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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영 Dec 26. 2022

2022년 올해의 넷플릭스(OTT) 베스트 10

*이번주 추천작은 올해 영화 베스트 10, 올해 넷플릭스 베스트 10으로 대체합니다 :)


올해 넷플릭스 베스트를 뽑는 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웠다. 연말 결산을 하며 베스트 1위와 2위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있었지만 3위권 아래로는 도저히 잘 생각나지 않아 그간 추천 목록과 시청 목록, 그리고 기록해둔 왓챠피디아를 모조리 훑어야 했다. 왜이렇게 순위를 잡기 힘들었는가 곰곰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넷플릭스를 제외한 다양한 OTT를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그 다른 OTT에서 걸출한 오리지널 드라마가 나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권외로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들에 대해 따로 언급했다.


올해부터 넷플릭스에 국한하지 않고 전부 통합해서 순위를 매겨야 할까 싶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오리지널 시리즈를 많이 배출(!)하고 있는 넷플릭스만큼 다들 인지도가 높지 않고, 국내에서 사용자가 많은 OTT는 오리지널리티가 다소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각 OTT들이 앞다투어 내놓는 오리지널 드라마/영화들을 모두 챙겨봤지만 넷플릭스만큼 취향껏 방대하게 고를 수 있는 채널은 드물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넷플릭스 추천작만을 따로 뽑아봤다.


아래의 리스크는 10위부터 1위까지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으며, 2022년에 공개된 작품만을 기준으로 했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꾸준히 방문해주셨던 분이라면, 익숙한 작품들이 많을 것이다. 매주 추천작으로 꼽았던 작품들이 베스트 목록과 중복되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이미 더 긴 리뷰를 한 작품에는 링크를 함께 걸어두었다.


10. <글리치>

어쩌다보니 순위권 내의 원 앤 온니 한국 작품이 되었다. 한국 드라마로는 보기 드물게 SF/스릴러와 사이비 종교에 대한 조사를 포함한 복합 장르의 드라마였다. <SF8-만신>을 연출한 노덕 감독의 연출작이며 <인간 수업>의 진한새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전여빈과 나나의 연기가 훌륭했으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치고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흥미로운 버디 드라마였고, 선과 악이 모호한 '여성들의 이야기'라 즐겁게 봤다.


https://brunch.co.kr/@ekiria/325


9. <사이버 펑크: 엣지러너>

<킬라킬>의 연출자인 이마이시 히로유키 감독과 탈 가이낙스 멤버들의 제작사 '트리거'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원작은 오픈월드 RPG게임 <사이버펑크 2077>이며, 게임 <사이버펑크 2077> 공개 당시 처참한 완성도로 혹평을 받았던 터라 이후 나올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오히려 흥행에 성공해 역으로 게이머들을 회귀(!)하게 만든 공신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화려한 액션과 더불어 디스토피아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으며 만화적 과장이 다수 들어가긴 했지만 전반적인 서사를 포함한 퀄리티에 꽤 만족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트리거의 10주년 기념작으로 제작되었다는데, 그 명성에 아주 걸맞는 애니메이션이 아니었나하는 생각. 작년 베스트에 꼽았던 <아케인:리그 오브 레전드> 생각이 많이 났다. 물론 그것처럼 좋은 건 아니었지만.


8. <아카이브 81>

올해 초에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한동안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시리즈.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미스테리 스릴러/컬트 장르의 드라마다. 시즌 중간에 극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약간 당황하긴 했는데, 그뒤에도 대체로 유려하게 몰입이 잘 되어 즐겁게 마지막까지 주행했다. 올해는 넷플릭스 내에서 드라마로의 호러 장르가 빛을 발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데, 그중 거의 유일하다시피 흥미를 끌었던 드라마기도하다. 단점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완벽히 '호러'라고 하기엔 어딘가 부족한 느낌. 그럼에도 <파라노멀 액티비티>류의 드라마를 정통적으로 계승했기에, 그 의미가 충분히 있지 않나 싶다.

