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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군 Nov 07. 2017

한 사람이 3개 자동차회사 CEO를 해본 중국

이치, 동펑, 창안 3개 자동차회사 통합의 움직임


중국에는 몇 개의 자동차 브랜드가 있을까?



  중국 자동차 시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 중국 자동차 관련 뉴스를 보면 엄청나게 복잡하게 많은 브랜드들이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외국 브랜드가 합자사 형태로 이상한 브랜드 이름과 함께 나오는 모습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리자동차, 창안자동차, 창청자동차, 디이자동차, 동펑자동차, 상하이자동차, 광저우자동차, 베이징자동차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 이름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중국의 전 지역의 이름이 붙은 자동차 회사들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에는 현재 중국 자동차 브랜드만 40여 개가 존재한다고 한다. 사실 위에서 언급을 했던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상당히 이름이 있는 축에 속한다. 이러한 브랜드 외에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에서는 연간 천대 미만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자유경쟁 체제에서라면 일치감찌 도태되어야 되는 기업들이 몇몇 존재하지만, 국유기업의 형태들은 정부 지원들을 통해서 이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유시장의 원리에 따르면 파산을 하거나 문을 닫아야 하는 기업들이 중국의 특이한 체제로 인해서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6월 11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중국 창안자동차의 주화롱(朱华荣)회장은 충칭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 중국계 자동차 브랜드 중 5개 브랜드는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다른 브랜드들은 생존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을 보았을 때 창안자동차의 주 회장은 중국 자동차 브랜드 간의 인수 또는 합병의 흐름이 이제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는 입장을 알 수 있다. 기존의 정부지원으로 체제를 유지해왔던 중국 자동차 국유기업들은 재편을 통해서 막강한 형태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벌써 몇 가지 요소들이 이러한 변화들을 예견했다고 생각이 된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 합병, 인수 트렌드 원인



첫째, 중국 자동차 시장 내에서도 브랜드 간의 경쟁이 심화가 되었고, 또한 중국 소비자들의 자동차를 보는 안목이나 기대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된 것이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두 번째, 전기차, 스마트카 등 대규모 투자의 필요성. 중국은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그마한 회사들이 투자를 진행을 하는 것보다는 자원을 한곳에 집중을 해서 집중 투자를 하는 방향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세 번째, 정부 규제의 강화. 방만한 공기업 운영을 하기보다는 정부 입장에서도 공기업을 합병시키고 통제력을 조금 더 강화를 시키는 것이 더욱 편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무작정 정부 보조금을 지원을 해서 조그마한 국유기업들을 성장시키는 것 대비 기존에 성장을 해 있는 중국 자동차 시장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생각이 된다.



 한 사람이 동펑, 디이(이치), 창안 자동차의 동사장(회장)을 전부 다 해봤다고??


 

쉬핑(徐平) 現 빙좡그룹 동사장



  혹시 폭스바겐의 CEO가 포드의 CEO가 되었다가 나중에 도요타의 CEO가 되는 모습들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동일 업계라고 하더라도 쉽사리 한 CEO가 여러 자동차 업계들의 CEO가 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이 된다. 물론 과거 히딩크 감독처럼 우리나라 감독이 되었다가 다른 나라의 감독이 되는 사례들은 있겠지만, 제조업에서는 보기 힘든 사례가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중국의 정부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동펑자동차, 창안자동차, 디이(이치) 자동차의 CEO 들을 순환보직 마냥 교체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위의 사진의 쉬핑 빙좡그룹 동사장은 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위의 중국어로 된 것이 최근 이력들을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검색해서 갖고 와봤다. 잠시 일부 번역을 해보자면


2010년 6월 ~ 2015년 5월 동펑자동차 동사장, 당서기
2015년 5월 ~ 2017년 7월 디이(이치) 자동차 그룹 동사장, 당서기
2017년 7월 빙좡그룹 동사장


  2010년부터 2017년까지 3가지 브랜드의 동사장(우리나라 회장 격)을 역임하고 있다.

위에서 보이는 빙좡그룹은 창안자동차를 갖고 있는 그룹사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마치 회전문 인사처럼 중국 국유 자동차 기업들의 동사장들을 돌아가면서 상황들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단 쉬핑 동사장뿐만 아니라 빙좡그룹의 동사장이었던 쉬류핑(徐留平) 사장은 디이(이치) 자동차 동사장으로 갔다. 또한 현재 동펑자동차의 동사 장인 주옌펑 또한 디이(이치) 자동차 동사장에서 바뀌었다. 이렇게 중국 정부는 3개 자동차 브랜드의 동사장(회장)을 바꾸면서 서로의 회사 내부 사정을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언론에 따르면 동펑자동차와 디이(이치) 자동차는 차체 경량화 기술 협력 등을 진행한 바 있으며, 쉬핑 동사장이 빙좡그룹으로 가게 되면서 3개 자동차 회사가 전략적인 협력을 하기 위한 검토를 시작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기존의 중국 정부 시스템들을 보았을 때 이러한 3사 중국 국유기업 동사장들의 인사이동은 3사 통합 추진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또한 3사의 협상 내용은 지켜봐야 할 듯하지만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인공지능(AI) 또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개발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장에서 위 3사의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어떠한 파급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잘 느끼지 못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예전에 합자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는데, 위의 3사는 각자의 합자사를 보유하고 있다.


