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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Aug 01. 2023

[리더십][제41강] 협력과 인심 좋은 사람

전략컨설팅[H] 한봉규

안녕하세요. 전략컨설팅[H] 한봉규입니다.



지난 시간 동안 반드시 해야 할 일에 몰입을 하다 보니 뒤늦은 브런치를 하게 됩니다. 최근 여차저차한 일이 발생하면서 우선순위가 한 계단씩 내려가는 것도 같지만, '협력의 시대 2023'을 완결하는 것 또한 목표이기에 등한시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르지 말자!라고 각오를 다질 뿐입니다.




A Bar at the Folies-Bergere. Édouard Manet. 1881 - 1882.




어떤 현상을 설명하고자 할 때 진화 생물학은 '근접 설명'과 '궁극 설명'을 쓴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개미와 베짱이 우화에서 베짱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는 개미의 행동을 근접 설명하면, '베짱이가 딱해서' 입니다. 반면에 궁극 설명으로는 '베짱이에게 먹을 것을 나눠줌으로서 평판이 좋아질 것을 기대한다' 또는 '평판 때문에 베짱이에게 먹을 나눠 준 것'이라는 겁니다.



근접설명은 본적이고, 궁극 설명은 사회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속성이 인류 진화의 비밀을 제법 잘 설명한다고 하니 관심을 가져 볼 만한 합니다.



평판은 사회적 산물입니다. 혈연 중심으로 협력하여 종의 번식을 유지한 각 개체(또는 인간)들이 타인과 협력하는 방식과 규모를 설명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즉, 평판이라는 것이 존재했기 대문에 사회가 존속하고 유지하고 발전을 거듭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일은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정보' 때문이었습니다. 평판은 바로 이 정보의 맥락에서 인류가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평판의 정보로서 가치는 상대방과 친하게 지내도 될 인물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쓰인 것입니다. 또한 상대의 과거 일은 그 사람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추론하는 데 썼고, 이 추론의 힘은 다시 정보로서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이때 평가 결과는 한 집단 내에서 개인의 지위를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스트레일리아 서부에 사는 마르투 Martu 족 여성들이 왕도마뱀 같은 살아 있는 먹잇감을 잡는 합동 원정 사냥에 나선 후 사냥에 성공하여 사냥감을 들고 마을로 돌아오면 그 고기를 함께 나눠 먹는다고 합니다. 이때 특별한 의식이 있습니다.



그 의식은 사냥감을 잡은 사람에게 고기를 먼저 건네면, 사냥꾼은 그 고기를 날름 받아먹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게 돌려준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고기가 골고루 분배될 때까지 계속된다고 하는 데, 놀라운 점은 사냥감을 잡은 사냥꾼의 몫이 가장 적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마르투 족은 같이 어울리기 좋은 사람은 사냥꾼이 아니라 인심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사냥꾼은 단순히 '인심 좋은 사람'으로 평가 받는 것에 만족하기 때문에 그 의식을 치르는 걸까요. 아닙니다. 사냥꾼이 음식을 양보하는 것은 훗날 자신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자신의 생명을 보장받는 안전망에 투자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마르투 족의 이러한 문화는 파라과이 아체 Ache 족에게서도 목격할 수 있는 현상입니다. 요컨대 식량을 더 많이 나눈 사람일수록 아프거나 식량을 구하지 못했을 때 더 많은 도움을 이웃으로부터 받을 수 있을것이라는 확신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하는 부족 문화가 전통이 되었기에 사냥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존은 물론 가족의 안녕까지 담보하는 협력의 수단으로서 평판은 이렇게 영향을 끼쳤고 진화를 거듭하게 하는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평판 관리는 현대에 들어서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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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 전략컨설팅[H] 한봉규

▷ 문의 : hfeel@naver.com / 010 6366 9688

▷ 프로필 https://blog.naver.com/hfeel/22313268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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