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안영회 - 6호
OKR을 최초로 활용한 시점은 2020년 6월이다. 먼저 회사 활동을 보는 패키지(?)를 준비하고 구성원의 활동을 (사후) 정렬하기 위한 분명한 초점을 갖고 활용했다. 조금 있으면 만 2년이 되는데, 작년에는 <할일목록에 OKR 적용하기>편에서 다뤘지만 개인적으로도 활용했다. 아마 그 배경에는 작년 초에 동료를 위해 읽었던 <퍼스널 애자일 퍼스널 칸반>이 있었을 것이다.
글을 쓰는 현재 두레이 개인 프로젝트 플래닝 기능으로 구현한 칸반은 아래와 같다.
<OKR과 하루 시간관리의 다리 놓기>편을 보면 다양한 실험을 했었고, 실험하려고 그렸을 마지막 이미지와도 달려져 있다. 고작 2달도 유지 못했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것을 보면 (나이탓도 있지만) 모델(아래 그림)의 효용성은 낮아 보인다.
반면에 <OKR과 하루 시간관리의 다리 놓기>편 소개한 세션 관리는 하루 시간 관리를 위한 필수 요소로 습관으로 장착되어 있다.
반면에 4월말까지 해결하지 않고 미뤄둔 업무가 8개 존재했다. 흐름관리가 하루 단위로는 잘 되는데, 미루는 일이 있거나 놓치는 일이 있다는 뜻이다.
두레이 대쉬보드는 업무의 완료 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와 별도로 관리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고 나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나는 지금까지 경험으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가정에서의 역할이나 습관으로 장착하고 싶은 일 관리 포함하기
OKR 관점의 조율로 비즈니스 상황 변화에 맞춰가는 핸들로 만들어보기
핸들이라는 비유가 마음에 들었다. 전체 자동차 구조의 축소판이 아니라 내가 조정할 수 있는 운전대 역할! 다시 생각해보니 운전대를 돌리기 위해 쳐다보는 계기판일 수 있겠다. 세션 관리가 눈앞 시야라면, 세션 관리로는 어려운 네비게이션, 속도, 연료 잔량 등을 보여주는 계기판!
남이 만든 것을 보고 비판하기는 쉽지만, 직접 만들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속도나 연료잔량에 해당하는 정보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나는 지금 시점에 중요한 활동의 묶음을 그려봤다. 마치 처음에 '목표와 나 단둘이' 였던 순간처럼 외부요인을 배제하고 내게 지금 중요한 활동 들을 그려봤다.
독특한 점은 흐름을 관리하는 구조를 정의하는 일이기에 정작 목표가 활연하게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내가 하는 일과 우리 회사의 지향점에 대한 유형이 보이는 정도라고 설명할 수 있다. 암튼, 이는 내가 하는 일의 단면을 그리는 일이니까 나와 내 역할을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지극히 개인적이고 추상적인 항목이 나온다.
항목을 뽑는 일외에 고민한 사항이 하나 더 있다. 무엇이 위에 있고, 무엇이 아래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나는 새로 시도해야 할 일을 바닥에 넣었고, 이전 행보의 결과로 다음 성숙도(혹은 다음 성과)를 획득해야 할 때 그 다음 단계인 위로 올렸다. 최상위의 객관化는 PMF를 달성하는 베터코드의 도전 중에서 내 임무를 묶는 이름이다.
이제 직관적으로 정의한 5개 항목과 두레이에 이미 존재하는 OKR 태그를 갖는 두레이 업무를 연결하는 일이다. 직관과 분류가 칸반 유지 노력의 필요성을 스스로 납득할 것이다. 반면에 실제로 두레이 있는 현실과 거리가 멀면 두레이 시스템 내에서 유지하기 힘들 것이니 둘 사이 매핑은 실현 가능성이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항목이라는 말 대신 나는 슬롯(slot)이란 말을 쓰고 싶었다. 충동적 선택인데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A slot comprises the operation issue and data path machinery surrounding a set of one or more execution unit (also called a functional unit (FU)) which share these resources.
지금은 컴퓨터 스펙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지만, PC를 조립하던 시절에 자라서인지 슬롯이라는 말이 익숙하다. 컴퓨터 용어는 아니지만 두레이 업무를 운영 이슈(operation issue)에 대응시키면 슬롯이 하나의 데이터 경로 기계(data path machinery)로 볼 수 있어 나쁘지 않은 은유인 듯하다.
