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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이빗 Apr 04. 2017

어머니의 생명력

대한민국 두아이 아빠되기

"아가 금붕어는 꼬리 색깔이 어때요?"

고향집의 어머니와 큰아이의 통화가 이어집니다.

오늘의 이슈는 금붕어네요.

고향집에 얼마전에 생긴 작은 어항엔 열대어가 몇마리 있습니다.

한번씩 놀러오는 손녀에게 보여주고파

아는 지인에게 몇마리 얻었다고 하네요.


어제, 그 어항에 새로운 식구들이 생겼답니다.

손톱만큼 작은 새끼 열대어 2마리가 태어났다고 하네요~

6살 딸아이는 유치원 수족관에서 보던 금붕어를 떠올리며

할머니와 열심히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할머니, 저희 유치원에 금붕어는요, 이름이 구피래요, 구피"

두사람의 대화가 퍼펙트하게 맞진않지만,

서투리 강한 할머니의 말투도 곧잘 주고받긴합니다


문득,

얻어온 금붕어도 새끼를 키워내는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고향집엔 이뿐만이 아닙니다.


베란다 가득, 정원같은 꽃나무들이 가득합니다.

제가 어릴때 부터 어머니는 곧 잘 여기저기서 작은 꽃나무들을 얻어오곤했지요.


"조금은 화려한 화분에, 치자꽃을 피워 내보고 싶어"

여유롭지 못한 형편에 새로 사긴 힘들어,

아는 분이 돌보지 못해 죽어간다는 식물들을 화분째 얻어와서 키워냅니다.


수일, 수주가 지나면

시들했던 꽃나무들이 언제 그랬냐는듯 싱싱해지는 모습을 보며

참 신기하다 생각했지요.


돌이켜생각해보면,
어머니는 생명력이 강한 분이셨습니다.





저는 외동아들로 자랐습니다.

혼자인 저는 반려동물을 키우길 좋아했지요.

강아지, 토끼, 종달새, 거북이 등등..

다른 부모님들은 싫어 하실법도 한데

어머니는 흔쾌히 허락해 주셨지요.

제가 학교를 가고나면 돌보는건 오롯이 어머니의 몫인데 말입니다.


한번은,

학교앞에서 지저귀는 노오란 병아리를 두마리 사왔습니다.

보통, 학교앞 병아리들은 병치레가 잦아 오래 살지 못하고 죽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생명력이 강한 어머니 덕분에

저희 병아리는 무럭무럭 자랐습니다!

당시, 옥탑방에 살았던 저희는,

조그마한 앞마당에 병아리가 놀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 주었지요.


"꼬끼~오~~!"

신기할 정도로 쑥쑥 자란 병아리들은

닭이라 할만큼 자라서 동네 기상나팔 노릇도 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께서 가장 생명력을 갖고 키운 것은
바로 저, 하나뿐인 자식입니다.


옥탑방과 단칸방을 전전하고,

새로 이사가기로 했던 집은 사기를 당해 길바닥에 내앉기도 했지만,

웃음과 미소를 잃지 않고 사랑으로 키워주셨습니다.


두아이의 부모가 되어보니,

어려운 상황속에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뼈를 깍는 노력없인 불가능한 일이란걸

새삼 느끼고 배우게 됩니다.



아직 어린 두아이를 씻겨 재우고 나면 저는 지쳐버리곤합니다.

다른 아이들 보다 조금 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둘째아이.

매일 치료가 필요한 둘째와

한창 호기심이 많은 큰아이를 같이 배려하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 아이들을 사랑 가득히 키울 수 있을까요?

어머니의 강한 생명력이 저에게 이어져올까요?

아직은 부족한듯합니다.

여전히 저는 나약하고 두렵고 불안합니다.


제가 부모가 되어도 왜 어머니는 항상 어머니인지 느끼게 됩니다.


이 따스한 봄날.

문득,

어머니의 따스한 생명의 품이 그립습니다.


바로 오늘, 다시 해가 바뀌어 어머니의 생신이네요.

강한 생명력을 전해주신

어머니,

생일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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