동펑자동차(중국 브랜드 2위) 동펑닛산, 동펑위에다기아, 동펑혼다, 동펑PSA
 
디이(이치) 자동차 FAW(중국 브랜드 3위) 디이(이치) 폭스바겐, 이치도요타

창안자동차(중국 브랜드 4위) 창안포드, 창안마쯔다

※ 합자사 판매량을 포함한 중국 브랜드 중 판매량을 표시한 것임


  상하이 폭스바겐, 상하이GM오릉, 상하이GM을 판매하고 있는 상하이 자동차를 제외하고 국유기업 중 위의 3사는 차례대로 판매 대수로 보면 나란히 2위, 3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에 위의 중국 국유기업들이 판매한 차량 대수만 해도 1천만 대가 넘는 수치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1천만 대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위해서


2016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에 대해서 이야기를 잠시만 드리자면


1위 폭스바겐 1031만 2400대

2위 도요타 1017만 5000대

3위 GM 996만 5,238대

4위 르노닛산 996만 1347대

5위 현대기아차 약 800만 대 미만


  3사의 판매량으로만 보면 단숨에 글로벌 자동차 판매 순위가 3위가 될 수 있다. 이 수치가 중국 내수 시장에서만 판 대수라고 본다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을 하게 된다면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이 된다.


 



중국 국유기업 통합 사례

 

중국 바오우강철 그룹 로고

  누군가는 너무 과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견도 있을 수도 있는데,  2015년 중국의 국유기업을 관리하는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国务院国有资产监督管理委员会)는 국유기업을 합병을 하여 40여개 수준으로 감소시키겠다는 중점 개혁을 확정한 바있다. 국유기업 합병을 통해 동종 업계 강력한 연합을 형성하여 대응 하고, 관리 감독이 편하게 재편해 나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의 중국 철강업계 중에 통합을 한 사례가 있다. 중국 철강 업계 중 2위인 바오산강철 그리고 11위인 우한강철이 합병을 하여 바오우강철그룹으로 되기 전에도 두 기업 간의 경영진이 서로 교체가 되면서 경영 상황을 파악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철강업계 뿐만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국유 기업들의 합병도 이루어지고 있다.(새로 통합된 바오우강철그룹은 바오산 강철의 바오와 우한강철의 우를 따서 바오우강철그룹으로 네이밍이 된 것 같다.)


  아무튼 중국 국유기업은 공산당과 연관을 짓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 3사 경영진 상호 교체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다만, 한가지 신경써야되는 부분은 합자사 즉 외국계기업의 반응이다. 만약에 3사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합자사로 협약을 맺고있는 폭스바겐, 도요타. 포드, PSA, 닛산, 기아 등 외국 회사들이 바뀐 브랜드와 합자를 계속하는 것에 대해 어떤한 입장을 내놓을지도 궁금한 포인트다. 이 부분을 보았을 때는 3사통합이 꼭 쉬운일 만은 아닌듯 하다.


  향후 어떻게 이 브랜드들이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다음화에서는 요즘 떠오르고있는 중국 광저우자동차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지난 화 보기


1화_ 새로운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을 원하는 중국

2화_중국 자동차 산업 성장의 원동력, 중국 정부 정책

3화_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국 정부의 시도

4화_전기차 시장 수요를 조절하는 중국

번외편_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만난 테슬라

5화_사드는 자동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6화_저배기량(소형차) 차량 구매 유도하는 중국 

7화_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8화_모빌리티 미래를 꿈꾸는 중국 지리자동차 링크앤코

9화_모든 모델을 전기차로 만든다? 중국 창안자동차

10화_중국 SUV 브랜드의 절대강자 창청자동차

번외편_중국에 불어오는 공유경제 바람, 중국판 우버택시



  중국과 처음 만난 지 10여 년이 지났습니다. 그 인연을 이어가면서 중국의 변화를 지켜봐 왔습니다.   
 
  현재 자동차 회사에서 중국 담당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중국에 살았고, 중국의 변화를 보고 자라왔던 입장에서 조금씩 그 이야기를 써 내려가 보고자 합니다.

  또한 현업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 변화 그리고 자동차 브랜드들의 변화가 어떠한지 보고 느낀 바를 조금씩 정리하고자 합니다. ※ 여기서 나오는 의견들은 회사의 의견이 아니며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또한 회사의 어떠한 자료들을 사용하지 않은 체 개인적으로 찾은 자료를 이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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