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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의미공학자 Mar 28. 2016

누군가를 판단하는 말

도덕주의적 판단을 하지 않는 지혜

"정보화 사회에서 콘셉트와 감성의 사회로"

세계적인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가 그의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말하는 현재의 변화이다.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다. 하이터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인데,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내는 능력,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이다. 피로사회 그리고 소외 사회인 요즘 더욱 절실하게 하이터치의 시대의 도래에 목마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지 함께 배워보자.


인생의 선택의 연속이다. B(Birth)와 D(Death) 사이에 있는 C(Choice)가 우리의 인생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계속 선택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선택의 합이 지금 여기이며, 바로 우리 자신이다. 즉 우리의 선택에 따라 우리 인생을 지휘할 수 있다. 때로는 잘못된 선택으로 깊은 우물에 빠지기도 한다. 다시 우물에서 나와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선택을 한다. 한번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해서 다시 어려움에 빠지지 않는다는 법도 없다. 또다시 잘못된 선택을 하고 후회할 수도 있다. 이렇게 많은 선택을 하는 우리는 선택에 있어 어떤 지혜를 가져야 할까. 선택의 지혜 역시 분명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소프트파워이다. 중요한 점은 우리가 지금 배우고 있는 모든 소프트파워는 누군가와 관계된다는 사실이다. 선택 역시 그렇다.


이번에 함께 살펴볼 '판단'은 겉으로 보기에는 누군가와 관계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스스로 판단하는데 그것이 왜 누군가와 관계되지?", "나는 내 방식대로 선택할 거야,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되잖아."라는 자기합리화가 공중에 피어오른다. 선택은 인생에 있어 아주 큰 부분이고 그 안에 포함된 소프트파워를 살펴볼 것이다. 그 첫 번째가 판단에 대한 것이다. 판단이란 무엇일까. 우선 우리가 살펴볼 판단의 범위에서 비즈니스 자체 영역은 제외할 것이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논리적인 접근으로 판단을 통해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고, 수익 창출을 위한 방향 설정을 할 수 있다. 논리학에서 '판단'이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무슨 일인가를 단정하려는 인간의 사유 작용'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주어와 술어의 형태다. 주어와 술어는 양자관계를 나타낸다. 개념이 집합하면 판단이 되고 판단이 집합하면 추리가 된다고 한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반드시 필요한 판단은 소프트파워에서 제외하고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인간관계'에 있어 판단을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와의 관계에서 많은 판단의 상황에 놓인다. 이 과정이 순간이면 다음에 할 말이나 행동을 위한 선택이고, 나의 선택으로 인해 이어질 상황에 대한 고려의 시간이 있다면 의사결정이다. 의사결정에 대한 부분은 자기계발이나 셀프리더십의 형태로 나는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그 부분은 나중에 확인해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인간관계에서 다음에 할 말이나 행동을 위한 선택으로써의 판단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누군가와 대화하며 판단하는 오류에 자주 빠진다. 사람을 판단하는 오류에 빠지면 나 스스로는 내가 만든 상자 안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상자에 의해서만 상대를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판단의 기준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내 경험에 의해 내가 만든 것이다.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 그저 스스로를 보호하는 상자라고 우리는 믿지만 실제로는 상대와의 연결을 막는 콘크리트 벽이 된다.


판단에는 도덕주의적 판단과 가치 판단이 있다고 <비폭력 대화>의 저자 마셜 B. 로젠버그 박사는 말한다. 특히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도적주의적 판단은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나쁘다거나 틀렸다고 하는 것이다.



"당신은 너무 이기적이군요."

"그 사람은 게을러요."

"그건 말도 안 돼."


