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애플카 중단 소식을 풀어내는 뉴스레터를 보고 제 생각을 풀어낸 기록입니다.
뉴스레터의 저자인 기자는 애플카 중단 소식을 바탕으로 다이슨의 전기차 중단 역사를 비교했습니다. 다이슨을 '영국의 애플'이라 칭하는 내용으로 미뤄 보면 둘을 비교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내용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다발말(구절)[1]은 다음 내용입니다.
다이슨의 철학은 그가 한 말에서 찾을 수 있어요. “엔지니어로써 기존 기술을 넘어서 더 나은 방식이 없을까? 라고 질문해야 합니다.” “저희는 더 효과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무엇보다 디자인에 대한 그의 철학이 흥미로워요. “디자인은 기술을 위해 존재한다.” “보기 좋은 디자인보다 기술 구현에 방해가 되지 않는 디자인을 해라.”(저는 여기서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한 “디자인은 어떻게 기능하냐의 문제다”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기사 문구로만 하는 판단이지만, '기술 중시'라는 가치관이 느껴집니다. 반면에 마지막에 소개한 스티브 잡스의 포기말(문장)[2]은 조금은 다른 듯 느껴집니다.
바로 FFF인데요. <기능을 무시한 디자인 그리고 소비자 관점의 기능 정의>에서 다뤘던 FFF라는 공학원리를 다시 떠올립니다. 애플에 적용하면 그 기능은 '시장에서 작동하는 기능'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2016년이라니 제가 전혀 모르던 사실이었네요.
2016년, 영국 정부 문서에서 우연히 다이슨이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이 발견돼요. 다이슨이 친환경 차를 연구하고 있는데 정부가 연구비를 지원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다이슨의 CEO인 맥스 콘즈는 “우리는 어떤 것도 배제하고 있지 않습니다. 쿠퍼티노에 있는 친구들처럼(애플) 제품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분해하는 것에 집착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당시라면 다이슨 무선 청소기에 푹 빠져 있긴 했는데, 기사를 보니 영국의 애플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더욱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기사에서 인용한 전기차 사진도 꽤 매력적입니다.
한편, '왜 다이슨이 전기차를?'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는 그들이 강조한 '기술 중시'가 들어있는 듯합니다.
다이슨은 20억 파운드, 우리 돈 약 3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2017년 발표합니다. 2020년 출시를 목표로 말이에요. 다이슨이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자신감은 ‘모터’와 ‘배터리’ 때문입니다.
모터와 배터리라는 두 키워드가 그렇습니다.
'기술 중시'의 어두운 면이 아닌가 의심이 드는 다발말입니다. 배터리 아저씨가 배터리 요소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받았던 느낌과 어딘가 닮은 듯합니다.
다이슨은 과감한 목표를 설정합니다. 바로 ‘전고체 전지’가 탑재된 전기차를 개발하겠다고 했거든요(여기서 애플이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오버랩됩니다). 다이슨은 2015년에 고체 전지 스타트업 ‘삭티3’를 인수했고, 600여 명의 엔지니어를 투입해 전기차를 개발했어요. 2018년에는 싱가포르에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해요. 다만 전기차 출시일은 2020년에서 2021년으로 미뤄집니다.
하지만, 새로운 길을 도전할 때는 필연적으로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기술 중시' 철학을 가진 기업다운 정직하게 자존심을 세우는 메일 내용이란 생각이 듭니다.
2019년, 갑자기 개발을 중단합니다. 다이슨은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요. “우리의 팀은 환상적인 자동차를 개발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철학을 중시하면서 독창적인 접근법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상업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애플의 전기차 프로젝트도 10년 가까운 세월 끝에 중단했다는 사실에 관심이 갑니다.
애플이 만들려는 완전자율주행 전기차 ‘타이탄 프로젝트’는 끝이 났습니다. 애플은 2014년부터 완전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을 시작했는데요, 3년 뒤인 2017년 도로에서 실제 테스트를 했다고 해요.
소프트웨어 분야에 오래 종사한 탓에 생각이 그쪽으로만 기울어진 편향 탓인지 애플의 전기차 도전은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일입니다.
소프트웨어(SW)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애플은 완전자율주행 기술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앞선 SW 기술과 애플이 가진 브랜드 파워, 그리고 그동안 애플이 보여준 혁신을 전기차에서 구현할 수 있다면 완전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거거든요. 다이슨이 노린 것처럼 말이에요.
반면에 배터리 아저씨 유튜브나 책을 볼 때, 전기차 기술을 무시할 때 이 분이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낡은 지식에 멈춰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동 중인 기기에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OTA 기술은 역사적으로 삼성이나 현대도 제대로 갖춰본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OTA로 세계 1등이라 할 수 있는 애플도 전기차 사업에서는 실패를 경험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애플카 중단 소식에 일론 머스크는 경례와 담배 표시의 이모티콘을 게시합니다.
기자의 인사이트가 담긴 결론은 퍼스트 무버를 경험한 기업에 대한 생각으로 마무리됩니다.
저는 퍼스트 무버를 경험한 기업들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차이는 여기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시장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기업은 많은 돈이 들더라도 과감한 투자로 혁신을 일으키려 합니다.
이미 시장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더 성장해야 한다면, 과감한 투자에 따르는 혁신 밖에 방법이 없는 듯합니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지만 다이슨은 이후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면서 여전히 시장을 리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다이슨은 싱가포르에 첨단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해요. 로봇, AI 등을 대거 활용한다고 하는데, 창업자 다이슨이 이야기한, 전기차를 개발하면서 얻은 지식을 총동원한 것으로 보여요.
비싼 수업료의 대가는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에 대한 발견과 학습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다발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뒤이어 다음 다발말은 아직 생성형 AI 기능이 없는 애플에게 기대감을 갖게 합니다.
애플은 올해 초 향후 AI에 집중한다고 발표했어요. 올해 말 ‘애플표 AI’를 선보인다면서요. 애플은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했을 때 AI 분야에서 뒤처져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기사), 10년간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 쏟아부었던 기술이, AI로 확산될 수 있을까요.
[1]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2] 왜 포기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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