같은 그룹에서 다른 아비투스로 비껴 나간다. 이것이 심리자본의 첫 번째 조건이다.
다양한 사람들 중에 가장 피해야 할 사람들은 부정적인 사람이다. 부정적인 사람은 괴물의 모습을 하고 타인까지 괴물로 만든다.
회사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뒤에서 험담하고, 편가르기를 하고 반대편 진영을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이 상승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 그는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고 힘들게 했다. 그러다가 그가 그려놓은 그림이 붕괴가 되고, 설 곳이 없어진 채 하루아침에 쫓기듯 떠났다. 스스로가 자신을 죽인 것이다. 그는 그 원인을 타인에게서 찾았고 뒷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괴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부정정인 생각, 불평하기, 남에 대한 안 좋은 생각을 담고 살아가는 것을 피했다면 다음은 무얼까. 회복탄력성이다. 회복탄력성이 뭘까? 누구나 좋을 때가 아니라 힘들 때 본성이 드러난다고 한다. 아플 때, 가진 게 없을 때, 위기에 처했을 때, 절박할 때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그때 좌절하지 않는 것, 타인 탓을 하지 않는 것, 실수에 대한 자신과 타인에 대한 관용. 이런 부분들이 회복탄력성이다. 이 부분은 충분히 훈련으로 바꿀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다. 작은 흔들림에 잘 대처해야, 큰 흔들림에도 버텨나갈 수 있다.
모나지 않은 인성과 부정적인 생각 피하기, 그리고 회복탄력성까지가 아비투스를 만드는 심리자본의 실체다.
#4 언어자본 : 어떻게 말하는가
미식의 창시자, 샤바랭이 이런 말을 했다.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할 수 있다." 이 소린 즉 무얼 먹는지로 그 사람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데 요즘 시대에는 그게 어렵다. 자기 전 치킨을 먹느냐, 평소 샐러드를 먹느냐 이런 걸로 일부 모습을 유추해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는 식생활이 집단적으로 변모하기 때문에 개인을 분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럼 어떤 게 있을까? 먹는 것 말고 개인이 누군지를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언어자본이다. 언어자본은 숨길 수가 없다. 5분만 대화를 하면 탄로가 난다. 언어를 생각을 나타내고, 생각은 그 사람 자체다.
유럽 궁정 귀족시대처럼 신분마다 쓰는 언어가 다른 시대는 아니다. 다만 말할 때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어느 소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떤 패턴으로 대화를 하는지에 따라서 아비투스는 명확하게 나뉜다. 예리한 사람은 대화를 통해 사람을 꿰뚫어 본다. 여기서의 언어란 말 외에, 몸짓 표정 자세 등 비언어적 행위까지 모두 포함한다.
아비투스의 저자 도리스 메리튼은 이렇게 솔루션을 말한다. 내용은 명료하게, 목소리는 정중하게 하고 나와 타인의 가치를 함께 높이라고. 나를 높이고 상대를 낮추는 대화는 결코 서로를 이롭지 않게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는 문제를 파기보단 해결 지향적이 되라고 한다. 문제만 파다가는 그 문제에 갇히게 된다. 중요한 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앞의 이 아비투스들을 하루아침에 바꾸거나 향상할 수는 없지만 이 아비투스를 바꾸거나 향상하기로 '마음먹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 빠르게 10억 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10억 부자의 마인드에 가깝게 키워갈 수 있다. 하루아침에 명품을 살 순 없지만 명품 같은 인성을 가꿔갈 수 있다. 운동선수까지 될 수는 없어도, 그들만큼의 건강한 신체리듬은 만들어낼 수 있다.
아비투스를 쌓는 것은
더 나은 나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마지막 아비투스의 3가지,
#지식자본 #사회자본 #문화자본
가장 보이지 않으면서 단기간에 쌓기 어려운 자본이다.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무엇을 알고 있는지는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 없다. 다음에는 이걸로 더 나은 아비투스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가 본다. (계속)
포르쉐와 에르메스 백이 겉모습을 매력적으로 꾸며줄 순 있지만 거기서 끝이다.
어떻게 사고하고 무엇을 즐기고 누구와 어울릴지 고민하자.
ㅡ 이우성(시인, 전 GQ에디터)
*참고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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