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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Aug 02. 2024

브런치 밑줄 그으며 읽기 (5)


뭔가에 도통하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서 중용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生而知之, 學而知之. 그리고 困而知之 다.     


생이지지는 말 그대로 나면서부터 안다는 거다. 예를 들면 트롯노래자랑에 나오는 어린아이들 같은 경우다. 그들을 보면 노래실력뿐 아니라 감성까지도 기성가수 빼박이어서 저건 전생에 가수 아니면 도저히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노래뿐 아니라 다방면으로 타고나는 천재적 기량을 나타내는 경우다.      


그다음 학이지지는 배워서 안다는 건데 대부분의 경우에 해당한다. 그리고 마지막 곤이지지는 삶의 고난, 고통을 통하여 경험치로 배우는 경우다.

결국 글 쓰는 것도 이 세 가지와 연관이 있다 본다. 타고난 글재주가 있거나 아니면 학문을 해서 글을 잘 쓰거나 그도 아니면 삶의 질곡을 겪다 보니 인생 책이 몇 권 될 분량의 이야깃거리가 나오거나 그런 식이다.      


어쨌든 세 가지 중 어느 하나가 우세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복합적일 것이다. 작가 유시민이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작가가 된 게 아니었던 거처럼 나도 글쓰기를 따로 공부한 적은 없다.

물론 유시민 작가도 논문 쓰는 공부는 했고 그러면서 두루 사회, 정치, 경제, 역사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통찰력이 생겨 ‘거꾸로 읽는 세계사’ 같은 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작가란 사람들은 다 조금의 타고난 재능에다 배우고 살면서 경험치가 더해져서 글을 쓰게 되는 듯하다.     


브런치는 글쓰기 플랫폼이고 글을 쓰면 다 작가라는 말도 해 주니 기왕 글을 쓸 바에야 그래도 글쓰기 표본이나 지침정도는 알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아래 최명숙 작가님의 나는 이렇게 쓴다 매거진은 그런 의미에서 무척 도움이 될 것 같다. 나의 글쓰기의 본질 은 동화와 소설도 쓰시며 글쓰기 강의도 하시는 작가님이 정리해 주신 글이라 그런지 군더더기가 없다. 글쓰기의 의미를 성찰과 표현으로 본 것도 나는 무척 공감한다.   


작가라면 고정관념이 없어야 한다. 고정관념으로 쓴 글은 지루하고 답답하기 때문이다. 나는 홈쇼핑을 혐오까지는 아니어도 시간 낭비로 보는데 홈쇼핑과 글쓰기 는 나의 그런 관념을 깨어주었다. 홈쇼핑 상품소개의 임팩트 있는 멘트나 텐션이 글쓰기와도 닮아있어 글쓰기에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

홈쇼핑을 즐겨 보시다 막춤도 추신다는 말에 빵^^터졌는데 사실 작가들은 그런 식의 열려있음과 에너지 순환을 하면서 글을 써야 글도 원할하게 나온다.

작가님이 글을 쓰고 아드님이 삽화를 그린 책도 출간하실 계획이라는데 기대된다. 모자브런치 작가  

      



나는 문창과나 국문과를 나오지 않았고 정식 글쓰기 공부를 해 본 적은 없기에 도서관에서 글쓰기에 관한 책을 두루 빌려보고 공부했다. 그러면서 글쓰기에 대한 나름대로 원칙은 있어야 할 것 같아 정리했던 글을 다시 꺼내보았다. 글쓰기 KISS의 원칙 


비틀고 은유적 압축적 표현을 하는 운문이 아닌 산문글에서는 논리가 우선이다.  글을 끌고 나가는 서사가 명확해야 의미전달이 잘 된다 본다. 그래서 나도 짧고 간략하게라는 “Keep it simple and short" 라는 KISS의 법칙을 명심하려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원칙대로 써지지도 않는 게 현실 글쓰기이기에 가능한 이 원칙을 염두에 두고 써 가려 노력할 뿐이다.     


나는 MBTI유형이 ENTJ다. 그 특성 중 하나가 비효율성 극혐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가독성 있는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두루 뭉실하거나 너무 딱딱하거나 현학적이거나 연결이 허술하면 나도 안 읽고 싶을 거다. 해서 공감으로 출발해서 논리가 있고 비교적 술술 읽히는 글을 선호한다.

브런치에서 가독성 있는 글쓰기 는 내 글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런 글을 지향하기에 써 본 글이다.


       



사르트르는 우리 인생을 B에서 D로 가는 과정 속의 C라 표현했다.

출생(Birth)과 죽음(Death) 사이의 수많은 선택들(Choice)로 이어지는 것이 인생이다.

태어나서 수많은 선택을 하며 살다 마지막 죽음으로 막을 내리는 한바탕 꿈같고 연극 같은 것이 인생살이다.


