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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경 Jan 02. 2024

브런치 운영 5개월 차의 기록

경험과 감상, 그리고 도움말

브런치스토리 작가 5개월 차에 접어든다. 새해를 맞아 그동안의 경험과 감상을 기록한다. 브런치 활동 초기에 누가 이런 조언을 해주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이야기도 해보려 한다. 철저히 주관적인 견해임을 밝힌다.



"조회수 10"


첫 글을 발행한 날 조회수 10을 겨우 넘겼다. 구독자 0으로 시작한 작가는 비슷한 경험을 했으리라 짐작한다. 브런치는 작가 커뮤니티여서 창작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의 글은 잘 안 읽나, 싶었다. 공개적으로 글을 쓰면 표절당할 위험이 있다고 들었는데, 보는 사람이 있어야 표절하든 말든 할 게 아닌가. 게다가 브런치를 둘러보니 잘 쓴 글이 많아서 내 글은 표절할 것 같지도 않았다. 실시간으로 발행되는 수많은 글에 밀려 내 글은 금세 묻혔다. 조회수는 적었지만, 읽은 분들은 거의 다 라이킷을 눌러 주셨다. '읽지 않아서 그렇지, 읽으면 좋아할 만한 글'이라고 스스로 위안 삼았다. 그저 응원의 뜻으로 준 라이킷이었을 수도 있지만.


"작가들과의 교류"


조회수 10을 겨우 넘기는 글로 연명하고 있을 때, 라이킷과 댓글, 구독으로 응원해 주신 분들을 향한 고마움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글이 마음에 들어서 응원해 주셨기를 바라지만, 실은 썰렁한 브런치에 온기를 주려 한 선한 분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호 라이킷을 주신 김제호 님, 1호 댓글을 주신 우인지천 님, 1호 구독자가 되어주신 DreamHunter 님께 감사한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누군가의 1호가 되어주시기를 바란다.


브런치에 안착했다는 느낌을 받은 건 꾸준히 글로 소통하는 동료 작가가 생기고 나서부터다. 새 글 알림이 기다려지는 작가이자 내 글을 챙겨서 읽고 댓글로 응원해 주는 독자인 동료 작가는 천군만마 같이 든든한 존재다. 많은 독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더라도 격려가 되는 동료 작가가 몇 있다면 창작을 지속할 동기 부여가 되고, 작가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도 받게 된다.


"기획이 필요해"


데뷔 초부터 폭발적인 조회수를 경험한 작가들이 있다. 천재작가 님과 박나비 님처럼 흥미로운 주제의 기획 연재로 주목받은 경우가 있고, 평안한 삶 님처럼 다수의 글이 다음 메인이나 브런치 메인에 소개된 예도 있다. 내 글 "K-Mom의 아름다운 하루"도 다음 메인에 잠깐 떠서 조회수가 급등한 경험이 있다.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브런치 작가에게 간혹 이런 이벤트를 해주는 것 같다.


기획이 있어야 주목받을 수 있다. 브런치 작가 신청서에 활동 계획서가 필수 항목인 이유이고, '브런치 북' 연재를 장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명인이거나 필력이 대단한 작가가 아닌 이상 나처럼 소소한 일상의 글쓰기와 기록의 목적으로 접근하는 작가는 주목받기 어렵다.


"검색 잘 되는 글"


제목이 중요하다. 브런치 밖의 독자는 주로 검색을 통해 유입된다. 유입 경로와 유입 키워드를 보고 깨달은 바다. 내가 발행한 글 중 "다시, 몬테레이로"와 "강경 가는 길"이 조회수로 2, 3위를 차지한다. 멕시코 몬테레이에 관한 정보, 강경 가는 길을 검색한 분들이 방문한 결과로 보인다. 할머니를 추억한 글 "출필고 반필면"은 단어 뜻을 검색한 분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검색 결과에서 검색어가 포함된 본문 일부를 확인할 수 있고 '에세이'라고 키워드로 명시되어 있으니 정보성 글이 아닌 걸 알고도 방문했으리라 추측한다.


