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따져서 개념을 만들고 실행하는 디지털 전환
한동안 AI로 코딩하는 분들 사이에서 핫했던 openclaw에 대한 기사에서 뜻밖의 내용을 만나서 쓰는 글입니다.
앱이 인터페이스를 독점한다니...
피터는 많은 앱들이 사실상 인터페이스를 독점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지적합니다. 에이전트가 여러분의 위치, 수면 패턴, 캘린더, 취향 같은 것들을 하나로 통합해서 인식하게 되면 — 그 어떤 단일 앱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여러 가지 영역을 넘나들면서 추론도 하고 행동도 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지만, 도전적인 공표(?)가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두 가지 생각이 듭니다. 앱이 계속 생존하려면 폐쇄적인 데이터 점유가 필요하고, 인터넷의 공유 정신은 사라지는 일이 허다합니다. 매일 페북을 쓰지만 페이스북의 폐쇄성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또한, 앱의 폐단을 극복하려는 피터의 태도는 마치 장샤오룽(张小龙)의 연설문을 읽었던 때의 감동을 떠올리게 합니다. 위챗 개발자 장샤오룽은 인터넷이 지나치게 사용자의 관심을 끌고 간다며, 도구로서의 기능을 강조하기 이해 미니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두 명의 혁명적인 엔지니어는 인터넷이나 디지털 기술 위에서도 인간의 자유를 위한 행보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계 덕후 입장에서는 앱의 독립을 위해 어떻게 기능을 구성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먼저 중요한 건, OpenClaw는 겉으로는 챗봇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자체 호스팅 AI 게이트웨이 — 언어 모델, 메시징 플랫폼, 툴, 기기, 장기 메모리 사이에 자리 잡은 컨트롤 플레인(Control Plane)이라는 점이에요.
몇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첫 번째는 인공지능에 리모컨을 쥐어 주는 모습이 상상됩니다. 두 번째는 재작년에 썼던 <디지털 기술의 일상 침투와 사라지는 인터페이스>입니다. 그래서 다시 가서 제가 썼던 글을 보니 다음 그림을 보며 미소를 짓게 됩니다.
플랫폼 기업이 AI를 이용해 해자를 만들려고 했더니 그 해자를 파괴하는 기술이 등장한 것이 아닌가 싶어서죠.
이어서 역시 재작년에 쓴 <인공지능 시대에 메뉴가, 아니 앱이 살아남으려면?>도 떠오릅니다. 리모컨과 같은 역할을 해야 살아남는 인터페이스의 운명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인공지능이 가져올 궁극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혁명>이 '압축 리모컨'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OpenClaw에 대한 설명을 보겠습니다.
OpenClaw의 가장 핵심적인 설계 상의 결정 사항은 단 하나입니다: 에이전트 자체를 코드라든가 매번 다시 입력해야 하는 프롬프트가 아니라, 디스크 위의 파일 모음으로 취급한다는 거예요.
람다, Git, EDA(Event driven architecture) 따위를 보며 느꼈던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시도가 또 보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체성, 메모리, 스킬, 하트비트 규칙, 툴 정책 — 이 모든 게 워크스페이스 디렉터리 안에 평범한 마크다운 파일로 구현됩니다. 이 단 하나의 전환이, 에이전트를 ‘일회성 스크립트’로부터 ‘내구성 있고, 버전 관리 가능하고,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인프라로 바꿔버리는 겁니다.
그 아름다움은 단순함에 기초해 닮은꼴로 시스템 내부를 구성하는 양상을 볼 때면 느끼는 느낌이죠.
끝으로 긱뉴스의 기사 <링크를 클릭하던 시대에서, AI에게 위임하는 시대로>에서 핵심적 변화를 인용합니다.
목록으로 요약된 글이 만들어 주는 느낌은 잡스 생존에 봤던 가장 충격적인 프레젠테이션으로 기억하는 6개 버튼 리모컨을 연상시킵니다.
(7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7. 빠르게 훑어보고 골자만 추려 쓴 팔란티어 데이터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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