그러나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하기에는 인생 장면마다 얽힌 수많은 세부적 내용과 페이지들이 있고 각 페이지 문장마다 행간의 의미들과 감정들이 있다.      


부부도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가겠지만 남편을 먼저 보낸 것은 가장 가까운 인생의 파트너를 잃은 것이기에 남다른 충격이요 슬픔일 것이다. 그런 상실감을 잘 극복한 이야기는 우리도 언젠가는 어느 한쪽이 먼저 떠날 것이기에 예습처럼 다가온다.       


김수정 작가님의 망부석 같은 이야기는 아름다운 고별사이자 다시 만날 희망을 말하는 사랑의 연가로 읽혔다. 멈추어버린 시간 두 아들과의 애틋했던 시간이 있어 투병 중에도 웃을 수 있었던 가족 사랑의 힘이 느껴진다.

아버지의 마음


남편의 투병생활 중 고3이었던 아들도 돌보며 힘들었던 라이테 작가님. 신앙의 힘으로 잘 견디고 고난의 마침표를 찍듯 남편의 아팠던 기억들을 곱게 봉인하셨다. 이제 남은 시간 작가님이 힘차게 훨훨 날아오르시길 응원한다. 매거진 내 남편의 집은 어디에 실린  불빛은 꺼져가고


살면서 굴곡이 없는 부부도 가정도 없다. 모든 이야기를 다 할 수 없고 안 할 뿐이지 상대적 차이는 있어도 다 속내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사랑의 울타리가 있어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간다. 그리고 결국 내 마지막을 책임지고 거둬줄 사람도 가족뿐이다. 그래서 가족은 우리 지구별 여행동안 베이스캠프요, 최후의 보루 같은 곳이다. 그가 신발도 옷도 없던 이유를 알았다   




만나 뵌 적은 없지만 이은호 작가님의 글은 따뜻하고 부드럽다. 글에도 온도가 있고 문체 스타일에 따라 둥글기도 하고 각진 글도 있다. 물론 그게 다 글과 작가의 개성이기도 하지만 작가님의 글은 인간미가 있어 편안히 읽히고  위로받게 된다.

    

딸과 아빠가 북카페를 연다네요에서 젊은 세대답게 과감하고 결단력이 있는 딸을 지켜보면서 일체 우려나 간섭을 하지 않는 아빠. 부모입장에서 자식을 위하는 잔소리나 걱정을 하기가 쉬운데 딸을 믿고 바라봐 주는 아빠의 속 깊은 사랑과 지원을 본다.  딸의 인생 재건 프로젝트 


부산 광안리 쪽에 가시면 ‘책방온실‘ 에 꼭 들러서 ’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 다부지게 말하며 딸이 직접 디자인한 삼색연필도 사 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작가님은 30년 직장생활 중 해외파견 근무를 적은 전자책을 출간하셨다. 신짜오 베트남 1299일  그 외에도 작가님의 ‘라떼는 말이지’에서 친구 따라 절에 간 사연 등  따뜻하고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

        

정이흔 작가님 덕분에 공주놀이란 걸 첨 알았다.  공주등장 ㅎㅎ 딸이 없는 나는 기회 되면 며느리랑 한번 가 보고 싶다. 딸 있는 분의 소소한 행복이 부럽기도 하다. 에세이뿐만 아니라 시, 소설과 서평등 두루 글을 쓰시는 작가님의 아래 글을 밑줄 그으며 읽었다.

나의 글쓰기론, 나의 퇴고과정은 이렇다  문맥에 따른 어휘의 적절성을 체크하고 불필요한 조사생략등, 대부분 퇴고의 비슷한 과정인데 정리를 잘해두셨다.     

 

내 경우도 퇴고 시 글 양은 반복적인 것 포함해서 거의 1/4 이 사라진다. 보통 문장이 길어지거나 단락이 추가되는데는 이런저런 이유가 있다. 행여 독자가 내 말뜻을 못 알아들을까 봐 하는 기우거나 아님 나 이것도 알아식의 현학적 허세나 욕심이 깔려있다. 그러니 그 딴 것은 과감하게 잘라내는 게 더 보기 좋다 본다.      


정이흔 작가님은 딸도 브런치 작가라 부녀 브런치 작가이시다. 나도 아들에게 은근 글 써보라고 부추기는데 인프피로 감성 장인데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아들은 아직은 꿈떡도 안 한다.

작가님의  딸과 함께 부녀출간을 하다 는 부크크 출판으로 책인데  혹시나 돈 안 들이고 자가출판을 해 보실 분들은 작가님의 윗글을 참고하시면 좋겠다.

나도 두 번째 여행기를 부크크를 통해 냈다. 부크크 출판은 장단점이 있긴 한데 관심있으신 분들은 부크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보시고 도전해 보셔도 좋을 거 같다.         


