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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열 Jul 24. 2018

누가 내 맥주에 옥수수를 넣었을까

어쩐지 싱겁더라. 7월, 미국식 부가물 라거.

커버 사진은 본문과 관련이 없습니다


최근 주세법 개정안에 관련해 말이 많습니다. 결국 무산된 주세법 개정안은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에 다르게 적용되던 주세 체계를 보다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손보겠다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바로 앞으로 국산 맥주보다도 싸게 파는 수입 맥주를 볼 수 없게 되리라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나아가 국산 맥주 대기업들이 품질을 개선할 생각은 안 하고 수입 맥주를 규제하기 위해 로비를 했다는 의심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정말로 '수입맥주 4캔 만원', 혹은 그보다도 싼 수입 맥주를 볼 수 없게 될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이 '맛없는 국산 맥주' 이외의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맛없는 국산 맥주'는 전혀 새로운 토픽이 아닙니다. 몇 년 전부터 크래프트 맥주가 급격히 성장한 것도 '맛없는 국산 맥주'라는 대중의 인식을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도 맛이 없다'는 이코노미스트 기자 다니엘 튜더가 건드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말 국산 맥주는 맛이 없나요?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사이의 선호도 차이가 없었다는 기사가 신뢰받지 못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맛이라는 것은 굉장히 복합적이고 주관적인 것이어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을 하겠습니다.


정말 국산 맥주는 싱거울까요?


최대한 간단하게 대답하자면,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싱거움의 근원은, 이 또한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최대한 간단하게 대답하자면 옥수수가 들어가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안 그런 국산 맥주도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누가 내 맥주에 옥수수를 넣었나요?



유럽식 페일 라거


체코의 플젠에서 1842년 만든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맥주, 필스너 우르켈은 당시로서는 독보적인 투명함과 청량감으로 유럽 맥주시장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습니다. 적당한 보리의 바디감과 함께, 체코 자츠Saaz 지방의 쌉쌀한 홉으로 강하고 날카로운 맛을 낸 맥주입니다.


맥주의 본고장 뮌헨에서는 새로운 맥주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비교적 북쪽 독일 사람들은 새로운 필스너 맥주를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다만, 체코의 자츠Saaz 홉 대신 독일 사람들에게 익숙하며 가까이서 재배되는 할러타우Hallertau, 노블Noble 등 독일 품종의 홉을 썼습니다. 그 결과 체코 필스너, 혹은 보헤미안 필스너라고 불리는 체코의 원조 필스너보다는 쓴 맛이 다소 줄어든 독일식 필스너German Pilsener로 한 차례 변형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들이 대체로 여기에 해당됩니다. 벡스Becks, 비트부어거Bitburger 정도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조금 더 북쪽으로 올라가, 조상 대대로 무역을 통해 먹고 살던 네덜란드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의 유입에 대해 항상 개방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일부 마약이 합법이라는 이 자유의 나라에서는 체코로부터 건너온 새로운 맥주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1592년 설립된 네덜란드의 하이네켄Heineken과 1615년 설립된 그롤쉬Grolsch, 옆 나라 벨기에의 더 오래된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까지, 전통과 역사가 있는 양조장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새로운 하면 발효 맥주, 밝은 색의 페일 라거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라거 효모를 따로 배양하는데 성공해 학명에 이름을 남긴 덴마크의 칼스버그Carlsberg를 포함해, 유럽의 수많은 양조장은 체코의 필스너에서 유래한 페일 라거 스타일의 맥주로 큰 성공을 거둡니다. 이 맥주들을 유럽식 페일 라거European Pale Lager로 뭉뚱그려 말합니다.





미국식 부가물 라거


유럽에서 필스너가 유행하는 동안,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는 신대륙 개척이 한창이었습니다. 초기의 신대륙 개척은 영국과 아일랜드 등지에서 건너온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영국은 예로부터 에일의 본거지이자 유럽 대륙에서 일어난 필스너 유행의 영향도 가장 적게 받은 곳이었으니, 영국에서 온 이민자들은 미국에 와서도 고향에서 먹던 에일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하지만 개척이 진행될수록 중부, 동부 유럽에서 온 이민자들이 많아졌습니다. 버드와이저를 만든 아돌푸스 부시Busch는 그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 사람들은 이미 체코의 시원한 필스너 맥주에 입맛이 길들여진 사람들이었습니다. 뜨거운 캘리포니아의 태양 아래 이 사람들이 미지근한 에일 맥주에 만족할 리가 없었으나, 이들은 곧 크나큰 난관에 봉착합니다.


