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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Mar 31. 2016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

강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정보화 사회에서 콘셉트와 감성의 사회로"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가 그의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말하는 현재의 변화이다.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다. 하이터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인데,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내는 능력,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피로사회 그리고 소외 사회인 요즘 더욱 절실하게 하이터치의 시대의 도래에 목마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지 함께 배워보자.



하이터치의 시대, 즉 공감이 중요한 시대다.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을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소프트파워를 배우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인간관계에 있어 필요한 파워를 우리의 일상생활의 예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나는 사실 이 점이 재미있다. 배워서 써먹는 것 말이다. 실천이 가장 중요한데, 그 실천의 장이 이미 우리의 삶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절대 한 번에 잘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하나씩 실천하고 노력하며 삶을 배워간다. 욕심을 줄이면 늘 만족하고 늘 안정적일 수 있다. 배움도 마찬가지이다. 삶에서 늘 배우고 이를 즐겁게 여기면 정말 행복하다. 이 말은 책에서 자주 인용되는 논어 1편인 학이(學而) 편의 첫머리의 내용과 같은 의미이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 풍요로운 삶으로부터 우리를 멀어지게 하는 것들을 책 <비폭력 대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살펴보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을 다시 익히고 있다. 한번 배웠을 때 고개를 많이 끄덕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니 다시 내 것이 아니었다. 지속 가능하지 않았다. 삶을 통해 계속 익혀야 함을 알았다. 그런데 다른 어려운 공부처럼 복습하기 싫지 않다. 매일매일이 새롭다. 기본 서적에 다른 책에서 읽은 것들을 합해보기도 하고, 비교해보기도 하며 분석한다. 그리고 내 삶에 적용해보고 이렇게 글로 정리도 한다. 감성적인 체험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그 체험을 이성적으로 정리하지 못하면 그것은 단순한 체험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감수성 훈련>의 저자 유동수 씨의 말이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

동기부여라는 영역은 인간의 주된 관심사다. 학자들은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매우 다양한 이론을 내놓았다. 이 연구들의 뿌리에는 다음의 근거가 있지 않을까.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십이 필요하고, 리더십 방법론이 연구되고, 다양한 교육 방법이 제안된다. 이 말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 그 자체를 말한다고 나는 믿는다. 위의 근거가 옳고 그름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우리 인간을 말해준다는 것이다. 마음공부를 하며 가장 어려운 것이 나의 마음을,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인데, 서로 다른 인간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사실 동기부여 자체에 대한 논의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풍요로운 삶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 중에 하나로 '강요'라는 것을 다루고 싶다. 이와 관련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젊은 부부가 처음으로 집을 사서 멋진 가구까지 들여놓았다. 그리고 주말에 고양이를 한 마리 데려왔다. 고양이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발톱으로 소파를 긁기 시작했다. 아내는 놀라서 달려가 고양이를 안아서 바깥에 내놓았다. 그날 오후 고양이가 다시 발톱으로 소파를 긁었다. 이번에는 남편이 고양이를 안아 바깥에 내놓았다. 그다음부터 고양이는 바깥에 나가고 싶을 때마다 소파를 긁어 댔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샘 혼 지음(갈매나무) 74page


사실 위의 첫 번째 사례는 언뜻 보면 사람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게 보인다. 어떤 점을 의미 있게 보아야 할까. 바로 강요에 의해 우리가 스스로 길들여진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강요가 제대로 된 방법이 아니라는 재미있는 우화로 볼 수 있다. 조금 더 우리 삶과 가까운 사례를 들어보자.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하는 강요를 들여다보자. 부모의 요구를 거부하는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은 벌을 주어서 그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아이들에게 벌을 주어 후회하게 만들 때마다, 그 아이들은 부모로 하여금 '그렇게 하지 말걸.' 하며 후회하도록 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비폭력 대화> 마셜 B. 로젠버그 지금(한국 NVC센터), 47page


두 번째 사례도 우리의 행동에 의해 아이들이 길들여진 경우인데, 길들여진 그 방향 우리가 원하는 길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는 강요가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무엇을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두 번째 사례를 통해 우리는 반문을 제기하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는 경우에는 벌을 주면 안 되나요?"


