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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소피 Nov 18. 2023

다시 정상으로

소피의 카우치에 초대합니다 Part.2

소피의 카우치에 초대합니다 Part.1 보기


이혼의 상처로 불면증과 악몽에 시달리는 30대 중반 도서관 사서 이지수(앨리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낮은 자존감으로 난독증에 걸린 작가 지망생 박미영(쥰). 이들은 자신의 인생이 정상의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하면서 ‘비정상’으로 규정될까 봐 두려워한다. 

‘세상 모든 것에 관한 상담소, 소피의 카우치’를 운영하는 소피는 지금까지 봐왔던 상담사와 다른 특이한 방식으로 앨리스와 쥰을 도와준다. 앨리스와 쥰은 자신의 증상이 ‘비정상’이기 때문에 ‘정상’이던 예전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소피는 그들의 증상을 없애는 대신 난생처음으로 자기 자신이 될 것을 주문한다. 

과연 그들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소피의 카우치에 초대합니다 Part.1 지난 줄거리


1화 - 프롤로그

한 번쯤이라도 자신이 비정상‘일지도 모른다’라는 의심이 들거나 누군가에게 “미친 X”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남들의 시선 때문에 평범하게 보이려고 애써 아닌 척하진 않았나요? 그렇다면 비정상이 정상인 곳,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소피의 카우치’에 초대합니다!


2화 - 앨리스 이야기(1)

이혼과 유산의 상처로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지수는 끔찍한 악몽 때문에 억지로 잠을 자지 않고 버티다가 직장에서 쓰러지고 만다. 그녀는 병가를 내고 동생 희수가 준 ‘소피의 카우치-세상 모든 것에 관한 상담소’ 명함을 보고 충동적으로 예약한다. 소피의 카우치는 그동안 경험한 정신과나 여느 상담소와 외관부터 달랐다. 자신과 비슷한 차림새지만 어딘가 비현실적인 소피의 카우치 원장 소피는 지수에게 “이름이 뭐냐?”라고 물으며 자신이 원하는 이름부터 지을 것을 제안한다. 황당한 제안이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이지수’라는 이름 대신 어릴 때부터 동경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본 따 ‘앨리스’가 된다. 


3화 - 앨리스 이야기(2)

앨리스와 소피의 본격적인 첫 번째 세션. 소피의 카우치에서 만큼은 앨리스가 되어 지수라면 하지 않았을 언행을 거침없이 한다. 자신을 힘들게 하는 악몽을 없애고 편안하게 자고 싶어 하는 앨리스는 카우치에 누워 한결 편하게 소피에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는데…


4화 - 앨리스 이야기(3)

도서관 사서인 앨리스는 도서분류표처럼 항상 체계적으로 정돈된 삶을 살았다. 그런 그녀의 삶이 혼돈에 빠지게 된 건 3년 전, 아기를 잃은 죄책감으로 실의에 빠져 있을 때부터였다. 이미 관계가 나빠질 대로 나빠진 남편은 자신의 탓으로 몰아갔고, 전남편의 언어폭력에서 벗어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이혼 후유증인지 불면증이 찾아왔다. 소피와의 첫 번째 상담에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악몽을 꾸지 않은 앨리스는 집으로 돌아와 다시 악몽을 꾸는데…


5화 - 앨리스 이야기(4)

앨리스와 소피의 두 번째 세션. 앨리스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악몽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꿈에서 생생하게 반복되는 악몽은 마치 어제일 처럼 생생하다. 그날 자신에게 폭언을 퍼부은 전남편보다 용서할 수 없는 건 한마디 대꾸도 못한 자신의 모습이다. 소피는 앨리스에게 원하는 것을 재차 묻고, 다음 시간까지 자신이 버리고 싶은 것을 자필로 써오라는 과제를 내주는데…


6화 - 쥰 이야기(1)

미영은 난독증으로 전화번호부에 ‘소망 치과’와 나란히 저장된 ‘소피의 카우치’를 치과로 착각하고 전화를 건다. 출판사 편집자인 미영은 얼마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난독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출판 사고를 쳐 사표를 냈다. 정신과 상담을 받아도 차도가 없는 난독증 때문에 자신의 꿈인 작가의 길을 포기할 위기에 놓인 미영은 소피의 카우치에 전화를 건 것이 기회일지 모른다는 기대로 예약을 한다. 소피와의 첫 번째 만남에서 미영은 본명 대신 필명인 ‘쥰’으로 예약하고, 소피에게 잘했다는 칭찬을 오랜만에 받는다. 


7화 - 쥰 이야기(2)

쥰은 자신의 상태가 ‘비정상’이냐고 소피에게 묻는다. 가족이나 친구도 자신을 별종으로 취급했다. 정신과 의사에게 물어보면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남들에게 사랑받지 못할까 봐 평범하게 보이려고 애썼는데 난데없이 나타난 난독증은 인생 최대의 난제였다. 소피는 쥰에게 난독증이 있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그래도 예전과 같은 ‘정상’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 꼭 행복하지 않아도 불행하지만 않으면 충분하다는 쥰은 소피에게 재차 대답을 강요하고, 소피의 대답은…


8화 - 쥰 이야기(3)

쥰은 자신이 원하는 정상이 뭔지 생각해 보라는 소피의 말에 고민에 잠긴다. 어릴 때부터 말보다 텍스트가 편한 쥰은 출판사에 다니면 작가의 꿈에 도움이 될 거라 기대했다. 일에 대한 회의감이 쌓여갈 무렵, 팀장에게 자신의 슬럼프를 털어놓고, 쥰의 글을 봐주겠다던 선배의 호의에 기대를 걸지만 그 후로 일상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데…