풍요의 땅, 기회의 땅 미국에서 자라는 보리는 유럽의 보리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유럽 보리는 보리 낱알이 두 개씩 붙어있는 반면, 신대륙의 보리는 무려 여섯 개의 보리 낱알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입니다. 6조 보리라고 부르는 이 품종은 2조 보리의 자연적인 돌연변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면적당 생산량이 높아 경제적이었지만, 맥주를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2조 보리와, 뭔가 더 풍성해 보이는 6조 보리의 차이



6조 보리는 껍질이 두껍고 단백질과 효소가 많은 대신 녹말 함량은 적습니다. 효소는 보리를 맥아화할 때, 곡물의 탄수화물 자원인 녹말을 효모가 먹어치울 수 있는 당으로 분해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녹말을 당으로 분해할 준비는 되었는데, 정작 녹말이 별로 없는 것입니다. 이 보리로 맥주를 만들어 보았더니, 단백질은 많고 탄수화물은 적어서 맛이 거칠고 청량하지가 않았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효소의 작용을 이해하지는 않았겠지만, 맥주에 옥수수를 넣어 녹말을 보충해주면 훨씬 부드럽고 맛있는 맥주가 만들어진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습니다. 옥수수에는 단백질과 효소는 적지만 녹말은 많기 때문입니다.


맥주에 옥수수, 혹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쌀을 넣는 것은 미국 이민자들에게 당연한 양조 방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렇게 미국으로 건너간 페일 라거, 노오란 옥수수가 들어가 색깔은 더 밝고 보리의 풍미는 떨어지는, 그 시절 미국에선 어쩔 수 없었던 페일 라거를 미국식 페일 라거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맥주의 타락


맥주에 옥수수를 넣기 시작한 것은 이처럼 불가피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불가피한 일에는 굉장한 장점이 수반되었는데, 바로 6조 보리가 2조 보리보다 생산량이 많고 경제적일 뿐더러, 보리보다 훨씬 저렴한 옥수수를 넣다보니 생산 원가가 매우 절감된다는 것입니다.


1900년대 초반, 눈부신 산업화를 이루며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된 미국에서 금주령마저 풀려버리자, 버드와이저를 만든 안호이저-부시Anheuser-Busch를 비롯해 어마어마한 규모로 맥주를 찍어내는 대기업들이 호황을 이룹니다. 이 기업들은 얼마나 맛있는 맥주를 만드는가에는 큰 관심이 없고, 그저 돈을 많이 벌고 싶어했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독일과 체코에서 온 이민지 조상님들이 만들던 옥수수 맥주는 최고의 핑계거리였습니다. '전통의 레시피'를 보전한다는 명목 하에, 이들은 옥수수를 잔뜩 넣어 값싸게 맥주를 생산해 냈습니다.


동시에, 점차 미국은 유럽의 맥주를 먹어본 적이 없는 이민 2세대, 3세대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이 소비자들은 옥수수가 들어가 싱거운 맥주를 먹으면서 '왜 이 맥주는 유럽에서 먹던 것보다 맛이 없지?'라는 의심을 품지 않았고, 버드와이저는 더 이상 맛있어질 필요가 사라졌습니다. 옥수수가 들어간 버드와이저는 1900년대 미국 사람들에게 충분히 시원하고, 충분히 달고, 적당히 쓰고, 충분히 취하며, 충분히 싼 음료였고, 아무도 그 이상의 예술 작품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2조 보리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며, 옥수수를 쓰지 않고도 충분히 청량하고 보리의 풍미가 가득 찬 맥주를 만들 수 있게 된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버드와이저-밀러-쿠어스, 이른바 BMC로 불리는 대기업들의 옥수수 맥주는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점을 부각시켜 어떤 맥주 스타일 분류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미국식 페일 라거를 미국식 부가물adjunct 라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비만의 나라 미국에서는 비만의 원인이 맥주가 아닌 맥도날도 때문이라는 것조차 망각한 채, 다이어트 맥주라는 명목 하에 옥수수 맥주를 더욱 싱겁게 만든 '라이트 라거'를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아시아의 부가물 라거


