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최근 읽은 <1분 버핏>을 계기로 두 달 가까이 쉬고 있던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을 재개합니다. 제가 자신 있어하는 분야는 아니지만 어쨌든 가까이해야 할 주제라는 마음을 차려 봅니다.
<1분 버핏>을 통해 배울 수 있는 투자 노하우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버핏이 그레이엄에게서 배운 투자원칙은 크게 두 가지다.
① 시장가격과 내재가치의 불일치라는 관점에서 일류상품을 선택한다(가치투자).
② 주식이 아닌 사업을 산다.
다음 포기말[1]도 '시장가격과 내재가치의 불일치'에 대한 버핏의 믿음을 드러내는 내용입니다.
버핏은 주가보다 자산가치, 자산가치보다 성장가치에 주목했다.
그리고, 주가 대신 자산가치나 성장가치를 가늠해 보는 일에 대해 이렇게 예를 듭니다.
"경영을 할 때는 하키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를 떠올린다. 그는 지금 퍽이 어디 있는지 보지 않고, 퍽이 어디로 튈지 예측해서 움직였다."
가치와 가격의 차이를 아는 일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란 점을 사업을 하며 진하게 겪었는데, 투자의 세상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합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종종 가치와 가격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생긴다.
커다란 간극이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회이자 리스크일 듯합니다. 다음 포기말은 가치 투자의 중요 원칙 같은데, 아직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뿐 경험적으로 체감하지는 못하는 내용입니다.
가격은 살 때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란 팔 때 손에 넣는 것이다. <중략> 버핏은 가격과 가치의 차이인 '안전지대'를 중시하는 투자를 했다.
또한, 다음 다발말[2]을 보면, 버핏이 말하는 내재가치는 투자자 고유의 가치판단이며 지난 시간에 말한 로드맵과 비슷하게 이정표 역할을 하는 사고의 도구란 점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좌우하는 것은 자신만의 스코어보드가 있느냐다. 내가 가진 스코어보드로 납득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판단하면 된다." 즉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스스로 룰을 정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깨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달리 표현한 말도 있습니다.
'왜 이 회사를 사는지'를 한 편의 글로 쓸 수 없다면, 100주도 사지 말라 <중략> 자기만의 확신이 있어야 시장의 동향과 주변 사람들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껏 투자할 수 있다. 갈팡질팡하다가는 언제까지나 '실패한 투자자'로 남을 뿐이다.
그리고, 리스크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하며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를 때 생긴다'라고 했습니다.
버핏은 리스크의 크고 작음은 당사자가 투자처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신뢰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았다. <중략> 버핏은 투자의 합리성을 대단히 중요시했다. 투자에 실패했더라도 그 경위를 확실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투자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가 여부다.
한편, 버핏에 대한 저자의 평가 속에도 이런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버핏은 변덕스러운 대중이 아닌 자기 자신을 신뢰함으로써 큰 부자가 될 수 있었다.
다음 포기말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하잖아요 Eveybody else ls doing it, 이 말이야말로 비즈니스에서 가장 위험한 말이다."
버핏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 능력의 한계를 확실히 정할 수 있느냐다. 자신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면 투자는 성공할 수 있다." <중략>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 한밑천 잡겠다는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중략> 투자에서 높은 지능지수, 능력의 폭, 인맥 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 버핏의 성공은 기본원칙을 충실하게 끝까지 고수한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능력의 축'이라는 개념을 통해 한계를 관리하라고 말합니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생각하지 못하면 결코 투자에 성공할 수 없다. 옳고 그름은 타인의 찬성과는 관계없다. 사실과 근거가 올바르면 옳은 것이다."
그러한 '능력의 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묻어나는 다발말입니다.
"나와 멍거가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초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기업은 언제나 자만심과 권태라는 위험에 둘러싸여 있다. 한순간 경영자들이 다른 곳에 한눈을 팔다 위기를 맞은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다음 다발말은 그가 능력의 축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버핏은 자신이 정말 잘 아는 것에 대해서만 말하겠다고 다짐했다. 대신 잘 아는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중략> 자신이 아는 것을 착실히 전달하면 몇 명은 반드시 변한다. 버핏은 그렇게 믿고 있다.
실천하기 어려운 버핏의 노하우가 담긴 다발말이란 생각이 듭니다.
주식을 살 때 지나치게 철저히 분석하는 것은 시간을 헛되이 쓰는 행위다. 가령 소수점 아래 세 자릿수까지 계산하는 게 바람직할까? 당신을 만나러 온 사람의 체중이 150kg에서 180kg 사이라면 그냥 척 봐도 살쪘다는 것 울 알 수 있듯이, 투자도 마찬가지다 <중략> 민첩하게 판단하고 신속하게 실행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도 있습니다.
"아버지는 방대한 자료를 읽고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이것저것 고민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는 않죠." 그의 말대로 버핏은 "아직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을 두고 이런저런 고민으로 시간을 쓰는 일은 되도록 피한다. 판단은 5분이면 족하다. 그렇게 복잡한 게 아니다."
