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의미공학자 Mar 14. 2016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인간다움에 대한 연구

"정보화 사회에서 콘셉트와 감성의 사회로"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가 그의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말하는 현재의 변화이다.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다. 하이터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인데,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내는 능력,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피로사회 그리고 소외 사회인 요즘 더욱 절실하게 하이터치의 시대의 도래에 목마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지 함께 배워보자.


    "2100년이면 현생 인류 사라질 것"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과 관련해서 유발 하라리(40)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이스라엘 히브리대 사학과 교수로 인간종(種)의 탄생부터 인류 역사를 집대성한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이다. 그는 21세기 후반에 인류는 혁명에 휘말릴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공지능에 밀려 무용지물로 전락한 인간들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계와 결합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누구나 궁금해하는 미래 그리고 인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변화는 이미 굉장히 빠르다. 집중해서 생각해야 할 부분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이다. 하라리 교수는 "지금부터 '마음'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신체·인지 능력이 초(超)인간이 되더라도 '마음'을 유지한다면 기계와는 확연히 다른, 지금처럼 따뜻한 감성을 가진 존재가 될 것이다. 우리 몸과 뇌 연구에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하는 것처럼 마음의 연구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인간이 끝까지 인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비결은 '마음'에 있다고 기자는 하라리 교수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 [출처] 조선닷컴 기사


하이터치의 시대, 소프트파워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의 발전에서 중요한 관점은 '인간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하라리 교수의 말처럼 인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마음'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인간다움에 대한 연구의 발전이 거듭되어야 인공지능의 '활동 방안'에 대해서도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지 배워보자.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책 <마음의 작동법>에서 한 부분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에드워드 L. 데시는 로체스터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로 40여 년간 인간 행동의 동기 연구에 전념했다. 그는 마음에 대한 중요한 부분인 동기부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실 책의 서두에서 내면 동기부여의 진수는 어떤 행동 그 자체에 완전히 빠져드는 것이라고 큰 그림을 보여준다. 어린아이들이 그렇다. 어린아이들은 학습을 하면서 뭔가 다른 것을 성취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호기심을 느끼기 때문에, 알고 싶기 때문에 학습한다고 에드워드 L. 데시 교수는 말한다.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아이들의 순수한 호기심이 신비롭게 보일 때가 있다. 아이들은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여기에 빠져든다. 이런 순수함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나는 노력한다. 그러나 나약하게도 나는 일어나지도 않을 걱정을 하거나 쓸데없는 생각을 자주 한다.


인간은 자율성을 꿈꾼다는 그의 말에 나는 동의한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에 전념한다고 한다. 우리의 많은 경험을 통해 우리는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고 싶다. 여기에는 당연히 선택이 수반된다.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야 내 인생이다. 선택을 통해 자발성이 부여된다. 책에서 인간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을 확신하지 못하면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고 한다. 동기를 부여하려면 자신의 행동과 그 행동으로 나타날 결과 사이의 관계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직장생활에서 겪는 예를 들어보자. 사회 초년생 시절에 업무가 익숙지 않을 때는 나의 행동과 결과 사이의 관계를 보기 어렵다. 단지 배우는 과정이고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동기부여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그러나 점차 업무가 익숙해지고 스킬과 스피드가 생기면 달라진다. 나의 능력에 대해 확신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 자체로도 만족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는 맡은 프로젝트의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이 있다고 하자. 회의과정에서 나는 충분한 자료과 근거를 갖고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상사는 자신의 경험과 판단만으로 반대한다. 동기가 저하된다. 나는 나의 행동과 결과 사이를 보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에너지가 줄어든다. 물론 상사의 입장도 이해해야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결국 나중에 가서야 내가 원한 방향으로 진행해서 효과를 확인하지만, 이미 동기 수준은 처음과는 다르다. 이런 경험은 직장생활에서 많이 겪을 것이다. 그만큼 자율성이 큰 역할을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책에 '인간은 기계인가, 유기체인가'라는 꼭지가 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이 글의 큰 주제와 관련된 내용이다. 흥미롭다. 에드워드 L. 데시 교수와 함께 이 책의 공동저자인 리처드 플래스트는 인간이 기계이기보다는 유기체적, 인본주의적 가정을 출발선으로 삼아 동기부여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즉 핵심은 인간이 적극적으로 세계에 참여하면서 유기체적 통합을 이루어가는 발달의 과정을 거친다고 그들은 믿는다. 다시 말해 모든 인간이 내적으로 더 큰 조화와 통합을 지향한다는 의미이다. 달리 말하면, 인간 발달의 본질은 일관성과 균형을 이루려는 성향에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발달은 사회가 아이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아이가 사회의 도움과 보살핌 속에서 주체적으로 이루어내는 결과라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살펴보고 있다. 자율성, 주체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인간의 본질을 바라본다. 마음의 작동과 자율성을 동기부여 측면에서 본 것인데,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는 지금 하고 있는 마음의 작동으로부터 하는 행동이 과연 진실된 자아로부터 나온 것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책에서도 거짓된 자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소개한다. 그런데 그 예가 우리 사회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진짜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고백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대학생들을 예로 들었다. 그들은 주변에서 되라고 강요하고, 될 것을 기대하는 모습과는 다른 진정한 자신의 모습 같은 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취업을 위해, 사회가 원하는, 부모가 원하는 성공의 모습을 향해 있는 우리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주체적인 마음의 작동을 위해서는 자율성이 필요하다고 지금 배우고 있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취업, 직업, 성공의 모습에서 말이다. 에드워드 L. 데시가 만난 학생들은 진짜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면 스스로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거나 죄책감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남들이 자기를 좋아해주지 않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우리는 구조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책에서도 이 부분을 살펴주고 있다. 사회적 세상이 개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면의 환경과 외부의 환경을 탐색할 때 애정을 보내준다면 진정한 자아가 발달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 스스로에 대한 진정성과 진실함을 위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책임감이 따르는 이러한 진정한 자아는 책임감이 커질 때마다 정교하고 세련되어질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강렬한 자각으로 한 번 사는 인생, 더 만족스러운 삶을 함께 나누는 모습을 나는 희망한다.