제목이나 본문에 드라마, 영화, 책 제목이 포함되어 있으면 해당 검색어를 통해 글이 노출되기도 한다. 선배와의 만남을 추억한 글 "세 번째 만남"은 "피천득의 인연"을 검색어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본 감상을 쓴 "일종의 고백"은 노래 제목이기도 해서 그 검색어를 통해 독자를 만났다. 드라마를 검색하다가 들렀는데 글이 좋았다며 댓글 남기고 구독해 주신 독자가 한 분 있었다. 작가로서 보람을 느낀 때였다.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많이 배웠다. 도움이 된 글들을 다 적고 싶지만, 여기서는 세 편만 소개한다.


이경 님의 "등단하지 말란 말이야"


이경 님은 이 글에서 등단 장사를 하는 일부 문예지의 행태를 비판한다. 시, 소설, 수필을 쓰는 작가라면 한 번쯤은 등단에 대해 고민해 봤을 것 같다. 나는 수필창작 수업에서 '등단'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그야말로 이 분야의 문외한이었다. 수필가 선생님과 등단 작가 문우들의 조언을 듣고 등단을 고려하던 차에 이경 님의 글을 읽고 그 생각을 접게 됐다. 등단 제도 자체를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려는 건 아니다. 글 쓰는 데 등단 작가라는 타이틀이 필요한가를 고민했을 때 '아니다'라는 답을 얻어서다. 문학상이나 공모전에 도전할 생각은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 수필로 여러 차례 공모전에 도전했으나 수상권에 들지는 못했다. 앞으로 시를 써서 공모전에 도전하고 싶고, 전공을 살려 인문 교양 분야의 글도 쓸 예정이다.


스테르담 님의 "'브런치 매거진'과 '브런치 북' 완벽 활용법!"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 완성된 글을 20편 넘게 갖고 있었다. 수필창작 수업을 들으며 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쓴 결과다. 지금까지 발행한 글이 이 글을 제외하고 31편인데, 그중 브런치 작가가 된 후 쓴 글은 9편이다. 일관된 주제로 글을 쓴 게 아니어서 발행 후 글의 성격을 파악하고 분류해서 '매거진'을 만들었다. 스테르담 님의 글에서 배운 방식이다. 글을 쌓다가 주제에 따라 '매거진'으로 묶고, '브런치 북'으로 완성하라는 조언이다.


'매거진', '브런치 북'은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에게 특히 유용한 기능이다. 독자가 취향에 따라 '매거진', '브런치 북'을 개별 구독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브런치 북'은 그 안에 내용을 설명할 공간이 있지만, '매거진'은 키워드 외에 그런 공간이 따로 없다. '작가소개'에 매거진 내용 설명을 포함하기를 권장한다. 예로 내 사례를 소개한다.

* 매거진 (화요일 발행)
1. 나의 글 나의 삶: 글쓰기에 관한 생각,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에세이
2. 그 속에서 놀던 때가: 나의 뿌리에 대한 성찰, 고향, 가족, 친구 이야기
3.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경험한 일과 감상을 담은 에세이
4. 미디어에 비친 세상: 방송, 영화, 공연 감상 에세이, 미디어로 접하는 사회, 문화 현상을 탐구하는 칼럼
5. 커뮤니케이션 (구상 중): 커뮤니케이션 개념을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풀어쓴 글


** 여기서 잠깐! '브런치 북'에는 없는 '매거진'만의 기능을 짚어본다.


1) POD

'매거진'에 30편 이상의 글을 발행하면 POD(Publish on demand; 주문형 도서 출판) 방식으로 책을 출판할 수 있다. POD는 주문받은 후에 종이책을 인쇄해 독자에게 발송하는 방식으로 비용 없이 자가 출판하는 방법이다. '브런치 북'은 POD 신청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링크를 따라가면 볼 수 있다. 브런치 POD 출판 프로젝트


