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아이로 내 인생에서 살아남기 1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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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오드아이로 내 인생에서 살아남기 : 짝눈? 네 맞아요!
오드아이로 내 인생에서 살아남기 : 너의 눈을 기다리며
아이들의 무구한 질문에 상처받지 않으면서도, 그들의 순수한 세계를 파괴하지 않는 '현실적인 대답'을 찾기 위해 나는 나름의 시뮬레이션을 거듭했어.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내린 결론은 의외로 간단하더라. 아이들에게 '다름'은 결코 '틀린 것'이나 '모자란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지. 어른들이 그것에 가치 판단의 꼬리표를 붙이기 전까지, 아이들에게 나의 오드아이는 그저 길가에서 마주친 보라색 꽃이나 하늘을 나는 신기한 모양의 구름처럼 흥미로운 '발견'일 뿐이니까.
그래서 나는 상황과 아이의 성향에 맞춰 골라 쓸 수 있는 몇 가지 대답 리스트를 마음속에 저장해두기로 했어.
첫 번째는 '다양성'의 관점이야.
"꽃들도 빨간 장미가 있고 노란 튤립이 있는 것처럼, 사람 눈동자 색깔도 다 똑같지는 않아. 이모는 세상을 조금 더 알록달록하게 보라고 하늘이 특별한 선물을 두 개나 준 거야." 아이들에게 '차이'가 얼마나 자연스러운 건지 알려주는 가장 정석적인 대답이지.
두 번째는 조금 더 현실적인 '기능'의 관점.
"우리 00이도 신발 왼쪽이랑 오른쪽 모양이 다르지? 그래도 걷는 데 아무 문제 없잖아. 이모 눈도 색깔은 조금 다르지만, 너희가 얼마나 예쁜지 아주아주 잘 보여. 그냥 조금 특별하게 생긴 것뿐이야." 다르다고 해서 어딘가 고장 난 게 아니라는 걸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설명해주는 방식이야.
마지막은 조금 더 낭만적인 '마법'의 관점이지.
"이 눈은 말이야, 이모만의 비밀 암호 같은 거야. 남들과 똑같지 않아서 신이 나를 더 빨리 찾을 수 있게 표시해둔 거지. 너는 이 눈을 보고 궁금해했으니까, 이제 너랑 나랑은 비밀 친구가 된 거네?" 호기심 많은 아이와 순식간에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답이 될 것 같아.
이 해답들을 정리하며 나는 비로소 깨달았어. 내가 그토록 아이들의 시선을 피했던 이유는 아이들이 나를 상처 줄까 봐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가 내 눈을 '비밀 암호'가 아닌 '치부'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아이들에게 건넬 다정한 문장들을 고르는 과정은 사실, 평생을 '왜 나만 다르냐'며 스스로를 할퀴어왔던 어린 시절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치유의 과정이었던 셈이야.
이제 나는 놀이터에서, 혹은 다음 명절 모임에서 내 눈을 궁금해할 작은 꼬마들을 이젠 조금 덜 무서워(?). 더 이상 비겁하게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 무구한 시선 속에 기꺼이 나를 내맡길 준비가 되었거든.
내 아이가 자라나 어느 날 불쑥 "엄마 눈은 왜 달라?"라고 물어오는 그 경이로운 순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환하고 단단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해 줄 거야.
엄마의 눈은 너라는 아름다운 세상을 더 특별하게 담기 위해 남다른 빛을 하나 더 품고 있는 거라고.
그 대답은 내가 평생 나 자신에게 듣고 싶었던,
그리고 이제야 비로소 스스로에게 들려줄 수 있게 된 가장 담백하고도 완벽한 대답이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