9화 - 쥰 이야기(4)

쥰과 소피의 두 번째 세션. 소피는 쥰에게 “원래 비정상이 정상이라면?”이라는 이상한 질문을 하고 쥰은 실망해서 나가려고 한다. 소피는 연이어 “난독증으로 해방된 것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내심 감춰온 속내를 들킨다. 난독증이 아니었다면 직장을 관둘 용기도, 더 이상 참지 않을 결단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을. 소피는 쥰의 이야기를 듣고 잃어버린 글자를 찾아서 꿈을 기록하라는 제안을 하고…


10화 - 앨리스 이야기(5)

앨리스는 소피의 제안대로 전남편을 비롯해 자신이 버리고 싶은 것들을 쓴다. 또다시 악몽을 꾸고 소피와의 세 번째 세션. 앨리스는 소피에게 하고 싶은 말을 써 왔지만 도저히 쓸 수 없는 대상이 있다고 한다. 더는 악몽을 꾸지 않게 되면 태어나지 못한 아기를 잊을 까봐 차마 쓸 수가 없다. 악몽을 꾸고 싶지 않지만 지난날의 죄책감을 놓을 수도 없는 앨리스에게 소피는 작은 유리병을 주며 마지막 인사를 할 기회를 제안하는데…


11화 -쥰 이야기(5)

쥰은 오랜만에 어린 시절 꿈을 꾼다. 남동생과 차별당한 기억과 고등학교 때 왕따 당한 기억이 한꺼번에 꿈으로 나타나 자신을 괴롭혔다. 꿈에서 깨어난 쥰은 오랜만에 펜을 잡고 꿈을 적기 시작하고, 소피와의 세 번째 세션에 꿈을 쓴 일기장을 보여주며 자신이 다 나았다고 하는데…


12화 - 만남(1)

앨리스는 아기를 가졌을 때 태교 여행 삼아 온 해운대 바닷가에 3년 만에 혼자 온다. 소피에게 받은 작은 유리병에 아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쓴 롤링페이퍼를 담아 바다에 보내기 위해서였다. 한밤의 바닷가에서 유리병을 멀리 던지기 위해 바다에 들어간 앨리스를 보고 자살하는 줄 오해한 쥰이 다가와 그녀를 말리는데…


13화 - 만남(2)

쥰은 소피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장소인 부산에 왔다. 남동생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외할머니 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쥰은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오랜만에 해운대 밤바다를 거니는데 바다로 들어가는 앨리스를 발견하고 자살하는 걸로 오해한다. 앨리스는 비록 오해긴 하지만 자신을 위해준 쥰에게 호감을 가지고 자신이 비정상 같냐고 묻는다. 쥰은 항상 하던 질문을 앨리스에게 듣게 되고,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직감적으로 깨닫는데…



소피의 카우치에 초대합니다 Part.2


앨리스는 오랜만에 푹 잤다. 

소피의 카우치에서 잠깐 잠든 이후 처음이었다. 악몽을 꾸지 않으면 죽은 아기를 잊을까 봐 겁났지만, 마지막 인사를 바다에 한 뒤로 한결 편해졌다. 


무슨 80년대 멜로 영화도 아니고 요즘 세상에 누가 바다에 유리병을 던져?


소피가 제안을 했을 때만 해도 앨리스는 굳이 이걸 해야 하나 싶었다. 소피와 세 번 밖에 만나지 않았지만 몇 년은 알고 지낸 사람처럼 만남의 깊이가 달랐다. 매번 앨리스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져줘서 그걸 하느라 일주일 내내 전전긍긍해서 그럴지도 몰랐다. 


의심이 많은 앨리스는 소피의 방식이 효과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신뢰한 것은 아니었다. 학창 시절 모범생답게 내준 과제는 성실히 하면서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해운대에 온 것은 소피의 제안이 있기도 했지만 한 번쯤은 오려고 했었다. 동생 희수와 같이 와서 혼자 있을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뱃속의 아기와 유일하게 평화롭게 보낸 날이었다. 


태어나지도 않았으니 원래 없던 아기라고, 유산은 비일비재하다고 치부해 봐도 마음속으론 알고 있었다. 당시에 내가 얼마나 임신을 부담스러워했는지를. 전남편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가 맞냐며 의심도 했으니까. 


부모에게 축복받지 못할 바에는 태어나지 않는 게 낫지 않을까. 


앨리스가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심정을 아기의 태동을 느끼며 한 날, 갑작스럽게 유산을 했다. 마치 아기가 듣고 있었던 것처럼 가슴이 철렁했다. 자신이 죽인 거라고, 내가 죽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평생 안고 가야 할 죄인데 이렇게 간단히 유리병에 인사말을 써 보내는 걸로 끝난다고?


쥰이 앨리스를 오해하고 말리지 않았더라면 진짜로 더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더 깊이, 더 깊이, 밤바다에 걸린 달을 보며 홀린 것처럼 다가가고 있었다. 


저곳으로 가면 끝날 거야. 어차피 행복해지긴 글렀잖아? 지쳤으니까 이제 좀 쉬자. 


앨리스는 이제 말하지 못한 대상에게 하고 싶은 말도 다 써서 보냈으니 할 일이 끝났다. 소피에게 가서 미션 완료 했다고 보고까지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악몽도 꾸지 않는다. 원하던 대로 다 되었다. 


다시 예전처럼 ‘정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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