https://brunch.co.kr/@ekiria/273


7. <주 咒>

이 영화에 대해서 꽤 여러 번 언급했던 것 같지만, 아무튼 나에겐 올해의 호러 영화. 대만의 공포영화로 케빈 고와 장체웨이가 공동으로 집필한 페이크다큐멘터리 영화다. 전반적으로 기분 나쁜 공포, 악귀와 축복과 저주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는 영화로 촬영 방식이나 서사 자체 등 새로운 건 없지만 이 영화에서 모든 사건의 핵심을 가지고 있는 '주문'을 다루는 방식이 흥미롭기에 만족했던 영화다. 또 한 번 강조하지만 비교하자면 <랑종>이 걸어야 했던 길, <랑종>이 걷지 못했던 길을 보여주는 영화라고 해야 할까.

https://brunch.co.kr/@ekiria/308


6. <스파이 패밀리>

올해엔 재밌게 애니메이션이 두 개나 있다. 그리고 또 작년보다 애니메이션을 더 챙겨봤던 해이기도 한데, 그중 가장 베스트로 꼽고 싶었던 거 바로 <스파이 패밀리>.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유쾌하게 볼 수 있어 추천작 중 호불호가 가장 없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빵빵한 성우진에 안정적인 연출과 탄탄한 (원작 기반)서사, 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전부 만족했던 애니메이션이다. 현재 파트 1의 1쿨, 2쿨이 끝났고 내년에 시즌 2가 방영된다.

https://brunch.co.kr/@ekiria/318


5.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바로 지난 주에 추천했던 영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영화로 피노키오 스토리를 원안으로 하는 영화다.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거라는 편견을 박살내주고, 기예르모 스타일로 버무린 피노키오 스토리. 추천평은 아래 링크로 대체.

https://brunch.co.kr/@ekiria/339


4. <강구바이 카티아와디:마피아 퀸>

올해는 인도 영화가 상위권에 두 편이나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싶은 건, 인도 영화나 드라마들은 대체로 아마존프라임으로 가기 때문에 넷플릭스에서는 현지가 아니고선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데 이정도면 선방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어쨌든 그중 하나는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의 <강구바이 카티아와디: 마피아 퀸>으로, 원탑 알리아 바트의 연기와 하드 캐리가 인상적이었던 작품이다. 산제이 릴라 반살리라는 감독이 어디까지 나갈 수 있는지를 다시금 보여준 영화로, 발리우드권의 웰메이드 영화라 할만 했다.

https://brunch.co.kr/@ekiria/300


3. <웬즈데이>

이번에도 거의 근작이나 다름 없는 추천작, 지난 11월에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웬즈데이>다. 찰스 아담스의 유명 카툰 '아담스 패밀리'를 원안으로 하고 있으며, 이 아담스가의 장녀인 '웬즈데이'가 주연이 되는 드라마. 흔히 팀 버튼의 작품이라 생각되지만 팀 버튼이 제작 일부와 연출 4편 정도를 맡았기에 팀 버튼 고유의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초반 시즌의 분위기를 잡고 크리쳐 대부분을 팀 버튼이 작업했으니 그의 영향이 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긴 한다. '다크 판타지 하이틴'물로 정말 즐겁게 봤고, 제나 오르테가라는 배우의 인상을 아주 단단히 매김한 영화니 모쪼록 시즌 2가 크게 기대된다.

https://brunch.co.kr/@ekiria/334


2. <샌드맨>

DC코믹스와 워너브라더스의 합동 제작으로, 그래픽노블 '샌드맨'을 원안으로 하는 드라마. <샌드맨>이 공개되었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쭈욱, '넷플릭스라는 OTT를 올해 가장 값지게 만든 드라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원작이 너무 방대한 서사였기에 이 세계관을 어떤 방식으로 녹일까 걱정을 다소 했지만, 본편을 열어보니 그런 걱정은 기우였음이 확인되었다. 판타지, 특히나 다크 판타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작품이었을 테고, 신선한 서사를 바라는 사람들에겐 인상 깊은 시도였을 것이 분명하다. <샌드맨>도 이제 사실상 초반이기에 앞으로의 시즌이 기대된다.

