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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May 27. 2023

생각이 진리가 되려면

토마스 아퀴나스의 진리론

<철학하는 뇨자>는 강신주 님의 철학 vs 철학을 읽으면서, 책의 두께만큼이나 무거운 마음으로 쓰는 매거진입니다. '동서양의 수많은 철학자들을 한 권에 담아 사람들에게 알려주어야겠다'는 강신주 님의 소망이 나에게 밀려와 나로 하여금 공부하게 만들고, 글을 쓰게 만들었습니다. 욱하는 뇨자 유영을 철든 뇨자로 성장시키기 위한 반강제 프로젝트, <철학하는 뇨자>는 욱할 때마다 한 번씩 비정기적으로 발행합니다.





동굴에서 살면서 사냥이 잘 되게 해달라고 벽화를 그리던 원시 시대를 지나

네 자신을 알라고 하던 고대 그리스 시대를 지나

네 자신은 그만 알고 신을 믿으라는 중세 시대를 지나

다시 네 자신이 궁금한 오늘날,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내가 있다.


철학 공부를 하면서 슬쩍 넘어가고 싶은 부분이 있다. 중세 교부 철학이다. 철학은 신학의 시녀다~라고 중세 스콜라 철학자들이 말했다고 한다. 스콜라 철학자들이 말한 시녀라는 표현에 얼씨구나, 그리고 (지금은) 교회에 다니고 있지 않다는 둥, 도미니코회 수도자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 어쩌고 하는 신학 대전이란 책 제목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둥. 나는 천년의 중세시대를 얼렁뚱땅 지나 어서 빨리 근대로 넘어가고 싶었다.


그러나 유럽에서 지저스 크라이스트가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가. 오죽하면 BC(기원전)를 예수 그리스도 오시기 전이라고 할까.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원형으로 삼고, 프란치스코회의 수도자 ‘오컴의 윌리엄’의 오컴의 면도날은 영국 경험론자들에게 그대로 이어진다. 역사, 철학, 예술,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니까 ‘오컴의 윌리엄’(오컴 출신의 윌리엄이란 뜻 : 중세 시대에는 귀족들에게 주로 성이 쓰였기 때문에 오컴은 성이 아니고 윌리엄의 고향 마을 이름임), 둔스 스코투스, 토마스 아퀴나스 같은 중세 철학자들도 한 번씩 뵙고 인사를 해야 할 노릇이다.


그래, 딱 세 분이다. 세 분만 모시자. 오늘은 도미니코회 수도자인 성 토마스 아퀴나스님!



토마스 아퀴나스의 진리


네 자신을 알라고 했던 소크라테스(사실, 네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의 앞마당에 새겨져 있던 것이라 함)의 제자 플라톤은 우주가 세 가지 원인의 결합으로 만들어 진다고 했다. 그 세 가지는 작용인(데미우르고스), 형상인(에이도스=이데아), 질료인(무한자)이다.


중세 신학자들은 이성적인 유럽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선교하기 위해 그리스의 철학과 논리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플라톤이 말한 세 가지 원인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우주를 기독교는 유일한 신에 의해 무로부터 창조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니 신 안에 작용인, 형상인, 질료인을 모두 포함시켜야 했다.


창세기에 하나님이 7일 동안 우주를 창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첫째 날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그런 식으로 둘째 날 하늘을 만들고 ~ ~ 마지막 날 쉬셨다고 한다. 마치 사람이 월~토요일까지 일하고 일요일에 쉬는 모습과 비슷하다. 인간(작용인)은 나무(질료)를 잘라 머릿속의 생각대로(형상) 의자를 만드는 노동의 존재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장인처럼 빛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재료를 모아서 작업을 해서 빛을 만들었을 것 같지는 않다. 이 논리의 전개를 위해 아퀴나스는 “진리론”을 들어 진리는 존재와 사유의 일치라고 정의했다.


‘카페에서 들뢰즈가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이 생각이 진리가 되려면 정말로 들뢰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얼핏 당연해 보이는 아퀴나스의 진리관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하나님은 무엇을 생각하든 생각하는 순간 어떤 노력도 없이 그것이 존재하게 된다는 창조론과 밀접히 연관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하나님은 그 자체로 진리라는 주장이 성립되는 셈이다’

강신주님의 철학 VS 철학 101 페이지


성경의 표현과는 별개로, 아퀴나스는 논리는 하나님은 그 자체로 진리이며, 빛을 생각하는 순간 빛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빛을 보며 빛을 생각으로 만들어낸 하나님의 생각을 읽을 수 있으며, 읽을 수 없다면 읽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플라톤의 세 가지 원인 중 작용인, 질료인의 두 가지는 해결된 셈인가? 작용인은 하나님이고 질료는 진리인 하나님이 존재와 사유의 일치로 창조했으니..

마지막에 남은 것은 형상(에이도스=이데아)이다.


아퀴나스는 이렇게 주장한다. 사람 자체, 사자 자체, 해바라기 자체, 장미 자체, 아름다움 자체, 정의 자체 등 이 수많은 이데아들은 하나님의 정신 안에 미리 존재하고 있었다고 말이다. 바로 이런 이데아라는 모형들을 통해 하나님은 이 세계의 만물을 창조했다는 것이다.

강신주님의 철학 VS 철학 102 페이지


그럼 하나님이 무언가를 창조할 때, 하나님의 정신 안에 미리 존재하고 있던 이데아라는 모형들에 의해서만, 창조할 수 있게 된다는 건가. 그건 아니잖아~ 이렇게 또 다음 철학자를 등장시키는 강신주 님의 철학VS철학



Thomas Aqui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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