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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Aug 28. 2023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거절해 버린다

월요안영회 2023

지난 글에 소개한 다음 표현은 아름답다는 꾸밈말을 붙여 주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듭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세상이 내 아이디어를 거절하기 전에 내가 먼저 내 아이디어를 거절해 버렸다.


링 위에 오르려면 일단 한방 맞는다고 생각한다

<거절당하기 연습> 1장에서 저자가 첫 번째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를 할 때 떨리는 마음으로 첫 도전을 한 장면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오르며 점점 긴장되고 두려워졌다. 그렇게 두려워서 죽어버리기 전에, 어찌 됐든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기로 했다.

저는 2016년 중국에서 일할 때 사람들과 조직의 모습이 아니라 기능과 계획을 우선시하여 무리한 계획과 조바심에 빠진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습니다. 오랜 컨설팅 프로젝트로 생긴 습관을 서울에 있을 때는 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제가 그런 상태란 점을 발견하는 행운이 찾아온 것이죠. 사실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하는 상황 그리고 기존의 방법이 통하지 않는 막막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깨닫지 못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암튼 저는 당시의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계획은 개나 주자'는 말을 주문처럼 하고 다녔습니다. 그때 타이슨의 격언을 늘 머리에 떠올렸습니다.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에는 이런 자세가 있었습니다.

계획을 세우기 앞서 일단 한 대 맞자.

인용한 이미지는 타이슨을 주목하게 하지만, 타이슨의 펀치를 맞는 사람 입장으로 함께 어울리는 문구가 책에 있습니다.

다소 긴장은 했지만, 생사를 넘나드는 공포는 없었다.


고통과 기회가 함께 온다

두려운 가운데 도전하는 모습은 당시의 저를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지아 장은 거절당하기가 주는 고통을 치료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는 점에서 제 경험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이것은 거절 치료의 일환이고, 치료란 원래 고통스러운 법이다.

뒤이어 다음 문장을 보면서 치료의 필요성을 다시 깨우쳤습니다.

그저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려고만 했을 뿐이었다. 그 장면을 다시 돌려 보니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생각만 들었다.

고통을 느끼는 순간 기회의 씨앗도 거기에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내 고통에 빠져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려고만 한다면 기회를 볼 수 조차 없습니다. 실패의 두려움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실패를 배움으로 삼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과 지아 장의 거절 치료는 본질적으로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태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다음 문장들은 최근 저의 경험과 결부되어 더욱 생생한 가르침을 선사합니다.

두 번의 거절로 나는 벌써 큰 깨달음을 얻었다. 태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었다. 결과 자체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안 된다는 말을 들을 때의 쓰라림을 줄여준다.

'태도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여유와 용기 그리고 감정이 하는 말>에 쓴 경험과도 연결됩니다. 막막한 상황에서 '여유를 만들어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나누었더니 편안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이는 최근 제가 어려움에 빠졌을 때 단호한 마음으로 결정을 내리는 일로 이어져 오는 듯합니다. 이를 지아 장이 쓴 태도라고 한다면 결과는 무엇일까요?


저는 '여유'의 참의미를 알던 날 스스로 만들어 낸 엄청난 부담감을 버리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했고, 결과는 예상과 달리 대성공이었습니다. 애초에 부담감이 만든 예상 자체가 터무니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에서 제시한 육아 교훈에도 태도가 결과를 바꾸는 문장이 있습니다.

나는 아이와 문제가 생기면 일단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나는 자신을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아들이 물건을 깨면 아이를 혼내기 전에 왜 아이를 잘 가르치지 못했는지에 대해 스스로 자책한다.

이를 응용하여 주말에 고요한 마음 상태를 유지한 글을 이미 쓴 바 있습니다.


지식의 중심에는 내 삶과 행동이 있다

한편, 지아 장의 세 실험 3일 자에 있는 다음 문장은 또 다른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거절당하는 것이 기대되기까지 했다.

이 문장은 거절 치료에서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의 문을 어떻게 여는지 그 방법을 설명하는 듯했습니다. 이는 세스 고딘의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말하는 '아티스트'와도 의미가 통했고, <제로 투 원>에서 피터 틸이 말한 '창조적 독점'과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로 느껴졌습니다.


독서 자체의 즐거움을 활용으로 초점을 맞춘 시도가 소득을 보는 듯합니다. 책들에 담긴 지식이 내 삶에 어떻게든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시도해 왔는데, 이제는 책의 경계를 넘어서 내 삶의 맥락에서 지식을 해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다시 지아 장이 영감을 준 첫 문장으로 돌아가 '내가 나를 거절하는 일'을 막기 위해 거절을 무릅써야 한다는 메시지는 <이카루스 이야기>에서 세스 고딘이 산업주의자들의 주장을 물리치고 스스로 주어진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라는 메시지와 큰 틀에서 비슷한 울림을 줍니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지아 장의 글을 보면 거듭된 주장처럼 들리는군요.

승낙을 받기 위해서는 요청을 할 용기만 발휘하면 된다. <중략> 내가 묻지 않았다면 이 순간을 절대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략> 거절당하는 고통에 맞서는 것에서 과감하게 부탁할 용기를 내는 것으로 도전의 초점이 바뀌었다. 이제 거절 여부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단 세 번 만에 지아 장의 거절 치료는 새로운 장을 맞이했습니다.


지난 월요안영회 연재

1. 경계와 활용(Boundaries & Leverage)

2. 웹툰과 지인들의 글을 보고 '세션 관리' 벼리기

3. 내가 과학을 공부하는 진짜 이유

4. 아티스트로 살기 위해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5.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6. 백지상태에서 출발해야 한다

7. 점에서 선분 그리고 꾸불꾸불한 인생의 길(道)로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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