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평 중 주의 해야 할 점, 그리고 이를 통해 얻는 가치들
내글은 다른이에게
어떻게 읽힐까?
글을 꾸준히 쓰다보면 서서히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몇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독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나의 글을 읽을까
댓글과 공유, 그리고 조회수를 통해 우리들은 독자님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나의 글에 반응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나의 글을 읽고 어떠한 의견을 가지는지 생각해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마음을 치는 감동을 얻는지, 어떤 부분에서 아쉬움을 얻는지 등입니다.
#나의 어휘와 글쓰기에 한계를 마주할 때,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어느정도 글을 계속 쓰다 보면 나만의 글을 쓰는 리듬이 생깁니다. 그리고 자주 사용하는 어휘와 레이아웃이 공식처럼 사용되지요. 그렇게 글을 쓰다 문득 기계적인 글생산을 하는 자신을 보게 됩니다.
어떻게 이 한계를 벗어 날 수 있을까? 다른이의 글을 참고하고 읽어보아도 당최 쉽게 성장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글은 쉽게 써지지만, 슬럼프가 찾아온 듯한 허무함이 다가옵니다.
오늘은 이런분들을 위해,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제 자신을 위해 "합평"이라는 주제로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우선, 합평이란 무엇일까요?
합평(合評)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서 의견(意見)을 주고받고 하는 비평(批評)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합평은 위에 적혀 있는 대로 나의 글을 여러 사람이 읽고, 의견을 주고 받는 비평 활동입니다. 기본적으로 평가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막상 참여하고자 하면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글의 무게가 일반인들과 비할 바 못되게 무거운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셨던 강원국 작가님의 말을 빌면, 그분이 작성하신 글을 당시 정부 내 지성인들께서 합평을 했다고 합니다. 그 스트레스는 어마어마 했을텐데요. 작가님은 이 경험이 글 실력을 높이는 정말 좋은 방법(고통과 비례)이었다고 합니다.
합평은 정말 좋은 실전에 내 글을 던지는 용기의 시간 입니다. 잘 하게 되면 가장 잘 쓰는 사람의 수준으로 모두 상향 평준화가 될 수 있어요.
- 강원국 작가
합평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나의 글을 오래 보고 있고
나라는 사람을 잘 알고 있으며
본인도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있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순수한 열정이 있는 지성인
과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온라인 글쓰기 모임 분들을 모아 함께 합평을 정기적으로 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훈련을 하게 되면 보다 삶 속 글쓰기에 대한 근육과 체력이 탄탄해 지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글에 대한 실력이 상승합니다.
중기적으로는 자신의 글을 끊임없이 객관화 하며 더욱 갈고 닦는데 집중하는 습관이 생깁니다.
장기적으로는 훗날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을 할 때가 왔을 때 많은 독자들 앞에서 내 글을 엮은 책이 출판 되기 전 많은 퇴고와 주변 사람들의 합평으로 보다 갈고 닦인 가치 있는 글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정해진 방법이 아닙니다. 제가 여러군데를 통해 알아보고 스스로 생각하여 고안한 방법입니다. 사실 합평이란 기본적으로 서로의 글을 평하는 것이기에 그 본질에서 크게 다를 점은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살펴보시고 추가적인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로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각자의 글은 그 글만의 운율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퇴고 과정에서 많은 작가님들이 추천하기도 합니다. 툭 툭 걸리는 방지턱 같은 부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눈으로만 읽게 되면 쉽게 지나칠 부분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수정하게 되는 습관이 만들어 집니다.
늘 그렇듯 합평만큼 좋은 뜻을 가지고 모인 뒤 상처를 받는 모임도 흔치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합평에 대한 구성원들의 이해 정도가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합평에 참여하는 마음가짐과 주의해야할 점을 서로 숙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미리 글을 공유 하여 각자가 서로의 글에 피드백을 남긴 후 공유 하는 방법. 또는 현장에서 돌아가며 글을 읽으면서 그 장단점을 작성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하시는 방법에 따라 사용해 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본격적인 평가를 하기 앞서, 좋은 점을 적어두는 것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평가 기준으로 참고하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쩌면 퇴고 과정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일 수 있습니다.