일본은 일찌감치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였는데, 그 중 하나가 제국주의, 그리고 또 하나가 맥주입니다. 일본의 맥주 문화는 1870년대 삿포로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일본을 대표하는 맥주 중 하나인 삿포로 맥주를 시작으로, 아사히, 기린, 산토리 등 친숙한 브랜드들이 일찍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일본의 맥주 기술은 주로 독일에서 왔다고 하지만, 일본 맥주는 처음부터 싱거운 미국식 부가물 라거를 닮았습니다. 독일, 체코식의 원조 필스너는 담백한 일본 음식, 특히 밥과 함께 반주로 곁들이기에는 너무 쓰기 때문입니다. 다만, 옥수수보다 흔히 재배되는 쌀을 넣는 것이 경제적이었기 때문에, 일본의 맥주는 자연히 쌀을 넣어 싱거운 미국식 부가물 라거 스타일로 발전했습니다. 맥주에 쌀을 넣는 일본의 행태를 신기하기 여긴 서양인들이 'Japanese rice lager'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였습니다.


당연하고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한국 맥주는 일본 맥주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대일본맥주 주식회사가 세운 조선맥주 주식회사, 기린맥주 주식회사가 세운 동양맥주 주식회사는 각각 지금의 하이트와 오비의 뿌리입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맥주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미군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아주 자연스럽게 굳어진, '옥수수 전분이 들어간 미국식 부가물 라거'가 바로 오늘날의 '맛없는 국산 맥주', 하이트와 카스입니다.



우리 맥주가 달라졌어요


처음에 소개한 것처럼,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는 불만은 하루이틀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대체로 보리 외의 부가물이 들어가고, 보리가 너무 조금 들어가서 싱겁다는 지적으로 귀결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양조장들이 이러한 지적을 완전히 무시해 온 것은 아닙니다.


하이트진로는 이와 같은 지적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해, 2006년 보리 외의 부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국내 최초의 올 몰트All malt 맥주, 하이트 프라임을 내놓았습니다. 지금의 하이트 맥스Max의 전신입니다.


하이트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오비에서도 가만히 있을 리가 없습니다. 카스맥주를 만드는 오비 역시 2011년 올 몰트 맥주를 내놓았으니, 그 이름은 바로 오비 골든 라거, 지금의 OB 프리미어 필스너입니다.


그리고 2014년, 하이트와 오비가 사이좋게 나눠가졌던 국내 맥주시장에 제3자가 등장합니다. 롯데는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으로 만들어 물 타지 않은 진짜 맥주'라는 문구와 함께, 역시 올 몰트 맥주인 클라우드Kloud를 출시했습니다. 


하이트의 맥스, 오비의 프리미어 필스너, 롯데의 클라우드, 세 맥주는 각각 하이트, 카스, 그리고 피츠 수퍼클리어를 만드는 세 맥주 대기업의 프리미엄 라인업에 해당됩니다. (롯데주류는 올 몰트 맥주인 클라우드를 먼저 만들었지만, 클라우드의 수익성이 저조해 피츠를 나중에 출시했다는 점에서 다른 두 기업과 순서가 다릅니다.)



세 '프리미엄' 맥주 모두 점유율 측면에서는 부가물 라거인 카스와 하이트에 크게 밀립니다. 하지만 식당, 호프집 등의 영업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카스와 하이트를 선호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세 맥주가 소비자에게 받는 사랑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세 맥주 모두 각자의 장점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식품연구원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세 맥주의 플라토 수치는 OB 프리미어 필스너 > 클라우드 > 하이트 맥스 순으로 높다고 합니다. 플라토 수치는 발효 전의 맥아즙의 비중을 나타내는 단위로, 플라토 수치가 높다는 것은 보리가 많이 들어갔으며, 결과적으로 맥주의 맛이 더 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OB 프리미어 필스너의 플라토 수치, 즉 보리 함량은 하이네켄, 스텔라 아르투아, 칼스버그 등 유럽의 페일 라거에 비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상업적인 맥주들의 플라토 수치는 대개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가 아니라서 정확한 비교가 힘들지만,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측정한 OB 프리미어 필스너의 플라토 수치 12.16, 혹은 오리지널 그래비티 1.049는 맥주 스타일을 체계적으로 분류한 BJCP(Beer Judge Certification Program)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미국식 라거(1.040-1.050), 국제적 페일 라거(1.042-1.050), 체코 페일 라거(1.028-1.044), 독일식 필스너(1.044-1.050) 등 비슷한 스타일의 표준 수치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플라토 수치는 발효를 시작하기 전 맥아즙wort의 비중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이 비중을 다른 말로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라고도 합니다. 맥아즙에는 물과 보리 외에 별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플라토 수치가 높다는 것은 보리의 농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리의 성분 중 포도당 등의 단당류는 이후 발효를 통해 알코올로 전환되기 때문에, 플라토 수치가 높아도 알코올 도수가 더 높으면 남아있는 보리의 당 성분은 오히려 적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발효되지 않는 다당류와 단백질 등 보리의 다른 성분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플라토 수치가 높을수록 보리의 고소함과 풍미가 풍부하다는 것은 대체로 맞는 말입니다.


