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선행 연구 No. 14
주 4일 근무제 시행을 위한 안내서, HBR 1~2월호 한글판 기사다. 여러 가지 시사점을 주는 기사인데, 여기서는 그간 내가 쓴 글과 맥락을 같이 하는 내용들이 있어 소개하고 나의 주장이나 인식도 되짚어 보려고 한다.
아래 기사를 보자마자 <나는 애자일이 싫다> 편이 생각났다.
또 리더는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수용해야 한다. 많은 관리자가 저지르는 첫 번째 실수는 시범 프로그램이 시작되기도 전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예상하고 잠재적 위험의 원천을 모조리 제거하려 드는 것이다. 계획은 중요하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마비되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문제는 리더들의 비공개 논의가 아니라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
만일 내 글을 읽은 독자라면 인용한 기사를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애자일이 싫은 관리자가 많다고 한다. 인용구에서는 애자일을 모르는 관리자도 있겠다. 여튼 그들이 저지르는 첫 번째 실수는 모든 문제를 예상하고 잠재적 위험을 모조리 제거하려 드는 낭비다. 철저한 대비가 애자일 맥락에서 낭비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설명은 <처음부터 제대로 하면 훨씬 쉽지 않을까요?> 편 소개로 대신한다.
<나는 애자일이 싫다> 편을 보다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읽은 내용이다. 그때 내 머릿속이 하던 말을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게 풀어 쓰면 이런 식이다.
애자일이 싫다고 느낄 수 있으면 다행이지. 애자일을 이해한다면서 반대로 행하는 우물안 개구리보다는
2014년 즈음 나는 애자일을 이해한다면서 미래 상을 분명히 알고 애자일로 계획해야 한다는 대기업 CIO를 만나 설득을 포기한 기억이 있다.
아래 기사를 보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다룬 책 제목인 <조직의 습관을 바꾸는 일>이 떠올랐다.
누군가는 이런 변화를 반기지 않고 누군가는 회사를 그만 둘 수도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도 괜찮다. 관리자는 새로운 계획이 모든 직원에게 일괄적으로 맞지는 않을 수 있음을 드러내 인정해야 한다. 만일 한 직원이 퇴사한다면 새로운 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다른 사람을 위한 자리가 생기는 셈이고, 결국 팀과 비즈니스가 강화되리라는 점을 잊지 마라.
그 습관이란 부분, 다시 말해서 조직의 습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먼저 조직의 세포에 비유할 수 있는 개인의 행동 변화가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HBR 기사 역시 리더가 몸소 보여줘야 한다 말한다.
주 4일 근무제가 성공하려면 리더가 근무시간만이 아니라 실제 생산성도 중시하도록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리더는 직원들이 워라밸을 우선시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가장 먼저 일과 삶의 건강한 균형을 리더가 몸소 보여줘야 한다. 애슐리의 연구에 따르면 근무시간 단축 이니셔티브를 비공식적 혹은 선택적 프로젝트가 아닌 전사적 정책으로 명확하게 프레이밍하면 이런 중요한 사고방식 전환을 장려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여러 차례 인용한 바 있는 역린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지극한 정성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중용 32장 말씀이다.
두 번째 방법은 개인으로 각각 일하지 않고 협업을 하여 변화에 대응하는 일이다. 군대에서 진용을 짜는 일이나 레스터시티의 동화 같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이 조직력으로 경기에서 이기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프로세스 변경을 쉽게 말하는데, 다수의 팀워크를 요하는 경우가 많아 실천이 간단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협업에 대해 많은 글을 썼는데, 나머지 방법이 직원 교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무너지기 직전의 조직문화와 낮은 경쟁력으로 버티는 대기업들을 관찰하곤 한다. 대학을 졸업할 때 IMF를 맞이했다. 사회 전반에 공포가 만연했던 때다. 국민들의 단합과 김대중 대통령이라는 현자의 집권으로 위기를 잘 넘겼지만, 뉴스에서는 구조조정이 미흡했다는 말도 자주했다. 당시는 그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요즘은 '구조조정'하면 사람을 자르는 일처럼 쓰이는데, 얼핏 기억하는 당시 느낌은 '근본적인 체질 개선'처럼 여겨졌다.
HBR 기사의 문구를 다시 인용한다.
관리자는 새로운 계획이 모든 직원에게 일괄적으로 맞지는 않을 수 있음을 드러내 인정해야 한다. 만일 한 직원이 퇴사한다면 새로운 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다른 사람을 위한 자리가 생기는 셈이고, 결국 팀과 비즈니스가 강화되리라는 점을 잊지 마라.
가끔 요즘 기존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미루며 근근히 버티는 모습을 보며 가끔 생각한다. IMF는 대한민국 재정의 위기였고, 잘 넘기며 국가는 체질 개선을 이뤘다. 이제는 기업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 절체절명의 순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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