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안영회 - 10호
페친님의 글을 보고 느낀 소회와 CTO님이 공유해준 인터넷 링크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섞어서 내 이야기를 써본다.
아래 문장은 내가 오랫동안, 구체적으로는 8년 가까운 시간을 마음속에 담고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페친님의 사연과 경험과 내 사연은 다르다. 내 이야기에서 노력의 이유는 아래 질문으로 치환할 수 있다.
내가 이 일을 꼭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에게 이 질문은 삶의 많은 부분을 바꾼 질문이다. 먼저 퇴사를 하였고, IT컨설팅 업계를 떠났고, 심지어 그 다음 해부터 4년간 베이징에 살게 되었다. 그 질문을 풀고자 할 때 운 좋게 낸 눈에 띈 책은 <대체 뭐가 문제야> 인데 무려 6번 읽었고, 지금은 나의 인생책 중에 하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이유를 묻기 시작한 후에 얻은 답 중에 하나는 지속 가능한 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는 없었던 탓인지 다른 사람의 꿈을 실현하는데 시간을 쏟기로 한 뒤에 (약간 과장을 섞어 말하면) 정신을 차려보니 사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삶은 내가 설계할 수 없는 측면이 훨씬 많다는 것을 믿는 편이다. 마치 내가 부모님과 내 나라를 택하지 않은 것처럼 대표이사가 된 부분도 받아들였다.
그 상황에서 지속 가능함이란 가치는 모양이 조금 바뀐다. 실무자 혹은 전문가의 길을 갈 때는 내가 계속할 수 있는 것 혹은 좌절을 만나도 계속 할 수 있거나 실제로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지속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기업을 경영해보니 그렇지가 않다.
나 말고 다른 누군가가 알아서 하고 있는 일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면 그 일을 더 잘하게 해주는 것이 내가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기업 경영에 더욱 가깝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스스로 하고 싶어하지 않은 일을 하도록 독려하는 일은 너무나도 어렵고, 잠깐을 될 수 있어도 지속할 수가 없다. 이를 깨닫고 보니 사업에 있어서 지속 가능함이란 실무의 지속 가능과는 조금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한편 CTO님이 알려준 글을 읽었다. 나는 여기서 처음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sual) 표현을 보았다. 하지만 내가 지속 가능함을 위한 필수 덕목이라고 생각하며 실천하는 일을 부르는 이름이었고, 애플의 용어였다.
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 Project specific title in Apple Computer's Corporate ecosystem.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DRI
번역 대신에 대 언어로 한 마디로 표현하면, 실무 책임자에게 최대한 권한을 보장하라는 개념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해야 지속할 수도 있다. 자본의 힘을 빌려면 성장성을 증명해야 하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도 직원들이 승진하거나 더 큰 보상을 받기 위해서도 성장은 필수다. 우리 회사의 사업 환경은 사람의 창의력과 기분이 생산성에 영향을 끼치는 지식정보산업이기 때문에 나는 적어도 위임을 통한 회사의 성장이 베팅할 만한 경영 수단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앞에서는 겸손해야 하고 대표이사라는 직책은 이를 보장하는 집행관이 되어야 한다. 어떻게 집행할 수 있을까? 나 역시 편향이 가득한 사람이고, 직무 구조상 실무자들보다 현장 접점이 더 취약할 수 있는데?
나는 최근에 <린 분석>을 함께 읽으면서 조금씩 방법에 눈치를 채고 있다. 집요하게 사실(데이터)를 묻고 따져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판단을 하기 위한 지식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그 결과물이 정확히 뭐가 되어야 하는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고, 내가 의사결정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그런 도구나 기법을 일상에 구현해보려고 한다.
1. 계획은 개나 주자
8. 나의 경력관리와 직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