물론 보리 함량이 전부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하이트 맥스는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는 것과 같이, '크림생맥주'라는 키워드를 통해 부드러운 맥주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편입니다. 반대로 오비 프리미어 필스너는, 보리가 많이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쌉쌀함이 강한 독일산 홉을 사용해 강한 맛의 원조 필스너에 가까운 맛을 표방하는 쪽입니다. 또한 같은 양의 보리로도 전혀 다른 맛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정답은 없지만 반칙은 있다.


지금까지, 체코에서 탄생한 필스너가 독일식, 유럽식, 미국식, 그리고 일본식을 거쳐 '맛없는 국산 맥주'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셨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 가운데 어딘가에서 맥주에 옥수수가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셨습니다.


옥수수 전분이 들어가 싱겁다는 것은 국산 맥주의 한 가지 문제점입니다. 옥수수 전분이 들어간 맥주와 올 몰트 맥주의 차이는 생각보다 분명합니다. 나란히 놓고 맛을 느끼면서 드셔보신다면 옥수수 시럽의 시큰한 단 맛을 아마도 구분하실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언제든 그 맛을 구분할 수 있게 되는 데에 그다지 많은 훈련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옥수수가 들어간 맥주가 올 몰트 맥주에 비해 곡물의 고소한 풍미가 떨어진다는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전부는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서 옥수수가 들어간 맥주의 맛을 더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이 문제를 해결한 올 몰트 국산 맥주도 여러 수입맥주보다 맛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정당한 생각입니다. 맛에 대한 선호는 틀린 것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선호가 잘못된 지식이나 편견에 기반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국산 맥주는 싱거워서 싫다'면서 오비 프리미어 필스너를 눈 앞에 두고 훨씬 비싼 아사히 수퍼드라이를 고르는 그런 일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자의 정확한 판단은 바로 그 소비자들이 애증하는 국산 맥주의 발전에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한 달에 한 종류씩, '이 달의 모범맥주'와 함께 진하고 시원한 맥주 이야기를 배달합니다.

이 시리즈는 대한민국 공군 교양카페 <휴머니스트>에 <이 달의 모범맥주>라는 제목으로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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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수제맥주? 맥주는 원래 수제였다.
10월: 옥토버페스트가 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
10월: 뮌헨 맥주가 거친 세상에서 살아남은 방법

11월: 모두가 겉으로만 아는 라거와 에일의 차이

11월: 영국, 에일, 그리고 IPA의 역사

12월: 이 독한 맥주도 누군가에게는 생명이었다

1월: 흔한 맥주라고 다 싸구려는 아니다

2월: 커피 대신 맥주로 스타벅스를 차려볼까

2월: 기네스의 질소충전포장: 맥주 거품의 과학

3월: 맥주가 너무 맛있어서 법에 구멍이 뚫렸다

4월: 세상의 모든 밀맥주

5월: 설탕으로 맥주를 덜 달게 하다

6월: IPA, 홉으로 맥주를 그리다


참고문헌

Tudor, D. (2012) "Fiery foods, boring beer" https://www.economist.com/news/business/21567120-dull-duopoly-crushes-microbrewers-fiery-food-boring-beer
Kemp, F. (2005) "International pale lagers" http://allaboutbeer.com/article/international-pale-lagers/
Payne, E. "Two-Row vs. Six-Row Barley" https://www.homebrewersassociation.org/zymurgy/zymurgy-extra-2-row-vs-6-row-barley/
중앙일보, "더 프리미어OB', 올 몰트중 '원맥즙 농도' 1위" 2015. 4. 14.
BJCP "2015 Style Guidelines" https://www.bjcp.org/docs/2015_Guidelines_Beer.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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