작가는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가, 그 차별성은 있는가
글에서 매력이 느껴진다면/느껴지지 않는다면 왜 그런가
이야기에 일관성이 있는가 (도움이 되지 않는 문장이 많은가)
- 미사여구, 형용사와 부사, 전개에 보탬이 되지 않는 묘사, 대화 지문 등
글에 비문이나 너무 긴 문장이 있는가
글의 전개 방식은 독자가 읽기에 어떠한가
사용하는 어휘가 이야기에 어울리는가
이 이야기에 가장 잘 전달하는 문장 방식은 어떤게 있을까
#자기객관화
자신의 글을 읽으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객관화하여 볼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때 이미 다른 분들이 언급 하기 전 내가 고쳐햐 할 부분이 먼저 보이게 됩니다. 나만의 공간에서 글을 작성했을때 시간에 쫓기거나 분위기에 취해 보지 못했던 부분을 내가 스스로 보게 됩니다. 이것은 어쩌면 사람들 앞에 서기 전에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이 단계는 반복적인 퇴고 작업으로 스스로의 글을 고치면서 수준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영혼 없는 위로의 말잔치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다양한 시각과 넓은 사고로 확장
합평을 하게 되면 모여있는 사람의 머릿 수 만큼 다양한 세계의 의견이 모이게 됩니다. 그것은 실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제가 함께 하는 독서모임과 글쓰기의 중요성에서 늘 강조하는 것 중 하나도 같은 이유입니다.
평소 내가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일상적인 관점과 어휘, 레이아웃 등에 습관적으로 갇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다른이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평가 받는 작은 용기를 지불하는 것에 비해 더욱 넓은 시야를 보상으로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나의 재발견
때로는 나도 나를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다른 이들이 글을 읽고 나도 잘 몰랐던 나의 장점과 특성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글에 대한 진심어린 이해
좋다 나쁘다가 아닌 구체적인 의견을 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숨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 글을 작성한 작가에 대한 상황적 이해와 배경을 고려하며 독자인 나에게도 전달되는지 생각해 봐야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어휘와 생각을 보다 깊게 참고하고 때로는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훈련
사실 평가는 보다 더 수준 높은 어휘와 논리가 필요합니다. 직감적으로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을 듣는이가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어떤 부분이 객관적으로 어떻게 와 닿지 않았는지 잘 읽고 솔직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부분에 대해 스스로도 많은 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은 겸손함을 가지게 됩니다.
합평이 참 좋은 건 알겠는데, 멘탈이 털릴까 걱정입니다. 물론 어느정도 각오가 있어야 겠지만, 주의해야할 점도 분명 존재 합니다.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훈훈하게만 하지 말 것
누군가의 글을 평가 한다는 것은 상당히 민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각기 다른 배경과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충분히 각자의 해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서로 좋은 말만 하고 헤어진다면 합평의 진정한 목적인 글쓰기의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좋은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무슨 근거로 좋은지 구체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글은 당신 자체가 아닙니다
글을 쓸 때 많은 정성과 노력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글이 동일시 되어 글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되었을 때 이상한 기분이 들게 됩니다.
분명, 나는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지만, 그들의 평가와 생각이 진행될 수록 기분이 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글은 당신의 인격과 동일시 될 수 없습니다. 당신도 자신의 글을 객관화 해서 볼 수 있어야 보다 나은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리 말하지만 참 어렵습니다. :)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마음은 좋은 말만 듣는건 아니기에 두려움과 마주할 수 밖에 없지요. 이 두려움을 마주하게 될 때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속단, 매도하지 않고, 배려하는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흔히 평가라고 하면 평가 받는 사람에게 무책임할 수 있는 발언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평가를 하는 것은 아무 말이나 뾰족하게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이의 글을 읽고 그 사람의 삶 속 생각을 들여다 보는 것이기 때문에 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지니고 도움이 될 수 있는 말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실제경험을 끌어오지 마세요
글 속에서 언급한 내용과 메시지에 집중하여 의견을 말씀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 읽으시는 분이 자신만의 해석과 경험을 끌어와 이야기를 하는 순간, 합평 시간을 잡아먹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의기소침해지지 말 것
지적을 한 가득 받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쭈구리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서야 내 글을 좀 보여 줄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생각했는데 뭔가 빨간펜으로 뒤범벅이 된 시험지를 받는 기분입니다. 내 글은 형편 없나?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감정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그 감정에 솔직해 지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나의 성장을 위해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이기에 다시 털고 일어나서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의 좋아요와 공유,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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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석
현재 커머스 회사에서 유통 트렌드를 분석, 사내 강사로 활동 중이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영분석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약 10여 년 안 되는 기간 동안 국내외, 큰 조직과 작은 조직들을 거치며
조직 운영 및 인센티브/콘테스트 등 제도 기획
신사업 전략, 기획 / 해외 전시, 의전
기술/금융 영업, 국책사업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자기 계발과 직장생활, 스타트업과 유통 트렌드에 관심이 많다. (강연 문의: peter1225.oh@gmail.com)
이외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많아 400여 명의 사회인 독서모임 '성장판'의 공동 운영진(글쓰기 코칭), 30대를 위한 모임 '월간 서른' 공동 매거진 집필진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