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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의 대멸종과 상어가 지나 온 대멸종의 역사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by 안영회 습작

<네 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동물, 상어>에 이어서 <찬란한 멸종>의 <네 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동물>을 읽고 밑줄 친 부분을 바탕으로 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다섯 번의 대멸종과 상어가 지나 온 대멸종의 역사

다음 글을 보며 지난 글에서도 얼핏 보았던 멸종의 역사를 다시 살펴보기로 합니다.

자연사에 남겨진 두 번째 대멸종이지만 우리 상어의 입장에서는 첫 번째 대멸종이다. 3억 5890만 년 전의 일이다. 물론 단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난 일련의 환경적 격변이었다.
우리 상어는 두 번째 대멸종을 겪어냈던 것처럼 세 번째 대멸종도 견뎌냈다. 고생대 데본기에 등장한 상어가 '데본기-(두 번째 대멸종)-석탄기-페름기-(세 번째 대멸종)-트라이아스기-(예 번째 대멸종)-쥐라기' 사이의 세 번의 대멸종을 견뎌내고 중생대 생물로 남았다.

책에는 둘을 합쳐 95%라고 하는데, 퍼플렉시티 결과는 해양과 육상을 나눠 96%와 70%로 표기합니다.

고생대와 중생대를 가른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대멸종, 즉 세 번째 대멸종은 지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멸종 사건이다. 지구 생명체의 95퍼센트가 사라졌다. 육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해양 생물에게도 극복할 수 없는 시련이었다. 바다 역시 무덤으로 변했다.

메갈로돈이 실제로 얼마나 컸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6600만 년 전 육상의 공룡을 전멸시켰던 다섯 번째 대멸종마저 상어를 몰살시키지는 못했다. <중략> 다섯 번째 대멸종으로 육상에서 고양이보다 커다란 동물들은 전부 사라질 때 해양에서도 거대 파충류는 모두 사라졌다. 신생대 시대가 열리자 이제 우리 상어는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 포식자가 되었다. 메갈로돈Megalodon의 시대가 열렸다.

앞선 글에도 썼듯이 고대 상어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이빨 화석 덕분이죠.


대멸종의 패턴과 현생 누대를 나누는 여섯 개의 시기

대멸종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멸종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다. 해수면의 급격한 변화, 바다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무산소증, 소행성 충돌, 대기의 산성화와 기온 상승 같은 것이다. 데본기 후기 대멸종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때 해양 생물의 75퍼센트가 멸종했다. 육상 생물은 별로 없던 시절이었다.

저자가 다음 멸종을 예고하는 근거도 아마 인류의 문화가 대멸종의 패턴을 부르고 있기 때문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데본기의 뒤를 이은 시대는 동물과 식물의 황금기인 석탄기다. 새로운 생명이 등장하고 생태계가 확장했다. 육지에서는 광대한 늪과 숲이 형성되고 양서류가 활개를 쳤다. 바다에도 다양한 생태적 틈새가 생겨났다. 우리 상어들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 다양한 형태로 적응하고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이번에는 현생 누대를 이루는 여섯 번째 시기에 대한 요약을 퍼플렉시티에게 부탁했습니다.

산소가 늘어난 석탄기에는 상어뿐 아니라 다양한 생물 종이 번성했다고 합니다.

석탄기에 들어서자 상어는 매우 다양해졌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해양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모양의 몸과 크기 그리고 먹이 전략을 진화시켰다. 일부 종은 얕은 바다에서 사냥했고 일부 종은 깊은 바다로 모험을 떠났다. 이 시기의 다양화는 이후 해양 생태계에서 상어가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모양이 아닌 종을 기준으로 하는 집합론적 사고

하지만, 전혀 다른 물고기로 보는 이유는 뼈로 된 골격을 갖는 경골어류이기 때문이죠. 우연히도 작년에 <연골어류와 경골어류에 대한 결정적 지식 한 스푼>을 쓴 덕분에 둘을 구분하는 '결정적 지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에 상어가 들어간다고 같은 종은 아닌 '철갑상어'가 있습니다.