2) 공동 매거진

특정 주제로 공동 매거진을 만들어 다른 작가들을 필자로 초대할 수 있고, 다른 작가가 만든 매거진에 참여할 수도 있다. 그 예로 성준 님이 만든 공동 매거진 "브런치작가들이좋아하는브런치글"을 소개한다. 다른 "브런치 작가분들의 글을 읽고 펼쳐지는 글감들이나 생각들을 정리해 나가는 글"을 모으자는 의도로 만든 매거진이다(소개글). 또 다른 예로, 여섯 명의 작가가 공동발행 하는 매거진도 있다. "일상을 살피는 마음"


이동영 님의 "브런치는요. '운영'하는 것입니다."


소제목이 "방황하는 브런치 작가님께"다. 출간, 강연 기회를 희망하는 브런치 작가를 위한 조언이지만, 모든 작가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브런치를 '운영'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글을 발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브런치 작가가 된 후 첫 주에는 매일 한 편, 그 후 한 달간은 3일에 한 편, 그 이후로는 일주일에 한 편 글을 발행했다. 앞으로도 일주일에 한 편 이상 발행할 계획이다. '일주일에 한 편 발행'은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정한 기준이고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주로 화요일에 글을 발행했다. 독자가 새 글 발행일을 예상할 수 있도록 같은 요일에 발행할 예정이다. 찾아서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하겠다. 브런치 운영자로서의 마음가짐이다.




글을 천천히 쓰는 편이고 초고를 완성하고도 수십 번 읽고 걸리는 부분이 없을 때까지 퇴고한다. 발행한 글도 다시 읽고 수정한다. 글 쓸 때 항상 이용하는 사이트 두 곳을 소개한다.


"글을 쓸 때" 네이버 국어사전


용어의 정의나 단어 선택에 확신이 없는 경우,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확인한다. 정의를 확인하고, 반복을 피해 제시된 유의어를 쓰기도 한다. 해당 용어가 문장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띄어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시 문장에서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글을 점검할 때"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거의 20년 전에 대학원에서 논문 쓰던 선배가 이 사이트를 알려줬다. 지난 학기에 수업 들었던 사이버대 문예창작학과에서도 이 사이트를 추천한 걸로 보아 그사이에 더 나은 맞춤법/문법 검사기가 개발되지는 않은 것 같다. 여러 맞춤법 검사기를 리뷰한 글에서도 이 사이트를 추천했다. 브런치에서 제공하는 "맞춤법 검사"보다 더 정밀한 검사 결과를 보여준다.


이용 방법이다. 먼저, 문서 옆에 창을 따로 띄워놓는다. 글을 복사해서 검사창에 붙여 넣고 '검사하기'를 실행한다. 결과를 보면서 수정은 원본에서 한다. 웬만한 오타, 띄어쓰기, 문법 오류는 다 잡힌다. 가끔 검사기가 작동하지 않고 오류가 없다는 메시지가 뜨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를 대비해 일부러 잘못된 문장을 추가해서 제대로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긴 글은 두, 세 단락씩 끊어서 검사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예상보다 긴 글이 됐다. 이 기회를 빌려, 글에 대한 어떠한 피드백이든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사소하게는 오타나 맞춤법, 글의 구성, 내용상의 오류나 불편한 점 등에 대해 기탄없이 말씀해 주시기를 바란다. 피드백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유용한 정보나 조언도 환영한다.


작가님들의 브런치에 방문하면 가장 처음 발행된 글을 찾아 읽곤 한다.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 궁금해서다. 시인들의 첫 시집을 찾아보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나의 초심과 희망을 담은 첫 발행 글이 "귀향할 결심"이다. 귀향을 주제로 브런치 북 연재할 날이 오기를 꿈꾼다.


작가님들의 초심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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