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수년 전 ‘북리뷰 기자’가 되는 게 꿈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너무 문화부 책 담당이 하고 싶어서 ‘알바’도 했습니다. 다른 부서에 있으면서 책 한 권씩 리뷰해드리는 알바. 2004년에 그리하여 한 해 100권을 읽고 쓴 시절이 있습니다. 네네. 그 이후 두 번 다시 그리 못했죠. 미국에서 1년 놀고 왔더니 문화부는 커녕 사회부로 끌려가 검찰과 법원을 취재하면서 책 한 줄 못 읽던 에피소드는 생략. 지나고보면 그 또한 많이 배운 시절이란 얘기도 지나가고.
그 이후, 아마 올해 좀 읽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흠흠흠. 취미생활로도 북 클럽 활동을 하지만, 사실은 회사 동료들과 사내 북스터디를 매우 빡세게 진행했습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동료 May가 사내 게시판에도 올려주셨습니다.
사실 소셜 임팩트를 고민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사회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이 기업”이라는 믿음으로 뭔가 도전해봐야 하는데, 좀 막막하기도 하잖아요. 인사이트를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분야 전문가를 통한 단기속성 주입식 교육. 하지만 역시 책을 통해서도 차근차근 공부를 좀 해보기로 했어요.
May의 말을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각자 책을 읽고, 서로 다른 경험과 시각을 가진 이들이 그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다보면, 책 한 권이 단지 한 권이 아닌, 엄청난 시너지로 돌아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그리고, 얼마전 저희가 올 한 해 무려 22권의 책을 읽게 된다는 걸 알았어요ㅎㅎ 12월에 읽을 책 두 권을 포함해서 말이죠. 물론 다 읽은 책도 있고, 거의 읽지 못한채 발제자의 발제만 듣고 토론한 경우도 있고.. 완독에 대한 강박은 없이 하긴 했습니다ㅎㅎ 그래도 즐겁게 서로를 채운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짧은 시간 우리가 뭔가 아이디어를 모으고, 여러가지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든든한 빽이 되어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금요일마다 도시락 먹고 토론하는 즐거움이 쏠쏠했습니다.
처음에는 매주 읽었고(미쳤나봐요ㅎㅎ) 그 다음엔 한 권을 2~3주에 나눠 읽기도 하고 (불평등 책은 진짜 어려웠거든요).. 이젠 월 1~2권만 읽자고 속도 조절 중. 내년에도 계속할겁니다. 저는 트레바리 북 클럽도 두 개나 하고 있어서ㅎㅎ 한 책으로 두 군데 뛰기, 일타쌍피 전략을 치열하게 모색했는데. 아마 내년에도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요. 실제 새로 시작하는 클럽 첫 책도 여기서 고르게 됐죠.
저희들의 임팩트 북리뷰,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1. 식량의 종말 by 폴 로버츠
2. 사회혁신 비즈니스 by 전태병
3. 불평등을 넘어 by 앤서니 앳킨슨
4. 로봇 시대, 인간의 일 by 구본권
5.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6. 생각에 관한 생각 by 대니얼 카너먼
7. 오리지널스 by 애덤 그랜트
8. 미디어 씹어먹기 by 브룩 글래드스톤
9. 사피엔스 by 유발 하라리
10. Bold by 피터 디아만디스
11. 핀란드의 끝없는 도전 by 파시 실베르그
12.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by 스티브 존슨
13. 에너지 혁명 2030 by 토니 세바
14. 알렉 로스의 미래산업보고서
15. 별의 계승자 by 제임스 P. 호건
17. 문제적 과학책 by 수잔 와이즈 바우어
18. 듣도 보도 못한 정치 by 이진순, 와글
19.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by 데이비드 핸드
20. 사피엔스의 미래 by 알랭 드 보통, 매트 리들리, 말콤 글래드웰, 스티븐 핑크
21. 우리의 소원은 전쟁 (예정)
22. 기술중독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