https://brunch.co.kr/@ekiria/314


1. <RRR>

대망의 1위, 올해의 넷플릭스는 역시 <RRR>이다. 전 세계적으로 호평과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영화인데다가, 한국에도 압도적 팬덤을 가지고 있는 S.S라자몰리 감독의 신작이다. 제작 당시 역대급 예산을 들여 주목 받았고, 투자한 금액에 걸맞는 영화가 탄생한 동시에 괄목할 흥행을 이루었기에 인도에서도 <RRR>을 올해의 영화로 랭킹하는 실상(인도에서는 2022년 3월에 개봉했다). 서로 다른 생각과 사명을 가지고 있던 두 사람이 하나로 합쳐지는 내용이 골자로, '라마야나'의 서사를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에도 위에서 꼽고 내려온 배우 알리아 바트가 등장해 조연을 맡았다. 아무튼 올해의 영화, 올해의 넷플릭스 상을 수여합니다, 땅땅.

https://brunch.co.kr/@ekiria/305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대로, 다른 OTT들에서 올 한해 주목할 만한 작품들 몇 개를 꼽아봤다. 말하자면 각 OTT 중에 베스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지만, 넷플릭스와 달리 타 OTT들은 전체를 훑듯 작품을 본 것이 아니기에 어느 정도 호불호와 취향을 타긴 한다. 그렇지만 이 OTT를 구독한다면 이것만은 꼭 보고, 말하고 지나가야지! 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싶은 작품만 모아봤다.

아마존 프라임 베스트 -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

개인적으로는 무려 꼬박 3년을 기다린 드라마. 아마존프라임을 통해 9월 초부터 방영되기 시작했으며, 2022년 현재 시즌 1을 마쳤다. 영화 <반지의 제왕>보다 2천 년 이전의 시대인 '2시대'를 다루는 드라마로, 모든 OTT 드라마의 역대급 제작비를 가뿐히 넘는 숫자로 기함을 토하게 했던 올해의 드라마이기도 하다. 보다 심도 있는 리뷰는 아마 추후에 할 예정이지만, 아마존 프라임의 올해 원탑을 뽑는다면 단연 이 드라마가 가져가야 하지 않나 싶다. 천문학적인 돈으로 만든 드라마의 묘미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디즈니+ 베스트 - <메이의 새빨간 비밀>

올해 디즈니+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작품인 <메이의 새빨간 비밀>. 극장 개봉이 이뤄지지 못한 건 정말 아쉽지만, 스트리밍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디즈니와 픽사를 통틀어 유일하게 현대의 아시아계, 그것도 사춘기를 직통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의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만들었기에 유의미한 영화기도 하다. 그간 판타지를 모토로 하는 애니메이션이 회피해왔던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그래서 신선하고, 소중하다.


OTT 한국드라마 베스트 - 쿠팡플레이의 <안나:감독판>

올 한 해 국내의 모든 OTT 오리지널 드라마에서 단연 넘버 원으로 꼽고 싶은 드라마는 역시나 <안나: 감독판>. 쿠팡플레이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드라마고, 추후 감독판이 공개 되었을 때 다시 드라마를 관람해야 했지만 역시 감독판이 압도적으로 좋았던. 수지의 캐릭터를 정말 제대로 잡아 운용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OST부터 시작해서 이 드라마의 모든 지점이 좋았다. 쿠팡플레이를 사용하지 않지만 드라마를 보고 싶어 여러 달 지인의 계정을 잠시 빌릴 정도였다. 아직 보지 못한 분이 있다면 내년에는 꼭 한 번 보실 수 있길.


애플TV+ 베스트 - <테헤란> 시즌2와 <파친코>

애플TV+에선 무엇을 꼽을까 고민하다가, 비등한 두 편이 생각났기에 링크를 붙인다. 그중 <테헤란> 시즌 2는 올해의 드라마로 뽑을 만한 명작이었고, <파친코>는 조금 과대평가된 지점이 있지만 올해를 빛내는 수작이었다. 애플TV+에서 단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테헤란> 쪽으로 머리가 기운다. 특히나 <테헤란>을 보는 만큼은 시간이 기이하게 일찍 간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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