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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Feb 21. 2024

<Tidy First?> 번역이 옵션 개념을 가르치다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이 글은 <Tidy First?> 번역 과정에서 오역을 줄이기 위해 금융 지식에 바탕을 둔 배경 지식 학습을 위해 쓰는 글입니다. 주제는 책의 일부인 'Chapter 24.  Economics: Time Value and Optionality'에서 다루는 개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독자로서 주의하실 점은, 제가 번역하는 사람 관점과 금융 지식을 배우는 관점을 오가며 글을 쓸 생각이라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Economics는 뭐라고 번역해야 하나?

먼저 역자 관점으로 보겠습니다. 일단 해당 장을 번역할 때, 제목부터 난관이었습니다. 번역을 돕는 베타 리더분들도 economics를 '경제학'으로 하는 데에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AI를 바탕으로 한다는 DeepL에게 몇 가지 대안을 묻습니다.

(요즘 익숙해져 가고 있는) 구글 바드[0](이하 '바드')에게도 물었습니다.

바드를 쓰면 마지막에 덧붙이는 바드의 기대와 달리 당장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답입니다.


Time Value and Optionality는 어떻게 번역하나?

제목의 다른 부분도 간단치 않습니다. 비슷하게 두 AI 서비스에게 묻습니다.

이번에는 바드가 꽤 도움을 주네요. 고맙습니다.[1] 요약뿐 아니라 검색엔진과는 다른 지식의 관문[2] 역할을 해 준다는 점이서 검색 엔진과는 다른 형태의 도움이 느껴집니다. 암튼 흥미롭게 보이는 그래프를 클릭해서 쉽게 읽히는 블로그 글로 이동합니다. 구글 검색으로 최상위에 나온 글보다 훨씬 읽기 쉽네요.


옵션 가치 = 내재 가치 + 시간 가치

아무튼 여기서 중요한 공식 하나를 발견합니다.

옵션 가치 = 내재 가치(intrinsic value) + 시간 가치(time value)


왜 중요하냐고요? 제가 고민하던 표현이 영국말 'Time Value and Optionality'를 한국말로 바꾸는 일입니다. 그 바탕[3]을 알기 위해 이 글을 쓰는 행동[4]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죠. Optionality와 '옵션 가치'의 차이를 뒤에 다루기로 한다면, 일단 관련이 깊은 '옵션 가치'가 공식으로 등장했습니다.


마치 중학 수학[5]에서 배운 연립 방정식처럼 풀어 볼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내재 가치가 그대로라면 시간 가치에 따라 옵션 가치가 바뀐다는 것이 제가 번역하려는 글의 주제일 수 있다고 느낀 것입니다. 맞는지 아닌지는 글을 따라가 보면 되겠죠.


글이 길어질 듯하여 한 호흡 쉬었다가 가야겠습니다.


Gatekeeper의 중요성

번역하는 입장에서 한발 벗어나서 바드가 알려 준 페이지(A) 때문에 밀려난 페이지(B)가 있습니다. 분명 A가 더 유용하지만, B에서도 배울 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A나 B로 이동할 수 있는 경로는 두 주체가 결정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제가 임자가 되어 결정하죠. 하지만, 방대한 페이지를 추려 주는 두 개의 서비스를 모두 쓰기에 결정권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관문 서비스를 요즘 Gatekeeper라고 하는 듯합니다.

(벌써) 재작년 6월 <검색의 미래 그리고 진실의 순간>이란 글을 쓴 일이 있습니다. 이 글을 쓸 때,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란 개념을 배웠습니다. 매력적인 어감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다양하게 쓰이는 모호한 말이지만, 마케팅 용어일 때는 다음과 같은 뜻을 지닙니다.


Gatekeeper가 절대적 믿음을 획득하면

제가 이해한 바로 다시 풀어 보겠습니다. 위키피디아 풀이에 따르면 <개념의 구성 요소 = 원칙, 생각, 믿음>입니다. 만일 앞서 소개한 두 개의 서비스 중 하나가 인터넷 탐색 사용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면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을 지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의 인식 속에서 해당 행위(탐색 혹은 탐색의 근거가 된 행위)를 할 때, 그 서비스는 믿음으로 작용하다고 생각합니다.

믿음은 합리의 세계가 아니라 매우 강력합니다. 믿음이 생각을 지배하면 GateKeeper는 우리가 다른 대안을 선택하지 않게 만들 수 있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우리 행동의 임자[6]가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시작과 끝이 다른 글이 되었는데, 다음 글에서 원래 주제로 이어가겠습니다. :)


주석

[0] 바드는 생성형 AI 서비스인 구글 Bard를 뜻하며, <배경 지식이 부족해도 AI 논문을 빠르게 읽는 법>을 쓴 이후에 급격하게 친해져서 습관처럼 쓰는 중입니다. 글에서 다룬 경험은 바드가 아직 제미나이로 바뀌기 전의 내용입니다.

[1] 대가로 이 글을 통한 홍보와 잠재적 중독을 선물합니다. :)

[2] 물론, 여기에 또 다른 위험이 존재하겠지만, 여기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는 '다스뵈이더'에 박태웅 의장님이 초창기에 나올 때 영상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3] 바탕은 <말의 탄생: 녀겨서 니르기>에 아래와 같이 그림으로 그렸던 최봉영 선생님의 풀이 즉, 말의 꼴, 까닭, 흐름 따위를 풀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4] <학습법과 창의성 모두 기억이 핵심이다>에서 인용한 박문호 박사님의 말, '내 감정의 손때를 묻히라는 겁니다'에서 유래합니다.

[5] 제 학창 시절 기억에 따른 것으로 지금은 언제 배우는지 알지 못합니다.

[6] 임자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임자가 아닌 상황을 문제로 인식하는 일이 불가능합니다.


지난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연재

1. 대한민국 경제 적신호에 관심을 두기

2. 북미 충전 표준이 된 테슬라 방식, CCS2, GB/T

3. 돈의 흐름을 읽고 배운 내용

4. 에코프로 사고 나서 알게 된 사실들

5. 주식 투자를 위한 최애 유튜브 채널

6. 반도체 시장 구성에 대해 배우다

7. 반도체 생산 시장의 4대 구성

8.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분쟁

9. 마그니피선트7 그리고 주춤하는 전기차 시장

10. 오픈AI의 노선 투쟁과 MS의 승리

11. 바이든-시진핑 양자 회담과 양안 전쟁

12. 샘 알트먼의 복귀와 오픈AI의 방향 전환

13. 비노드 코슬라가 말하는 '투자받는 피칭을 하는 법'

14. 드디어 공개된 구글 GEMINI

15. 인공지능이 만든 반도체 시장의 변화

16. IT 구직 불패의 시대는 지나고...

17. AI 쓰임새를 찾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18. 새마을 운동은 잊고 지식 노동 생산성을 고민하자

19. Apple: 혁신의 끝에 도달한 유틸리티 컴퓨팅 업자

20. 멀티모달리티 AI의 표준화와 CES 2024

21. 디지털 마약 비유 때문에 살펴본 애플 비전 프로

22. 스키장에서 생긴 일과 과도한 분업 현장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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