책 <마음의 작동법>은 일관되게 '자율성'을 말하고 있다. 그 중요성과 범위, 찾는 방법 등을 전한다. 우리 마음은 인간의 주체적인 자율성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책의 마지막에서 실상 동기부여 기법이나 자율성 확보 기법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무슨 말일까? 책의 서두에서 언급한 진정한 내면 동기부여의 진수처럼, 마치 아이의 그것과 같이 내면에서 와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의미이다. 스스로 느껴야 하지 않는가. 남들이 뭐라고 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다.


"개인적인 변화의 이유를 찾았을 때, 그리고 부적응 행동의 바탕에 숨은 불안과 무능력, 분노, 고독 등 다양한 감정과 대면하고 해결할 마음을 먹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변화의 동기가 마련된다. 그 상태가 되었다면 여러 기법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하지만 결단이 없다면, 그리고 개인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변화의 계기가 없다면 기법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


"변화를 향한 진정한 개인적 욕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기법이 약간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기법이란 성격과 기질에 맞아야 하고, 또한 진심으로 변화를 선택한 사람에게만 효과가 있다."


그런데 결국 스스로 느끼고 알기 위해서는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마음을 알고,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노력할 때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원하는 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의미 있는 변화는 유기체적 준비에서 나온다. 지금이 변화의 시기라는 느낌, 매 순간 노력하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압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기 비난과 마찬가지로 압박 또한 상처만 입힐 뿐이다. 압박을 느끼면 순응하거나 저항할 수밖에 없다. 순응은 변화를 낳을지는 모르지만, 그 변화는 오래가지 않는다. 저항은 애초부터 변화를 가로막는다. 의미 있는 변화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행동의 이유에 관심을 두며 달라지겠다고 결심할 때 일어난다."


- 책 <마음의 작동법> 중에서 -


마음공부는 대단히 방대한 영역이고 어렵다. 하지만 재미있다. 나를 알고, 우리를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를 즐기는 우리는 인간다움을 이미 간직하고 있다.



[ 하이터치의 시대, 소프트파워를 배우다 ]

#1. 하이터치의 시대, 무엇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까

#2. Sensitive는 어떤 의미인가

#3. 상자 밖으로 나가는 것

#4. 감수성을 훈련하다

#5. 비폭력 대화: 인간애를 향하여

#6.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7. 우리는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가

#8. 꼰대처럼 말하지 않는 매우 간단한 세 가지 방법

#9. 누군가를 판단하는 말

#10.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

#11. 저도 대화를 잘 하고 싶어요

#12. 악질과의 대화 나는 참고 누르고 있는가

#13. 우리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반응하는가

#14.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자유로움

#15. 표현하지 않는 삶,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매거진의 이전글 비폭력 대화:인간애를 향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