버핏은 작은 것을 버릴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하루하루의 주가에 일희일비하거나 작은 투자로 소소한 수익을 내려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투자할 때 평생 20개의 구멍만 뚫을 수 있는 펀치카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무적인 결정을 내일 때마다 하나의 구멍을 뚫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소한 결정에 함부로 손댈 수 없게 된다. 카드를 다 쓰면 더 이상 투자를 못할 테니까. 결국 결정의 질이 높아질 것이고, 좀 더 중요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버핏의 가치 투자를 한 마디로 정의한 듯한 포기말입니다.
우리가 사야 할 것은 변덕스러운 시장의 여파로 하루가 다르게 오르내리는 '주식'이 아니라, 영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이다
그리고, 다음 포기말들은 '주식이 아닌 사업을 산다'는 노하우의 해석이나 실천에 해당합니다.
기업의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이처럼 까다롭게 골라 사들인 주식이라면 가급적 오래 보유하는 것이 당연하다. <중략> 그 기업이 장기적으로 얼마만큼의 수익을 안겨줄 것인가, 그것만이 버핏의 유일한 관심사였다.
내용은 다르지만, 강조한 내용은 앞서와 맥을 같이 하는 글입니다.
"주식을 산다면 어리석은 사람에게 경영을 맡겨도 될 만큼 뛰어난 회사의 주식을 사야 한다. 언젠가는 바보 같은 경영자가 나타날 테니 밀이다."
이는 다음 표현과도 일맥상통하는 듯합니다.
"아무리 유능한 기수도 다리 부러진 말을 타면 이길 재간이 없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 다룬 버핏의 말에 따르면 '그 기업이 장기적으로 얼마만큼의 수익을 안겨줄 것인가'는 예측 불가능합니다. 그에 따르면 미래 예측이 아니라 지혜를 활용해야 합니다. 다음 다발말은 힌트를 주는 듯합니다.
"상품 자체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그 주식을 살지 말지 고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얻는 게 많지 않겠는가?"
제가 굉장히 시끄러운 언론 환경에도 불구하고 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바뀔 미래 방향성에 기대어 테슬라 주식을 그대로 보유하는 이유도 같은 이치라 하겠습니다. 게다가 다음 말도 비슷한 맥락에서 통합니다.
이 세상에 탁월한 실적을 올리는 회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다음 포기말은 투자와의 관련성은 낮은 듯하지만, 투자나 사업에 대한 스코어보드를 만들 때 굉장히 중요할 듯하여 기록을 남깁니다.
기업의 건전성은 오너에게 나쁜 정보가 얼마만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되느냐로 확인된다. 정보가 한쪽으로 치우칠수록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기 때문이다.
한편, 버핏은 어둠의 정보는 미끼로 여기고 공개된 정보를 중시하라고 합니다.
"IBM의 연례보고서는 5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읽었다. 올해도 물론이다. 보고서를 읽으면서 IBM이 앞으로도 굳건한 경쟁력을 유지할 거라는 사실을 꽤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그게 적중한 것이다."
동시에 버핏은 '장부에 기재되지 않은 자산과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에 주목하라'는 교훈도 남깁니다.
앞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을 언급한 것과 같이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가치'를 버핏은 스스로 확인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가격과 가치의 차이를 알려면 기업가치를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중략>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브랜드 가치와 신용의 가치평가는 그리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중략> 버핏은 어떻게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까? "기업의 내재가치를 정확히 산출하는 공식은 없다. 그래서 기업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기업을 알기 위해 우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자료를 모아서 가급적 많은 사실을 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략> "이 영화가 앞으로도 계속 상영될 수 있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더불어 쏟아지는 정보보다는 자신만의 역량에 따른 생각과 결단을 강조합니다.
투자에 필요한 것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가 아니다. 혼잡한 소음에서 벗어나면 자신만의 역량에 집중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비로소 생각을 정리하고 탁월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 떠들썩하고 호화로운 월가는 오히려 방해가 되기 쉽다.
다음과 같이 이를 강조하는 다발말도 있습니다.
오히려 정보와 지나치게 가까우면 1년도 안 돼 도산할 수 있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우편물이 3주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시골에 사는 편이 더 좋은 운용실적을 남길 수도 있다. <중략> 버핏은 경제적, 정치적인 예측정보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한 정보에 휘둘리다가는 실패하기 딱 좋다고 생각했다. 투자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자신이 투자하고자 하 는 기업이 오래도록 좋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그리고 버핏은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깁니다.
"육지 위를 걷는 건 어떤 기분인가. 아마 수천 년을 설명해도 부족할 것이다. 하지만 하루만 걸어보면 바로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단 하루라도 좋으니 경영자로 일해보는 것은 대단히 귀중한 경험이 된다."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문장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16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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