게다가 다시 보니 각 슬롯이 사업 영역별 기준으로 나뉘기도 했다.
그런데 위 내용만으로 칸반을 꾸미면 회사 OKR에 수렴한다. 퍼스널칸반이 되려면 퇴근 후에 할 일이나 개인 자산이나 실력 향상도 포함해야 한다. 두레이 기록을 훑어 보니 크게 3개의 목표를 갖는 활동 묶음이 있었다.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내용은 숨겼다.
목표와 업무를 프로젝트 단위로 보는 일과 하나의 화면에서 칸반으로 보는 일은 다른 일이다. 프로젝트 단위로도 칸반 혹은 대쉬보드가 필요하지만, 내가 퍼스널칸반을 말할 때는 현재 벌어지는 일을 조망하는 시각화 결과물이다.
고정된 대시보드(뷰)라는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려면 한눈에 보이고 스크롤 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OKR과 하루 시간관리의 다리 놓기>편에서 루틴 통제라 이름 붙였던 할 일 컬럼을 Slot 배열 공간으로 쓰면 적합할 듯하다. 대략 6개가 내가 눈이 편한 두레이 업무 숫자다. 6개로 Slot을 고정하고 OKR의 특정 시점 흐름을 보는 방식을 시도해보자. (아직 가정이니 slot 이라는 은유가 실효를 발휘할지 아직 모른다.)
대기는 충동적이거나 즉흥적 업무가 머무는(backlog) 공간이다. 어차피 두레이에서 계획된 업무는 개인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프로젝트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개인 프로젝트에 칸반을 구현하는 탓에 독특하게도 대기에는 계획에 없거나 분류하지 않은 일만 남게 된다.
<OKR과 하루 시간관리의 다리 놓기>편에서 설명한 세션 관리 업무가 잘 작동하고 있어 오늘 할일 컬럼이 무용하다. 용도를 바꾸어야 쓰임새가 생길 듯하다. 불필요하게 많은 노력을 들이지 않기 위해 직관적으로 찍어서 몇 달 해보기로 했다. SAFe 표현인 릴리즈 트레인으로 오늘 할일 컬럼을 바꾸었다. 릴리즈 트레인이란 업무가 밖으로 노출될(릴리즈) 일자가 정해져서 진행중이란 뜻이다.
그리고 로드맵은 릴리즈 일자가 정해졌다는 뜻이다. 아직 수행되지 않더라도 언제 할지 계획이 된 경우를 말한다. 문제는 실제 업무들은 프로젝트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칸반의 3, 4번째 컬럼이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일단 이 정도에서 적용해보고 판단하자.
대기와 할일 상태의 업무에 대한 두레이가 정한 원래 의미를 적어도 (필자가 정한) 칸반은 다르게 사용한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개인 프로젝트에서 다르게 사용한다. 어차피 칸반은 두레이 프로젝트의 플래닝 뷰로 구현하기 때문에 두레이의 구성 위에서 정책을 구현해야 한다.
대기는 다른 프로젝트에 등록되지 않은 업무가 놓일 곳이다. 사적인 일과 회사 일을 하나의 뷰로 만드는 칸반을 위해서는 개인 프로젝트를 사적인 일이 담길 용도와 더하여 다른 프로젝트에 있는 업무를 개인 프로젝트 업무에 어떤 형태로든 연결시켜야 한다. 이때 자유롭게 쓰일 수 있는 업무의 상태가 대기이다. 할일은 OKR과 연결된 업무이다. OKR 정의가 담겼거나 OKR 혹은 KR 달성을 위한 업무이다.
이렇게 되면 로드맵이나 릴리즈라는 개념이 생긴다. OKR을 통해 언제까지 무엇이 나오기로 했는지가 로드맵이고, 로드맵을 달성하기 위해 결과를 만드는 일이 릴리즈이기 때문이다. 릴리즈 트레인이라는 표현은 SAFe를 공부하며 익숙해진 표현을 빌려 쓴 것이다.
이 기록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인 시간에 대한 정원 관리 기록이며, 동시에 오랫동안 활용하고 글로 표현하기도 했던 아기발걸음의 최근 결과물이다.
1. 계획은 개나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