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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Sep 27. 2016

13. 직장인의 우울증

우울증은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질 때 걸리는 감기다.

요즘 사회적으로 우울증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매일 강력 범죄나 자살과 관련된 뉴스를 접하는데, 대부분 우울증 관련성을 반드시 얘기한다. 보통 사람들은 뉴스 당사자가 우울증에 접어든 사연을 보고, 측은한 마음을 느끼기도 한다. 왜냐하면 나도 우울했던 경험을 한 번쯤은 가져봤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우울증이 있는 척 연기한 파렴치한에게는 그 가식적인 모습 때문에 몇 배의 분노를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가까운 우울증의 원인이 바로 직장에 있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모든 직장인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은 아닐 테지만, 많은 사람들의 경우에 자신이 우울증인지조차 모를 수도 있다.


최근 한 신문에서 우울증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나는 우리 사회가 우울증을 아직은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설문 결과가 다소 적게 나왔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그 기사의 내용이다.

직장인 중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팀이 지난해 1~7월 중 강북삼성병원에서 건강검진을 시행한 사람 중 직장인 9만 5079명을 대상으로 우울증이 있는지 살폈다. 그 결과 남성 중 2.4%가, 여성 중 8%가 우울증 환자였다. 임세원 교수는 "직장인 우울증 환자는 우울한 감정보다는 성과 저하 등의 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환자 상당수가 자신이 우울한 줄도 모르기 때문에 우울증을 발견하기가 어렵다"며 "조기 발견을 위해 직장인 우울증 특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출처:헬스조선 2016.9.27)

위의 기사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우울한 줄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평소보다 업무 실수가 잦아지고, 화를 내는 자신에 대해 더 엄격해질 수도 있다. 당연히 우울증은 더 악화된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지만,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 SplitShire 


나의 경우에도 40대 초반에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동안 해오던 업무 외에 새로운 영역이 추가되었고, 부장 승진을 앞두고 있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시기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20년 지기 친구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흔히 생각하기에 자살충동을 부르는 우울이라기보다는, 무덤덤에 가까웠다. 회사에 정상적으로 출근은 했지만, 머릿속은 텅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났다. 다행히 회사 내에 상담소가 있어서 바로 심리상담을 받았다. MMPI*검사를 실시한 결과 우울증 척도가 아주 안 좋은 상황이었다. 상담사의 권고로 힐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몇 달간 매주 상담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내가 상담심리학을 이미 공부했고, 스스로 극복하기에는 힘든 상황이라고 생각했기에 일찍 도움을 받은 것이다.


※ MMPI(Minnesota Multiphasic Personality Inventory)는 정신건강의학 측면에서 하는 검사로써, 성격유형 검사인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와 검사 목적이 전혀 다르다. 우울증/히스테리/강박증/경조증 등의 척도를 검사한다.


우울증이라 하면 약을 복용하거나, 일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또는, 그 정도까지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울증도 병이다. 모든 병은 초기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진단의 결과에 따라 가벼운 운동이나 취미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상담이나 약물처방을 받기도 한다. 우선 무기력하다거나, 짜증의 횟수가 늘어나거나, 업무적으로 성과나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을 때 자신을 돌아보는 게 좋다. 나만 그런 게 아닐까 여기는 것은 아주 큰 오해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문제로 같은 어려움을 겪는다.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하면 다양한 상담소가 있으니 찾아보길 권한다. 나의 경우에도 상담소를 적극 활용했고, 신체활동이 부족해서 아침마다 달리기를 시작했다.


우울증은 혼자만 지낸다고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주부 우울증도 있긴 하지만, 직장에서의 대인관계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올 수도 있다. 업무상의 어려움도 그 원인을 계속 파고 들어가다 보면, 결국 사람과의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인 경우가 많다. 특히, 상사를 비롯한 부서 동료와의 갈등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주변 지인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객관적인 조언을 들어보자. 우울증은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마음이 나약해서 생기는 병이 결코 아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도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가 찾아오듯이, 스트레스로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질 때 생기는 병이다. 감기에 걸리면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섭취하듯이, 우리의 마음에도 위로와 격려를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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