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차리는 독서의 시작
<뇌는 자신의 실수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에 이어서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의 3장 '무의식이 하는 일' 앞부분에서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쓰는 글입니다.
바로 <이너 게임>이 떠오르게 하는 내용을 만납니다.
차선 바꾸기는 수많은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는 뇌가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수많은 활동을 의식하지 못한다. 의식하고 싶지도 않다. 그랬다가는 잘 굴러가는 뇌의 활동에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다. 피아노 연주를 망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손가락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다.
다음 내용을 읽다가 절차기억은 어디에 저장되는지 궁금했습니다.
차선 바꾸기 같은 움직임을 기억하는 능력을 절차기억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암묵기억의 한 형태다. 우리 뇌가 갖고 있는 지식에 우리 정신이 드러내놓고 접근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자전거 타기, 신발 끈 묶기, 자판 치기, 휴대전화로 통화하면서 주차하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는 이런 행동을 쉽게 해내지만, 그 방법을 자세히 알지는 못한다.
그래서, 퍼플렉시티에 물으니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절차 기억은 뇌의 해마보다는 주로 기저핵과 소뇌에서 저장 관리되며, 이는 운동 기술이나 습관화된 행동처럼 몸에 '배이는'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입니다.
다음 문장을 보자 박문호 박사님 덕분에 읽었던 <데카르트의 오류>가 떠오릅니다.
암묵기억이라는 개념에는, 비록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풍부한 전통이 있다. 1600년대 초 르네 데카르트는 세상에 대한 경험이 기억 속에 저장되기는 해도 우리가 접근하지 못하는 기억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이미 갖고 있었다.
벌써 4년 전에 읽은 내용이군요.
다음 문장들을 읽을 때는 인공지능 지식이 영향을 끼칩니다.
의식이 유용하기는 해도, 아주 특정한 종류의 임무에서 조금 유용할 뿐이다. 우리가 복잡한 근육의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인식하지 않는 편이 나은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 글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던 <Attention Is All You Need>를 바탕에 둔 생각인데요. 사람에게는 불필요한 의식이 '경직'을 낳는데, 인공지능에 있어서는 비효율과 에너지 낭비를 낳는 것 같다는 생각이 흐른 것이죠.
한편, 다음은 병아리 감별사 이야기에서 밑줄 친 내용입니다.
영국 사람들은 약간의 창의력을 발휘해서 새 식별가를 훌륭하게 훈련하는 방법을 마침내 찾아냈다. 시행착오를 통한 피드백이 그 방법이었다. 신참이 틀릴 위험을 무릅쓰고 추측을 말하면, 전문가가 답을 알려주는 방식. 그러다 보면 신참도 스승과 마찬가지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솜씨를 갖게 되었다.
도제식 학습의 예시라고 할 수도 있는데, 또다시 인공지능 지식이 끼어들어 '강화 학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다음 내용을 볼 때도 인공지능의 멀티 모달 처리 기술이 떠올랐습니다.
아버지의 걸음걸이나 코 모양, 웃는 버릇을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가 아버지와 비슷하게 걷거나 웃는 모습을 보거나 아버지를 닮은 사람을 보면 즉시 알아차린다.
암묵적 자기중심주의는 직관적으로 경험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나타나는 자신의 모습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일종의 무의식적인 자기애 또는 친숙한 대상에게 느끼는 편안함으로 해석하고, 암묵적 자기중심주의라고 부른다. <중략> 암묵적인 자기중심주의는 우리가 작업을 결정할 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략> 정신 나간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이 모든 연구 결과는 통계적인 의미라는 기준을 통과했다. <중략>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충동, 위의 연구들에서처럼 통계적으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우리가 결코 믿지 않았을 충동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음 문장들이 등장하는 구절의 소제목은 '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뇌를 간질이다'입니다.
단어를 봤다는 사실을 기억하는지 여부는 역시 상관없다. 목록에서 본 단어들이 뇌의 어떤 부분을 건드려 변화시켰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타난다. 이것을 '점화 효과'라고 부른다. 뇌에 불을 켤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다. 점화효과는 암묵기억 시스템이 외현기억 시스템과 근본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해 준다. 외현기억이 데이터를 잃어버려도, 암묵기억은 그 데이터를 갖고 있다. <중략> 기억상실증이 심해서 전에 어떤 텍스트도 본 기억이 없는 환자라 해도, 점화효과로 군데군데 빈칸이 있는 단어를 완성하게 해주는 것이 가능하다.
광고업에 심리적 기술이 들어간다는 말을 종종 들어왔는데 이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입니다.
단순노출효과라고 불리는 이 효과는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 시각에 암묵기억이 영향을 미친다는 걱정스러운 사실을 설명해 준다. 제품 브랜딩, 유명인 평판 구축, 정치 캠페인의 배후에서 작용하는 마법 중에 단순노출효과가 포함된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다음 구절은 <제정신이라는 착각>을 떠올리게 합니다.
암묵기억이 현실에 모습을 드러내는 또 다른 사례는 환상의 진실효과라고 불린다. 전에 한 번 들은 말이 실제로 사실이든 아니든, 사람들은 그 말을 믿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다.
1. 우리는 이 행성에서 가장 분주하고 밝게 빛나는 존재다
2. 자동으로 움직이는 뇌에서 선택의 주체는 누구인가?
4. 정신세계의 일들은 대부분 의식적인 통제를 받지 않는다
5. 생각대로 되지 않아도 생명현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7. 시각이 세상을 충실하게 표현한다는 널리 퍼진 착각
8. 우리는 실제 세상이 아니라 뇌가 보여주는 것을 인식한다
9. 뇌가 추측을 최대한 동원해서 정보를 더 크게 키운다
10. 눈이 아니라 뇌(머리)로 보는 것이라 해야 할까?
11. 뇌는 두개골 안에서 절대적인 어둠 속에 갇혀 있다
12. 뇌는 자신의 실수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153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154. 군사정권의 유산과 강력한 검언유착을 이겨낸 K-민주주의
157. 지구 온난화는 막을 수 없다?
160. 눈이 아니라 뇌(머리)로 보는 것이라 해야 할까?
161. 뇌는 두개골 안에서 절대적인 어둠 속에 갇혀 있다
162. 9배의 에너지를 쓰는 뇌, 그리고 달려야 사는 사피엔스
163.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자는 고양이인가?
165. 공룡의 멸종을 이야기로 만드는 과학과 허구의 힘
166. 공룡의 진화가 알려주는 진화와 변화라는 자연의 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