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그날은 언젠가 온다' 아직도 그렇게 믿고 있다.
중국과 중국 공산당
중국 국기와 중국공산당기만 보아도 중국이라는 나라와 중국공산당의 정체성을 알 수 있다. 오성홍기, 즉 중국 국 국기에는 다섯 개의 별이 있다. 가장 큰 별은 중국공산당을 뜻하며 네 개의 작은 별은 각각 노동자, 농민, 소자산 계급과 민족 자산 계급을 나타낸다. 반면 중국공산당기에는 낫과 망치는 농민과 노동자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중국은 공산당의 영도 아래 여러 계급의 인민이 하나로 뭉친 국가라는 뜻이고, 공산당은 농민과 노동자, 즉 무자산계급을 대표하는 당이란 뜻이다. 소자산, 민족자산 계급은 동요 계층으로 협력 대상이다. 공산당 용어를 쓰자면 통일전선전술 대상이다. 우리를 억압하고 착취하던 지주, 자본가 계급은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이름으로 응징해주어야 한다. 중국은 계급론에 기반한 마르크스 주의에 기반하여 세상을 바라본다. 역사관도 마찬가지이다.
중국인의 역사 인식
최초에 원시공산제가 있었다. 사냥과 수렵으로 그날 잡은, 채취한 음식을 그날 소비한다. 잉여 생산물이 없는 모두가 평등한 사회이다. 사냥이 잘된 날은 평등하게 배불리 먹고, 안된 날은 평등하게 굶는다. 계급도 없으니 착취도 없다.
농업이 발달하고 잉여 생산물이 발생하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불행한 구분이 시작되었다. 노예 계급이 생기고 노예를 지배하는 주인 계급이 생긴다. 사유제가 발달하여 가진 자와 못 가진자의 구분이 명확해진다. 권력은 무력을 보유한 소수에게 집중된다. 고대 노예제 사회다. 신화에 기반하여 모든 것을 지배하는 강력한 왕이 등장한다.
중세에 이르러서는 왕(황제)의 권력이 영주에게 나누어 지고 영주의 영지를 기반으로 한 봉건제가 시작된다. 땅을 가진 자는 못 가진자를 착취한다. 농노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농작물만 남긴 채 주인에게 나머지를 다 빼앗긴다. 국왕, 영주, 귀족, 성직자, 기사, 농노, 노예 등 계급은 세분화된다.
오래 유지되던 봉건제는 어느날 산업혁명과 같은 생산 혁명을 통해 부르주아지라 불리는 자본가 계급을 만든다. 이들은 재력으로 왕과 신하, 영주와 같은 기존 권력을 몰아내고 사회의 주도권을 쟁취한다. 이른바 시민혁명이다. 영국의 명예혁명, 프랑스 대혁명이 여기에 속한다. 형식상 계급제는 폐지된다. 시민사회와 시장의 발전에 따라 자본가의 세상, 곧 자본주의의 시대가 왔다. 하지만 경제구조 상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자산계급), 소유하지 못한 사람(무자산 계급) 간 길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무자산 계급은 자산 계급에 의해 여전히 착취 당한다. 착취자가 지주에서 자본가로만 바뀌었을 뿐이다.
이제부터는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기 어려운 역사관이 나온다. 마르크스의 예언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언젠가는 망한다. 흔히 말하는 부익부 빈익빈, 좀 더 어렵게 말하면 자본수익률이 노동 수익률보다 영원히 높기 때문에 자본가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일반 노동자들이 살 수 없는 그런 날이 반드시 온다. 1929년 세계 대공황 같은 그런 날 말이다. 자본주의가 붕괴되는 날 우리는 다시 원시공산제와 같이 모두가 평등한 그런 사회로 돌아가야 한다. 모든 악의 근원인 사유제가 폐지되고, 우리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나쁜 자본가가 없어지는 그런 날을 우리는(중국인은) 공산주의 국가라고 부른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그런 날은 어느 날 갑자기,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두 가지 조건이 있다. 먼저 모든 인민의 수요를 충족할만큼 생산력이 발달해야 한다. 둘째 착취 계급을 소멸시키고 우리 의식 속에 남아 있는 계급 의식을 끝장내야 한다. 이른바 의식 개조다. 이 둘을 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런 과도기를 사회주의라고 부른다. 그래서 중국에서 공산주의는 고급 단계, 사회주의는 초급 단계로 분류한다. 그럼 누가 이런 사회주의 국가를 이끌어야 하는가? 바로 공산주의를 끝내 이루어 낼 공산당이다. 여기서 공산당 집권의 정당성이 나온다. 시장경제를 도입했지만 아직 중국이 스스로를 사회주의 국가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은 자본주의로 전환한 것이 아니다. 공산주의 사회로 가기 위해 생산력 발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잠시 '시장경제 매커니즘을 차용'한 것일 뿐이다. 이것이 중국 공산당의 당헌, 헌법에 나오는 중국인의 역사 인식이다. 중국은 정말 이 중간단계를 넘어 '최종목표'인 공산주의 사회로 갈 것인가? 맞다고 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자본주의의 길을 왔고, 아니라고 하면 공산당의 집권 정당성이 떨어진다. 이런 갈등 때문에 애매모호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용어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 (관련 글 : 중국 특색 사회주의) 중국 권력자의 머릿 속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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