로젠버그 박사가 말하는 바는 이렇다. 사람들이 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꾸는 것이 자신에게 이롭다는 걸 알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나도 그의 이상적인 믿음에 동의는 하지만 우리가 살아온 사회에서는 구조적으로 그 믿음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이롭다는 걸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방법이 안 통하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이렇게 의견이 나뉠 수 있지만 나는 본질로 들어가 본다. 내가 바라보는 본질은 시점과 시점의 차이다. 즉 로젠버그 박사가 말에는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았으면'이라는 가정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책에서도 그는 풍요로운 삶으로부터 우리를 멀게 하는 방법의 원인을 위계적이고 지배적인 사회구조의 시작으로 본다. '틀렸다.'거나, '해야만 한다.' 또는 '안 하면 안 된다.'와 같은 말들의 시작이 구조적 문제라고 말한다. 그런 교육과 훈련이 사람들은 무엇이 옳고 그리고, 좋고 나쁜가 하는 판단의 기준을 외부의 다른 권위자에게 구하게 되게 만든다고 비판한다. 그보다는 자신의 내면에서 느끼는 진실을 강조한다.


나는 로젠버그 박사의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를 단번에 바꿀 순 없기에 다음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현실세계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인데, 우리의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을 더 갖는 것이 우선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구조적인 문제의 개선에도 힘을 써야겠다. 현실세계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배움을 통해 삶에서 실천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현실세계에서 있을만한 다음 사례를 살펴보자.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줄리는 처음으로 유치원에 오게 된 남자아이를 맡았다. 어머니가 서류 작성을 하는 동안 아이는 장난감 상자에 있는 플라스틱 야구배트에 관심을 보였다. 아이는 곧장 장난감 상자로 걸어가 배트를 집어 들어 몇 번 휘둘러보더니 옆에 있던 아이들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줄리는 조용히 다가가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말한 뒤 배트를 빼앗아 보관함에 집어넣고 보관함을 잠갔다.
아이는 바닥에 누워 뒹굴며 울고 떼를 썼다. 놀란 어머니가 달려와 배트를 돌려 달라고 부탁했다. 아들이 처음부터 다른 아이를 때리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 자기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알기에는 너무 어리다고 하면서 말이다. 줄리는 어머니를 바라보면서 단호하게 한마디 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알아야지요."

<함부로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샘 혼 지음(갈매나무) 40page


이 사례 자체만 보면 의견이 다양할 것 같다. 우선 위의 부모가 아이에게 벌을 주는 사례와 이 사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사례는 줄리가 아이에게 벌을 준 것이 아니다. 아이가 한 행동이 자신에게 이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행동을 한 것이다. 그리고 핵심은 줄리의 마지막 말 이후에 아이에게 어떤 방법으로 교육할 것인지,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가 아닐까 나는 생각해본다. 위의 사례 속으로 로젠버그 박사를 초대하고 싶기도 하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혹시 단번에 상황을 판단하는 오류보다는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혹시 지금 사례를 읽고 단정 짓거나 판단해버린다면 그러지 않길 소망한다.



강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우리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이것이 강요의 큰 그림을 말하는데, 강요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대표적인 강요의 예로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예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들은 종종 다른 사람의 의견을 틀리고 자신만이 옳다는 강한 믿음을 가질 때 강요를 할 가능성을 갖는다. 그들은 강요가 안 통하면 자신의 의견을 보편화시키려고 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위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의식과 상황에서는 '우리 모두는 서로 다르다.'를 실천하기 매우 어려워진다. 이것이 불러올 다음 상황은 무엇일까? 상대가 강요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상대는 두 가지 선택 중 하나를 택한다. 즉 강요가 불러올 다음 상황은 상대의 복종 또는 저항이다. 강요가 강할수록 상대의 반발은 거세진다. 이렇게 이루어진 강요와 반발은 우리 삶을 풍요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대화 속에서 일어나는 이런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하나씩 계속해서 배움을 이어나갈 것이다. 어쨌든 내가 믿는 지혜는 이렇다. 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스스로 하게 할 수 있다고 믿는다.



[ 하이터치의 시대, 소프트파워를 배우다 ]

#1. 하이터치의 시대, 무엇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까

#2. Sensitive는 어떤 의미인가

#3. 상자 밖으로 나가는 것

#4. 감수성을 훈련하다

#5. 비폭력 대화: 인간애를 향하여

#6.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7. 우리는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가

#8. 꼰대처럼 말하지 않는 매우 간단한 세 가지 방법

#9. 누군가를 판단하는 말

#10.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

#11. 저도 대화를 잘 하고 싶어요

#12. 악질과의 대화 나는 참고 누르고 있는가

#13. 우리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반응하는가

#14.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자유로움

#15. 표현하지 않는 삶,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이미지 출처: 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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