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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투시 Jun 21. 2023

중요한 건 속도감이다! 이슈를 하이재킹하라!

마케팅 천재 '라이언 레이놀즈'의 기발한 Fastvertising 전략 

지난 3월 영화 '데드풀(Deadpool)'로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에 관한 특별한 한 소식이 전 세계 미디어의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의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T-Mobile이 미국의 저가 이동통신사,알뜰폰 회사인 Mint Mobile을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7700억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인수하기로 밝혔다는 뉴스였는데 이 소식과 함께 주목을 받은 것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T-Mobile의 Mint Mobile(민트 모바일) 인수 거래로 인해 거액의 돈을 벌었다는 소식이었다.


Mint Mobile(민트 모바일)의 매각이 대체 '라이언 레이놀즈'와 어떤 관계가 있길래 그가 두 회사의 거래로 큰 돈을 벌게 되었다는 것일까 궁금할 것이다.

사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지난 2019년 스타트업 '민트 모바일'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회사의 지분을 사들였고 Mint Mobile(민트 모바일)의 지분의 약 25%를 보유하고 있던 그가 이번 거래로 3억 달러(약 4,000억원)에 이르는 현금과 주식을 벌게 된 것이다.

Mint Mobile이 미국 이동통신사 중 하나인 T-Mobile에 인수가 될 정도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해 가격 경쟁력의 우위를 내세우며 사입자를 크게 늘린 판매 정책과 함께 '라이언 레이놀즈'가 Mint Mobile의 지분을 사들인 것에 그치지 않고 민트 모바일을 홍보하는 광고를 직접 제작하고 모델로 출연하는 등 회사의 육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함께 진행했기 때문이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지난 2018년 영화 데드풀(Deadpool)의 마케팅 담당자와 함께 광고,마케팅 회사 '맥시멈 에포트(Maximum Effor)'를 공동으로 설립했고 '민트 모바일'을 홍보하는 다양한 마케팅,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맥시멈 에포트'  회사 소개 

"멕시멈 에포트(Maximum Effort)는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의 개인적 재미를 위해 영화, TV 시리즈,콘텐츠,광고 그리고 칵테일을 만든다. 우리가 만든 콘텐츠는 가끔씩 대중에게 공개된다."

배우이자 사업가 그리고 광고,마케팅 회사의 대표인 라이언 레이놀즈가 투자를 한 회사는 '민트 모바일' 하나만이 아니었다.

지난 2018년 진을 만드는 주류회사 Aviation Gin(에비에이션 진)의 지분을 인수했던 라이언 레이놀즈는 브랜드의 대주주이자 '에비에이션 진'의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광고 대행사 Maximum Effort의 대표로서자신이 모델로 출연하는 Aviation Gin의 광고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마케팅 활동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면서 Aviation Gin은 미국 슈퍼프리미엄 진 부문에서 두번째로 큰 브랜드가 될 정도로 크게 성장했고 Aviation Gin은 2020년 8월 세계 최대 주류회사 디아지오(Diageo)에 6억 1000만 달러(7250억 원)에 인수가 되었고 라이언 레이놀즈의 투자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광고 전문 매거진 Adweek가 2020년 브랜드 선구자로 선정한 '라이언 레이놀즈'

그렇다면 저가 이동통신사 'Mint Mobile'과 주류 회사 'Aviation Gin'의 놀라운 성장을 이끌어낸 라이언 레이놀즈의 광고 대행사 'Maximum Effort'의 광고,마케팅 전략에는 대체 어떤 숨겨진 비결이 있는 것일까? 


브랜드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멕시멈 에포트'의 광고에는 모두 공통점이 있다. 


바로 'B급 감성의 유머 코드'와 주목할 만한 이슈가 생기면 해당 이슈를 빠르게 캐치해서(Hijacking) 광고,마케팅의 아이디어로 활용하고 대담하게 실행하는 '빠른 속도감'과 '창의적인 발상'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Maximum Effort'의 이슈 하이재킹(Hijacking)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지난 2019년 성차별 논란으로 큰 비판을 받았던 '펠로톤(Peloton) 광고' 이슈를 재빠르게 마케팅에 활용한 'Aviation Gin'의 광고다.

Peloton 'The Gift That Gives Back' (2019)

지난 2019년 12월 2일,홈 트레이닝 플랫폼 회사 '펠로톤(Peloton)"은 유튜브에 The Gift That Gives Back(보답하는 선물)'이라는 타이틀의 광고를 공개했다

한 여성이 남편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펠로톤의 실내 자전거를 받는다. 아내는 1년 동안 남편에게 선물받은 펠로톤으 실내 자전거로 매일 집에서 운동을 하며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고 다음 해 크리스마스에 1년 동안 운동을 하면서 찍은 영상을 모아 남편에게 선물한다.