상어는 '동물계-척삭동물문-연골어강-판새강'으로 분류되고 철갑상어는 '동물계-척삭동물문-조기어강-연질어아강'에 속한다. 조기어강이란 연골어류가 아니라 경골어류라는 뜻이다. 상어와는 정말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봐야 한다.

학명 이전에 사람들이 모양을 보고 불러온 이름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말 '귀상어'의 영어 표현은 'Smooth hammerhead'입니다. 부드러운 망치 머리라고 볼 수 있네요.

망치 모양의 독특한 머리를 하고 있는 귀상어sphyma zygaena는 360도 시야를 가지고 있으며 생체 전자기장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다. 뛰어난 감각 능력을 이용해 모래 속에 묻힌 먹이를 사냥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유일한 잡식성 상어로 해초도 먹는다. 또한 단 한 번도 사람을 죽인 것으로 보고되지 않은 상어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역시 눈으로 본 장면이나 소문에 휘둘리는 인간의 본능을 확인하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1년에 상어에게 물려 죽는 사람은 보통 6~10명 정도다. 그런데 사람에게 사냥당해 죽는 상어는 한때 매년 3억 마리에 달했다. 그나마 인간들이 개과천선해서 요즘은 1억 마리 이하로 줄었다. <중략> 백상아리는 현대의 상징적인 포식자 중 하나다. 하지만 해양 생태계에서 핵심종 역할을 할 뿐, 인간에게는 그다지 해가 되지 않는다. <죠스>는 영화일 뿐이다.

1년에 6~10이라는 숫자에 놀라게 됩니다. 영화 <죠스>의 힘이 크다고 할까요? 대대로 전해지는 잘못된 소문 역할을 하는군요.


<찬란한 멸종>을 읽고 쓰는 독후감

1. 인류의 멸종은 예정되어 있다

2. 자기 중심성에서 벗어난 사고를 돕는 과학의 쓸모

3. 운명, 연기(緣起), 확률 분포 그리고 테라포밍

4. 원대한 포부를 가진 사람들과 역사적인 연금술

5. 북극의 빙산이 녹아 섬이 잠긴다는 거짓말

6. 지구 온난화는 막을 수 없다?

7. 지구는 지금까지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8.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농경 사회의 시작

9. 9배의 에너지를 쓰는 뇌, 그리고 달려야 사는 사피엔스

10.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자는 고양이인가?

11. 사라진 매머드는 장미목 코끼리과의 동물

12. 공룡의 멸종을 이야기로 만드는 과학과 허구의 힘

13. 공룡의 진화가 알려주는 진화와 변화라는 자연의 진리

14. 화산으로 멸종한 동물들과 석탄과 함께 꺼낸 이산화탄소

15. 네 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동물, 상어


지난 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연재

(155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55. 군사정권의 유산과 강력한 검언유착을 이겨낸 K-민주주의

156. 편견이라는 미세먼지 그리고 제정신이라는 착각

157. 지구 온난화는 막을 수 없다?

158. 지구는 지금까지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다

159.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농경 사회의 시작

160. 눈이 아니라 뇌(머리)로 보는 것이라 해야 할까?

161. 뇌는 두개골 안에서 절대적인 어둠 속에 갇혀 있다

162. 9배의 에너지를 쓰는 뇌, 그리고 달려야 사는 사피엔스

163.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자는 고양이인가?

164. 사라진 매머드는 장미목 코끼리과의 동물

165. 공룡의 멸종을 이야기로 만드는 과학과 허구의 힘

166. 공룡의 진화가 알려주는 진화와 변화라는 자연의 진리

167. 뇌는 자신의 실수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168. 화산으로 멸종한 동물들과 석탄과 함께 꺼낸 이산화탄소

169. 의식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다양한 형태의 암묵 기억

170. 네 번의 대멸종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동물, 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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