  



멀리 영국에서 사시는 봄이 작가님은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영국 살이의 낭만을 전해주신다. 흔히 영국 하면 런던이나 맨체스터 에든버러를 떠올리지만 웨일스 지방은 낯설다.

한국에서 57년을 사시다 웨일스의 시골로 가서 정착하신 봄이 작가님의 찐 영국 시골살이 이야기를 들어보자. 웨일스의 보석 같은 마을에 동화 속 요정들이 살 것 같은 집이 있다. 동화 속 풍경마을


영국이 자랑하는 것이 가드닝인데 작가님의 정원 가꾸기와 꽃사랑도 만만찮으시다.

분명 여름인데 여름인 거 맞아 

그대 잠시라도 아무 생각 말아요 

꽃값에 대해 거론하는 남편분에게도 절대 밀리지 않는 작가님의 꽃 가꾸기 열정에 뽜이팅을 외쳐드린다. 꽃을 사랑하는 분들의 심성에 대해선 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남편에게 맞짱 뜨자 했다 




내가 한 달 살고 싶은 도시가 자꾸 바뀌고 있다. 건강이 회복되면 나는 무거운 캐리어 끌고 이리저리 다니는 여행보다 한 곳에 짱 박혀 유유자적 지내다 오는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 이미 그건 내 마음 안의 버킷 리스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데 처음에는 유럽이나 북미권을 생각하다 요즘 갑자기 베트남이 추가되었다. 그건 아무래도 먹거리가 큰 요인이 되었다 본다. 어딜 가나 먹어야 하는데 내게는 베트남 음식이 다른 나라보다 더 당긴다.

게다가 동남아에서도 베트남은 우리와 가장 비슷한 외모에다 한자와 유교 문화권의 나라다. 그리고 강단 있는 국민성으로도 매력적인 나라다.      


베트남에서 17년째 제2의 고향처럼 살고 계시는 마틸다 하나작가님 글을 보면 마음이 미리 베트남으로 달려간다. 베트남에서 카페사장으로 살아보니  언젠가 그녀가 하는 4층짜리 골목 안 카페에 짠^^하고 나타나 커피 강국 베트남의 베트남식 커피를 맛보고 싶다.     

아오자이를 입고 샌들을 신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베트남 아가씨들, 베트남인들은 세계 강대국을 다 물리쳤노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민족이다. 오랫동안 중국을 막아냈고 100년 동안 프랑스지배를 받았으나 벗어났고 미국이 그렇게나 폭격을 해도 전쟁에 패하지 않았다.      


나 역시나 하노이의 박물관과 미술관에 가 보고 베트남이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베트남에 대해 우리는 기껏 가난해서 돈 벌러 오는 나라나 국제결혼해서 오는 다문화가정, 그리고 월남전 파병 같은 선입견이 있다. 그런 억울함을 공감하신 작가님의 연재글을 추천한다. 바게트 요구르트 리틀 프랑스  

이제는 베트남 현지인화 되어 구분이 안 되시는 작가님의 재미있고 유쾌한 글이다. 베트남 너도 억울하고 나도 억울하다


인구 1억의 동양의 칠레같이 긴 나라 베트남은 앞으로 우리와도 더 윈윈 할 나라다. 한. 베 다문화가족도 있지만 베트남시장도 만만찮아 그곳으로 확장될 한국기업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작가님 자녀들이 베트남 현지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도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막내는 베트남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내가 베트남 한 달 살기를 하러 가고 싶은 이유 중 젤 큰 것은 그곳 음식이다. 특유의 새콤 달콤 고소한 소스에 찍어먹는 넴과 바싹한 반세오, 분보남보등 각종 쌀국수가 그립다. 삼시 세끼를 먹어도 질리지도 부담스럽지도 않은 베트남 음식은 소화도 잘 된다. 분보남보를 해 볼까   


프랑스 유학시절 나의 최애 간식은 쉽게 사 먹을 수 있었던 길거리 음식 베트남 넴이었다. 그래서 넴은 나의 소울 푸드 중 하나다. 분짜와 분넴 


나는 어딜 가면 맛집을 검색해서 가는 사람도 아닌데 유난히 베트남 음식에 대한 향수는 있다. 보트 피플로 프랑스에 정착했던 나보다 나이가 서 너살 많았던 베트남 언니가 있었다. 그녀가 내게 해 준 음식도 숙주가 들어간 베트남 요리였는데 감명깊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베트남 여행 갔을 때는 일부러 하루 쿠킹클래스에 참석하기도 했다.      

베트남 여행의 추억과 음식사진들을 소환해 본다. 육지의 하롱베이 짱안 


호이안에서의 쿠킹 클래스- 직접 장을 봐서 베트남 요리 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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