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발걸음 실천법 No. 8
스트레칭을 하려고 추천 유튜브를 보는데 아래 장면에서 머릿속에 마치 '앗! 함수다', 뒤이어 '맞다! 함수형 인간' 하고 외치는 듯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인체 시스템 중에서 뼈대 체계에 대해 고도로 추상화해서 아주 단순한 대응을 이뤄낸 그림이 아닌가? 바로 함수!
2년전 코로나로 서울에 돌아와 어수선한 마음을 달래며 읽은 <x의 즐거움>은 나에게 수학의 즐거움을 알려줬다.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수학은 함수를 부르고, 4년간 까맣게 있고 있던 각오를 떠올리게 했다. 중국으로 가기 직전 나는 함수형 인간이 되겠다는 각오를 했다. 중국으로 가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의지는 흐릿해졌고 함수형 인간에 대한 내 각오는 흐지부지 되었다.
하지만, 나비 효과처럼 다시 나에게 날아왔다. 첫 번째로 불씨를 살려낸 기록은 작년인 2021년 8월 기록이다. 다시 찾아보니 여기에 바로 나의 실용 독서의 모델 초안이 있었다. 아직은 함수에 이름을 붙이지 않은 원형이다. 당시는 '사우리'(사골 우리듯 책 읽기)라는 은유에서 한발 나아게 함수를 구현(몸으로 행하기)할 때였다.
그리고 바로 이 브런치가 반복을 통해 실용 독서 함수의 효율 높여온 기록이다. 무슨 말인고 하니 다음 단계로 훈련을 했다.
브런치를 열어 뭔가를 쓴다.
책이나 기사를 읽으면 (일기만 말고) 바로 쓴다.
연재를 만들어낸다.
일과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빠르게 쓴다.
한달에 16개로 시작해 서서히 작성량을 늘린다.
훈련을다르게 표현하면 내가 실용독서란 관점에서는 함수형 인간으로 강화된 흔적이다. 함수 구현 자체가 실천을 습관으로 만드는 일이라서 함수형 인간이라고 작명했다. 그렇게 강화된 함수형 인간은 동영상을 보다가도 발현된다. 아마도 감각기관과 뇌는 비슷한 패턴을 인지하는 듯하다. (얼핏 과학 팟캐스트에서 그렇게 들은 듯도 하고)
글 시작에 말한 영상을 보다가 '아하' 한 것이 바로 2016년 발표 자료를 만들고 아이디어만 있었는데, 2022년 지금 내가 상당부분 그것을 구현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글을 쓰다 보니 이전에 설명한 나의 게으름 극복 방법인 꾸역꾸역이 드러난다. 2016년의 기록, 2020년 수학 공부, 2021년의 기록, 그리고 오늘.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스타트업 대표로서의 삶을 살면서 함수형 인간이 되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키우려면, 적어도 나에겐 꾸역꾸역이 필요했다.
인체를 구성하는 체계가 여럿 있듯이 나에게도 다양한 함수를 장착할 수 있다. 나의 역량과 주어진 시간에 대해 꾸역꾸역을 이용해서 함수를 장착하면 된다.
정원 관리 활동도 리소스를 묶으면 별도의 함수가 된다. 최근 기억이나 기록에 의존하면 적어도 나는 3개의 정원 관리 함수를 관리(수행) 중이다.
그리고 최근에 쓰는 아기발걸음 시리즈는 내가 TDD를 익히던 시절부터 대략 16년 정도 익혀온 노하우를 코칭에 써먹고 동시에 글로 써나가는 중이다. 아기발걸음 코칭도 조만간 함수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