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동일하게 연말 결산을 별도로 해야 해서 조금 일찍 정리하는 2023년 4분기. 이보다 화려하게 마지막 분기를 장식할 수는 없을 거다. 무려 퇴사 후 세계여행이니. 어쩌면 내 인생 가장 크고 간절한 꿈이었던 세계여행을 실현한 4분기다. 핑계고시상식에서 유느님이 그런 것처럼 나도 자화자찬 멘트 한번 해야지!
'진짜 뭐가 되려고 계속 멋진 삶을 사는 거냐'
N잡 · 사이드프로젝트
1. 경주를 시작으로 유튜브를 다시 챙기기 시작했다. 반응이 좋았던 경주 영상이 세계여행 영상을 제작하는 데에 동기부여가 됐다. 다행히(?) 꾸준히 도시별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다.
2. 경주와 치앙마이 여행 에세이 두 편이 다음 메인에 노출됐다. 둘 다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올린 글들이라 더 뿌듯하다.
3. 블로그를 정말 열심히 챙겼다. 예약해서라도 1일 1포스팅이 올라가게 하고 있는데 사진까지 편집해서 올려야 하니 이게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여행 다니면서 일하는 게 생각보다 많이 어렵다.
4. 뉴스레터 1주년! 결국 이걸 일 년 넘게 한다. 또 하나에 끈기를 발휘했다는 게 스스로 뿌듯하다. 11월에 구독자 수도 큰 폭으로 늘어 신기했다.
5. 스토리브런치 여행 전문 크리에이터 뱃지를 달았다! 묵묵하게 쓰고싶은 긴 호흡의 글을 발행했을 뿐인데 성과가 생겨 큰 동기부여가 얻은 기분이다.
책 · 전시 · 영화 · 공연
1. 책
제대로 한 권을 읽은 건 경주에서 읽은 책이 마지막이었네. 세계여행 마치면 책 다시 열심히 읽어야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여행이라 쓰기 감상을 쓰기는 이른 것 같다. 이건 새해에 꼭 따로 남기는 걸로.
그런데 이 도시, 진짜 심하게 예쁘다. 항상 그저 예쁜 나라인 것 같다.
그 밖의 짧은 일상
1. 사직서에 세계여행이라는 단어를 쓰고 퇴사했다. 2년간 무탈하게 그리고 열심히 일했던 곳을 떠날 이유는 사실 세계여행이 아니면 없었지만, 더 넓은 시야를 가진 내가 되기 위해 빠르게 추진했다.
2. 세계여행을 떠나기 직전에는 사실 걱정이 70%이었다. 익숙함을 떠난다는 걸 실감했고 이제 와서 세계여행을 안 떠나도 되는 거 아니었나- 별별 생각을 다 했다. 그런 것치고 혼자 너무 좋은 걸 다 보고 헤헤 웃으며 다니지만. 인생 최대라고 할 만큼 거대한 꿈을 실현하는 건 실현 직전까지도 장애물이 많다.
3. 여행길의 반도 아직 안 돌았는데 벌써 많은 깨달음과 아이디어와 목표가 생겼다. 메모장에 생각날 때마다 쓰고 있는데 결국 여행 끝에 내가 최종적으로 리스트업 한 단상들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4. 귀국날이 너무 멀어서 집도 절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손빨래를 하고 생활에 필요한 걸 사고 갖고 있는 예산을 가지고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상이 이건 독립이 분명하다. 문제는 호스텔의 연속인 데다가 도시도 계속 옮겨서 개인 공간 하나 없이 독립한 느낌이다. 집을 안 구하고 집을 나온 뭐 그런.... 혼자 장기여행 하는 게 독립의 최정점일지도(홈리스 바로 밑인가) 모르겠다고 가끔 생각한다.
5. 잘 다니고 있음에 감사. 건강함에 감사. 무탈함에 감사. 힙색을 건조기에 돌려 버리게 됐을지언정 귀국해야 할 만한 일이 없음에 그저 감사하다. 앞으로도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