위의 예는 우리의 보통 관계에서 나오는 도덕주의적 판단의 사례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판단이 왜 오류이고 우물이 될까. 로젠버그 박사는 판단의 세계에서는 우리는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고, 잘못의 성질을 분석하는 데 관심을 쏟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나도 사람이고 상대 역시 소중한 사람이다. 우리는 잘못의 성질보다는 그보다 더 중요한 나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봐야 한다. 이점이 중요하다. 연인의 말다툼을 예로 들어보자. 여자친구는 어제의 문제로 남자친구와 대화하길 원한다. 속마음은 남자친구와 다시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어제의 문제에 대해 옳고 그름만을 이야기한다. 이는 우리의 소중한 삶을 풍요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방법이다. 우리는 판단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분석은 실제로는 자기 자신의 욕구와 가치관의 표현이라고 로젠버그 박사는 말한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여러 번 읽고, 다른 책을 통해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이 말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것은 우리가 자신도 모르게 판단의 세계에 빠져 누군가를 분석하고 있다면 그때의 자신의 욕구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어렵다. 그때의 자신의 욕구를 바라볼 줄 알게 되는 수준이면 스스로 판단의 세계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나선 판단의 세계에서 곧바로 빠져와야 할 것이다. 그러지 못하고 자신의 가치관이나 욕구를 표현하면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로젠버그 박사는 이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거나 분석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가치관과 욕구의 비극적인 표현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것이 비극적인 이유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욕구를 표현하면, 우리가 걱정하는 행동을 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 우리에게 거부감을 가져 방어와 저항을 하기 때문이다. 또 그들이 잘못되었다는 내 분석에 동의하고 나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을 할지라도, 대개 그것은 두려움과 죄책감, 혹은 수치심에서 나온 행동일 것이다.

- <비폭력 대화> 중 (마셜 B. 로젠버그/한국 NVC연구소) -


이 말은 우리가 누군가를 판단하는 말을 하면 상대는 우선적으로 저항하고, 내 판단에 잠시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진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상사가 나를 판단하는 말을 했을 때, 우리가 그냥 "네, 알겠습니다."라고 하고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을 때와 같지 않을까. 순간의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에서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라 행동했을 때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화가 나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도덕주의적 판단을 하지 않는 지혜가 우리 삶을 풍요로 이끌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로젠버그 박사가 말한 판단의 두 번째 종류는 '가치 판단'이다. 가치 판단은 우리가 삶에서 각자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대하여 판단하는 것들을 말한다. 우리 갖고 있는 가치관에 따른 판단이라는 말이다. 가치 판단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무엇이 우리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믿는지 보여준다고 그는 말한다. 이는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올바른 가치관을 명확하게 확립하는 것은 분명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여기에서 핵심은 도덕주의적 판단과 가치 판단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관에 의해 우리가 어떤 대상을 판단할 자유는 있지만, 이 자유로 도덕주의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가치 판단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바탕으로 누군가를 도덕주의적으로 판단하면 그것은 보편적인 기준으로 누군가를 보는 것도 아니며 내가 가진 우물 안에서만 보는 것이다. 즉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 잘못된 방법이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스스로 살아가는 힘>의 저자인 문요한 씨는 이를 가치적 자율성이라고 말한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사고, 나의 판단이 나의 것인가를 비판적 사고를 통해 재정립해서 가치적 자율성을 획득하라고 강조한다. 아무런 비판 없이 획득한 것이라면 자신의 것이 아니며 자신의 가치관, 신념들에 대해서 꼭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라고 한다. 스스로 과거의 경험으로 일반화된 생각이라고 보고 비판적인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하며, 자기 생각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빨리 변할 수 있다고 문요한 전문의는 말한다. (참고: 경향신문 문요한 저자 강연)


가치적 자율성으로 나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볼 줄 알고,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


가치적 자율성이 건강하다면 우리는 가치 판단과 도덕주의적 판단을 적절히 구분하며, 도덕주의적 판단을 하지 않을 것이다. 즉 가치적 자율성으로 나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볼 줄 알고, 누군가를 함부로 판단하는 말을 하지 않는 것, 이를 통해 우리는 지혜로운 선택으로 삶을 풍요롭게 이어갈 수 있다. 물론 한 번에 그렇게 되기는 매우 어렵다. 소프트파워를 배우고 삶에서 실천하며 노력하는 자세가 또한 그 출발점일 것이다. 다시 또 실천해보자. 지금부터.



[ 하이터치의 시대, 소프트파워를 배우다 ]

#1. 하이터치의 시대, 무엇이 삶을 풍요롭게 해줄까

#2. Sensitive는 어떤 의미인가

#3. 상자 밖으로 나가는 것

#4. 감수성을 훈련하다

#5. 비폭력 대화: 인간애를 향하여

#6.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7. 우리는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가

#8. 꼰대처럼 말하지 않는 매우 간단한 세 가지 방법

#9. 누군가를 판단하는 말

#10.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억지로 하게 할 수 없다

#11. 저도 대화를 잘 하고 싶어요

#12. 악질과의 대화 나는 참고 누르고 있는가

#13. 우리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반응하는가

#14. 지금-여기를 살아가는 자유로움

#15. 표현하지 않는 삶,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이미지 출처: 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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