아내는 영상에서 남편에게 '1년 전에는 내가 펠로톤으로 인해 이렇게 변하게 될 줄 몰랐어'라는 말을 전하고

광고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펠로톤을 선물하세요"라는 멘트로 마무리가 된다.


펠로톤의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남편이 아내에게 펠로톤을 선물한 이유가 날씬한 몸매의 아내를 원하기 때문인가' '아내에게 몸매를 관리하라는 말 대신 펠로톤을 선물한 것이 아닌가'라는 등의 성차별 논란으로 여론의 비난을 거세게 받았고 광고가 공개된 다음날 펠로톤의 주가는 무려 9% 하락했다. 기업 가치로 따지면 거의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펠로톤 광고가 논란의 중심에서 화제의 이슈로 떠오른 것을 지켜본 맥시멈 에포트는 펠로톤 이슈를 재빠르게 광고에 활용했다.


펠로톤 광고에서 아내 역할을 맡았던 배우 '모니카 루이즈(Monica Ruiz)'를 섭외해서 그녀가 광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Aviation Gin'의 광고를 제작한 것이다.

맥시멈 에포트는 펠로톤의 광고 타이틀 'The Gift That Gives Back(보답하는 선물)'을 패러디한 'Aviation Gin'의 광고 'The Gift That Doesn't Give Back(보답하지 않는 선물)'을 12월 7일 공개했다.


광고의 내용은 매우 단순하지만 무척이나 기발했다.


펠로톤 광고에 출연했던 '모니카 루이즈'가 2명의 친구와 함께 BAR에 있는데 그녀는 정면을 응시한 채 잠시 멍을 때리다가 '이 술(Jin) 진짜 부드럽다'라며 한 마디를 날린다.

Aviation Gin 'The Gift That Doesn't Give Back' (2019)

그러자 루이즈 옆에 있던 친구들이 이렇게 말한다. "마시고 싶으면 한 잔 더 마셔. 여긴 안전해."


그리고 루이즈와 친구들은 모두 함께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to new beginnings)'라고 하며 건배를 하고 '당신은 지금 보기 좋습니다(you look great by the way)'라는 멘트와 함께 에비에이션 진 병을 보여주면서 광고는 끝이 난다.


에비에이션 진 광고의 마지막 멘트는 펠로톤 광고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선물 받은 펠로톤 실내 자전거를 이용해 1년 동안 살을 뺐다는 스토리를 떠올리면 '광고 속 여성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좋다'는 의미로서 펠로톤의 성차별적인 논란을 은근히 저격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에비에이션 진의 광고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통해 공개되었고 공개된지 75시간 만에

1,0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엄청난 입소문을 만들어냈다.

자.여기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라이언 레이놀즈가 트위터,유튜브 등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에비에이션 진의 광고를 올린 날짜다.

펠로톤의 광고가 유튜브에 공개된 것이 2019년 12월 2일이고 펠로톤에 출연했던 모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에비에이션 진의 광고가 공개된 것이 12월 7일이다.


그러니까 날짜를 계산해 보면 펠로톤의 광고가 공개된 후 5일이 채 되지 않아 에비에이션 진의 광고가 공개된 것이다.

맥시멈 에포트는 펠로톤의 광고가 공개되고 성차별 논란 이슈가 발생하자마자 광고에 출연했던 '모니카 루이즈'를 3일만에 섭외했고 하루도 안되는 시간 안에 그녀가 출연하는 광고를 촬영,편집하고 최종 제작된 영상을 업로드까지 했다.


모델을 섭외하고 광고를 기획하고 촬영,편집까지 완료하는데 4일이 채 걸리지 않은 맥시멈 에포트의 광고 제작 과정은 일반적인 광고 대행사(에이전시)의 광고와 비교할 때 엄청나게 짧은 것이다.

Aviation Gin 'The Gift That Doesn't Give Back' 케이스 필름(국제광고제 수상작)

라이언 레이놀즈는 사람들을 재미있고 스마트하고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모이게 하려면 특정한 대화가 일어나는 순간에 빠른 속도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하려면 속도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에서 활발하게 대화하는 순간을 찾고 진행 중인 대화에 브랜드를 끼어 들게 해서 브랜드가 사람들의 대화에 참여하고 더 나아가 브랜드가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 그 자체가 되어 소비가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광고라고 정의한다.

광고에서 '속도'를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그는 필요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작업할 수 있는 광고 제작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다.


또,라이언 레이놀즈의 멕시멈 에포트는 보다 빠른 속도로 광고를 제작하기 위해 'Diet Storytelling(다이어트 스토리텔링)' 기술을 활용한다.


