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Apple: 혁신의 끝에 도달한 유틸리티 컴퓨팅 업자>에서 아이폰의 혁신은 끝이 난 듯하다는 느낌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애플의 혁신이 끝이 난 것은 아니겠죠. 이와 같이 느끼게 된 계기는 두 분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접한 이야기입니다. 직접 경험은 아니고요.
가장 최근에 자극을 준 내용은 언론인 Jean K. Min님의 위트 넘치는 글입니다.
비전 프로를 기대하시는 독자라면 불편하실 수도 있는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디지털 마약이라니요. 게다가 좀비~
하지만, 다음 문장은 굳이 '좀비'란 단어를 쓰는 근거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여자들은 애써 매만진 머리가 엉망이 될 게다. 그게 뭐 대순가. 뒤집어쓰면 바로 천국인데. 필라델피아의 마약 좀비들처럼…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미국의 마약 좀비를 다룬 MBC 보도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사기로 신체에 주입하는 마약과 달리 '몰입감'을 강조한 것이겠죠. SNS가 보여주듯이 몰입감은 분명 우리를 중독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SNS의 폐해에 대해 가장 날 선 비판으로 제가 기억하는 영상은 <대화를 하세요, 그게 관계예요>에서 소개한 공허의 시대 강연 영상입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애플 비전 프로 소식을 들은 통로는 박태웅 의장님 소개였습니다. 이찬진 님이 명료하게 정리한 분명한 쓰임새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앞서 소개한 디지털 마약(?) 용도고요.
두 번째는 비교적 소수에 해당할 듯한데, 내 앞의 공간에 여러 화면을 띄어놓고 작업을 하는 일입니다. 빈약한 경험 탓일 수도 있지만, 과거 마이너리티 리포트 영상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굳이 제 경험 중에 비슷한 것을 찾아보면 책상이나 유리 벽면에 펼쳐 놓은 포스트잇을 재배치하던 분류, 칸반 정의 등이 작업 따위가 떠오릅니다. 그 이상은 아직 상상이 어렵네요.
가격이 낮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Jean K. Min님 말씀처럼 체험형 매장이 좋은 판매 전략이 될 듯합니다.
한편, 소개한 글을 보다가 Apple Immerse Video가 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찾다가 작년 6월 5일의 보도 자료를 발견해서 읽었습니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글이라 제가 기대한 내용과는 방향이 달랐지만 궁금증은 다음 문장으로 해소되었습니다.
Apple Immersive Video는 공간 음향과 함께 180도 고해상도 영상을 지원하며 사용자를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일련의 실감 나는 몰입형 영상들을 제공한다.
애플이 노리는 공간의 의미가 더 또렷해집니다.
또한, 보도 자료는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합니다. 제가 주목한 내용은 개발자 대상 설명과 애플의 발전 방향에 대한 추론을 해 볼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먼저 개발자 대상 설명은 다음 내용입니다.
Vision Pro는 사용자들에겐 엄청난 경험, 개발자들에겐 신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Apple의 기술 개발 그룹의 부사장 마이크 록웰(Mike Rockwell)은 <중략>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한 통합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앞선 개인용 전자기기인 독자적인 공간 컴퓨터를 착용 가능한 콤팩트한 폼팩터로 설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폼팩터'란 표현이 생소해서 찾아보았습니다. 애플이 자랑하는 폼팩터의 강력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 문장이 도움을 줍니다.
Apple의 개발자 커뮤니티는 Vision Pro와 visionOS의 강력하고 독창적인 역량을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앱 경험을 설계하거나 기존 경험을 공간 컴퓨팅에 맞게 재구성할 수 있다.
한편, 공간 컴퓨터란 표현을 이해하는데 다음 내용과 영상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공간 컴퓨팅을 통해 광범위한 몰입 스펙트럼을 망라하는 타이틀로 새로운 게임 유형이 탄생하며 게이머들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TV가 거실에서 사라지더라도 애플은 매출을 올릴 수도 있겠네요.
게임을 즐기진 않지만 '몰입 스펙트럼'이라고 강조하는 입체감 넘치는 영상이라는 말에 생각이 바뀝니다. 얼마 전에 두 아들과 봤던 '지구 위의 생명'이라면 관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다른 기사 <Apple Immersive Video will be the sleeper hit of 2024>에 포함된 Ben Thompson의 함축적 표현은 영상 경험의 가치를 NBA 시즌권에 비유하여 새로운 변화에 대한 상상을 돕습니다.
What was much more compelling were a series of immersive video experiences that Apple did not show in the keynote. … I am completely serious when I say that I would pay the NBA thousands of dollars to get a season pass to watch games captured in this way. Yes, that’s a crazy statement to make, but courtside seats cost that much or more, and that 10-second clip was shockingly close to the real thing.
우리나라에서는 NBA 시즌권보다는 예매가 어려운 스타들의 콘서트 영상으로 바꿔보면 애플 비전 프로가 가져올 영향력을 더 실감할 수 있을까요?
그 외에 인상적으로 본 관점은 애플의 발전 방향을 추정할 수 있게 한 내용이었습니다. 메타의 오큘러스와 달리 '환경' 기능을 통해 몰입에서 빠져나와 주변 환경을 인식하게 하는 부분은 이미 알려진 혁신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간과하기 쉬운 애플의 하드웨어 역량이 집약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iCloud 사진 보관함을 활용하려는 전략을 볼 때는 개인적으로 구글 포토를 쓰는 탓에 <Apple: 혁신의 끝에 도달한 유틸리티 컴퓨팅 업자>에서 언급한 강매에 준하는 UX 저하가 떠오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iCloud 백업을 강제할 때 저장 공간을 가장 크게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진이라 둘은 한 쌍이라고 봐도 아예 틀린 말은 아닐 듯합니다.
더구나 사용자를 공간 컴퓨팅으로 이끄는 강력한 드라이버는 화려한 플래그십 스토어 이상으로 개인의 사진을 인질(?)로 삼는 편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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