광고를 크고 방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시작,중간,끝을 몇 초 안에 채우는 작은 이야기로 구성해서 짧은 시간에 광고를 보는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도록 자극하거나 마음을 바꾸도록 하는 것이다.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대화에 참여하고 또 소비가 되도록 하는 것이 광고의 역할이며 그래서 보다 빠른 속도로 이슈를 활용해 가장 효과적인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마케팅 철학은 '패스트버타이징(Fastvertising)'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지난 2019년 11월 글로벌 광고 대행사 adam&eveNYC가 에이전시를 맡고 Maximum Effort가 프로덕션 회사로 함께 제작에 참여했던 삼성전자의 QLED TV 광고에서는 '광고 자체를 하이재킹'하는 파격적이면서도 재치 넘치는 아이디어를 보여준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출연한 삼성전자 QLED TV 광고에서는 '넷플릭스(Netflix)'와 '에비에이션 진(Aviation Gin)'까지 절묘하게 섞어 무려 3개 브랜드의 광고를 하나의 광고로 만들었다.

Samsung + Netflix (6 Underground) + Aviation Gin (2019)

삼성전자 QLED TV의 화면에서는 12월 공개를 앞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연출하고) 라이언 레이놀즈가 주연으로 출연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 '6 Underground(6 언더그라운드)'의 주요 장면이 보인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6 Underground'는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 영화라 삼성전자 QLED TV로 봐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갑자기 TV 화면에서 라이언 레이놀즈가 소유한 '에비에이션 진'의 광고가 화면에 등장한다.

예상하지 못하게 삼성전자 QLED TV 화면에서 '6 Underground'가 사라지고 'Aviation Gin'의 광고가 나타나자 촬영 감독은 컷을 외치고 라이언 레이놀즈에게 다가가서 묻는다.

Samsung + Netflix (6 Underground) + Aviation Gin 케이스 필름(국제광고제 수상작)

'왜 갑자기 에비에이션 진 광고가 보이는 거죠?' 


그러자 라이언 레이놀즈는 촬영 감독을 보면서 태연하게 대답한다. '제가 중간 광고를 샀거든요(I bought Mid Roll Placement)'

중간 광고를 샀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말에 촬영 감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체념하며 '어떻게든 되도록 해보죠'라고 말하면서 돌아서고 라이언 레이놀즈는 '우리가 해냈어!'라고 말하면서 화면은 전환이 되고 넷플릭스 '6 Underground'의 공개일자를 알리면서 광고는 끝이 난다.

하나의 광고에 삼성전자,넷플릭스,에비베이션 진까지 3개 브랜드의 광고를 절묘하게 집어넣은 삼성전자 QLED TV의 광고에서도 '멕시멈 에포트' 특유의 B급 감성과 유머 코드가 고스란히 반영이 되었고

 

이전에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제작된 3개 브랜드의 콜라보 광고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유튜브 계정에서만 20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고 adweek,adage 등 광고 업계의 소식을 다루는 수많은 매체에도 소개가 되었다.

2018년에 설립된 '맥시멈 에포트'가 길지 않은 시간에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크게 인정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사실 멕시멈 에포트를 이끌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역할이 컸다.


광고업계의 상식을 뒤엎는 창의적인 발상으로 실시간으로 이슈를 하이재킹하고 재빨리 사람들의 대화 속에 브랜드를 참여시키는 뛰어난 마케팅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라이언 레이놀즈를 두고 크리에이티브 업계는 '마케팅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광고 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로서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광고에서 다룬 브랜드들이 짧은 시간에 큰 입소문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인스타그램에서 4,900만 명의 팔로워, 트위터에서 2,145만명 팔로워,유튜브에서 419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는 등 헐리우드에서 두번째로 비싼 출연료를 받는 영화 배우로서 그의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큰 몫을 했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최고의 광고를 만드는 것보다 가장 효과적인 광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말하는 속도로 움직여야 하고 브랜드가 소비자 대화의 일부가 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광고의 중요한 전략이며 어떤 광고,마케팅의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얼마나 빠르게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2022년 칸라이언즈 연사로 출연한 라이언 레이놀즈

모든 것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창의성을 가로 막는다고 생각하며 사람들의 대화와 문화적인 변화를 따라갈 수 있는 속도감을 기반으로 이슈를 하이재킹하고 브랜드와 제품을 사람들의 대화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탁월한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마케팅 천재 '라이언 레이놀즈'의 대담한 Fastvertising 전략은 모든 마케터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생각하게 한다.


저의 첫 책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이 출간 되었습니다. 


저의 책이 기획자,마케터가 일과 일상에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브랜드와 레퍼런스를 탐색하는 방법을 찾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마케터의 브랜드 탐색법> 책 정보/구매처 



https://brunch.co.kr/@stussygo/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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